프로랍빡이 [431484] · MS 2012 · 쪽지

2017-10-30 21: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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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생이 수험생활 하면서 느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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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가 알지만 쉽사리 인정하지 못하는 사실이 있다. 많은 이들이 영원을 믿고 변하지 않는 가치가, 그 무언가가 실존하리라 믿는다. 차마 의심하고 싶어하지 않는 이같은 생각은 다만 안타까울 뿐이다. 변화를 거부하려는 노력은 그저 헛되다.


가령 내 옷장의 한 벌, 코트가 그랬다. 어느 날 우연히 내 눈에 들어, 없는 여유를 짜내어 구입한, 퍽 질이 좋은 코트다.

나는 이를 마음에 들어고 그렇기에 곧 이를 구입했을 터다.


첫 얼마간 그것은 썩 마음에 드는 결정으로 있었다. 그새 계절이 바뀌었고, 그럼에도 나는 그것이 좋아서 소매를 접어서까지  꼭 입고 다녔다. 이를테면 작은 고집이라 해도 좋을 그 일을 그만두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 코트는 다시 얼마간을 내가 필요로 할 때까지 옷장의 한 공간을 차지한 채 그리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다시 그것을 꺼내 입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다시 그것을 구입했던 그 결정에 대해 고민하고 그리하여 잃은 여유를 안타까워 했다.


이는 매우 사소한 일이다.

지극히 사소하고 일상적인 일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쩐지, 그것이 고작 코트 한 벌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 아님을, 문득 생각하게 된다.


내게 필요한 것이라기 보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들, 갖고 싶어하는 것들에 대해서, 나는 떠올리고만 만다.

꼭 물질적인 것만을 이야기함이 아니다. 가령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그렇고 더 나아가 사람이 그러했다.

내가 마음에 들어했던 그 한 벌의 코트처럼, 내가 마음에 들어했던 그 사람이 그랬다.


그가 내곁에 있기를, 내게 있어 중요하고 또 그대에 있어 내가 중요하기를, 다시 그러한 관계가 영원하기를 나는 진심으로 바랐다. 마치 내게 있어 중요했었던 그 코트처럼 바라고, 또한 이젠 중요치 않게 되었던 그 코트처럼, 영원으로 믿었던 그 감성이 사그라듬을 느꼈다.


그토록 쉽게 원하고, 그처럼 쉽게 잊는다. 어리석음은 뉘우치기 전까지 반복될 뿐이었고, 매일매일의 다름을 깨닫는 일은 내게 있어, 그리고 사람에게 있어 지극히도 어렵고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어렵사리 이를 인정하고, 언젠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어쩌면. 세상에 마냥 기쁜 일 만큼이나 슬픔 또한 없음을. 언젠가.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는 수능 18일 남긴 한심한 반수생의 푸념 ㅇㄱㄹㅇ ㅂㅂㅂㄱ 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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