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혈관은 기관일까? 아니면 조직일까?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16965552
안녕하세요. ‘줄거리가 있는 생명과학’ 저자입니다.
얼마 전에 독자분께서 한 가지 의문점을 제시하셔서 다른 분들과 공유하고자 글을 씁니다.
독자분의 의문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인강 강사님이 모세혈관은 기관이라고 하셨는데 이 책에서는 모세혈관은 조직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모세혈관은 조직인가? 아니면 기관인가?’라는 지문은 시험에 나올 수 없습니다. 적어도 출제자가 복수정답을 각오하지 않는 이상 이 둘을 구분하는 문제는 내지 못할 것입니다.
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하고 싶으며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더 이상 이 글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애매한 것을 애매한 대로 놔두지 못하는 성격을 가진 학생들에게, 이글은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학생들이 골치아파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선 이러한 문제가 왜 발생하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혈관은 동맥, 정맥, 모세혈관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대 동맥과 정맥은 ‘기관’으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모세혈관은 동맥 그리고 정맥과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모세혈관 역시 기관일까?”
기관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당연히 기관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기관’이라는 단어의 정의입니다. 기관은 ‘여러 가지 조직이 모여 하나의 공통된 기능을 하는 단위’정도로 정의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여러 가지 조직이 모였다.”입니다. 즉, 두 가지 이상의 조직이 모여야 기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대 모세혈관은 한 가지 조직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모세혈관은 혈액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두 가지 이상의 조직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백혈구가 온몸에 퍼져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람들의 논리에도 모순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생물학 교제 등에 서술된 “혈관은 기관에 해당한다.”라는 지문을 따와서 논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러한 주장은 다음과 같은 삼단논법으로 축약해볼 수 있습니다.
전제1 : 모세혈관은 혈관이다.
전제2 : 혈관은 기관이다.
결론 : 모세혈관은 기관이다.
그런데 이 논리는 다음과 같은 논리와 유사하게 들립니다.
전제1 : 사자의 똥구멍은 사자 몸의 일부이다.
전제2 : 사자는 온몸이 무기이다.
결론 : 사자의 똥구멍은 무기이다.
여기서 더욱 헷갈리게 하는 것은 유럽의 사설기관 등에서 실시하는 시험에서는 ‘모세혈관은 조직이다.’라고 못 막아서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선생들도 그렇게 가르치는 모양입니다.
도대체 뭐가 옳은 것일까요?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기관과 조직의 구분방법은 너무나 명확합니다. 왜냐하면 이는 해부학과 조직학을 구분하는 기준과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교재의 74페이지 참조)
식물의 조직계는 왜 기관이 아닐까요? 기관의 정의로만 따져봤을 때에는 식물의 조직계는 기관으로 불려야 합당합니다. 예컨대 관다발조직계는 물관조직과 체관조직 두 가지로 구성되며, 분명한 하나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기관”이라고 불려도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관이라고 부르지 않고 조직계라고 부른 이유는 역사적인 맥락을 이해해야만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역사적인 맥락 없이도 너무나 간단한 구분기준이 있으며, 독자여러분은 이미 알고 계실 것입니다.)
사실 제가 책에서 조직과 기관을 구분하는 특별한 기준을 제시한 것은 전체적인 맥락에 일관성을 위해서였습니다. 만약 제가 제시한 기준을 없애고 생명과학1의 내용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너무 중구난방이라 학생들에게 생명과학이 통으로 암기해야하는 과목으로 보이게 될 것입니다.
분명히 인강 강사님께서 말씀하시는 주장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그러나 저는 인강 강사님의 주장이 옳더라도 그분이 말씀하시는 모세혈관은 조직학 전공자가 말하는 모세혈관이 아니라 해부학 전공자가 말하는 모세혈관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큰 그림에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두 용어는 지칭하는 바가 다를 것입니다. 책에서 ‘뼈’를 예로 든 것과 유사합니다.)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두 개의 사진을 비교해봅니다.
-해부학자가 생각하는 모세혈관-
-조직학자가 생각하는 모세혈관-
여기까지 이해한 분들이라면 모세혈관 문제가 왜 시험에 나올 수 없는지 알게 되셨을 것입니다. (다행히 원래 질문자께서는 쪽지를 통해 이야기한 결과 금방 이해를 하셨습니다.) 사실 글을 쓰면서도 답답한 부분이 좀 많은데 이 부분에 관해서는 인강 강사님들끼리도 서로 의견이 다르다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아마 학교 선생님이나 대학교 교수님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할거없네 0
심심하네 찐따네
-
피곤해죽겟네 2
메이플 레벨 올려야되는데..
-
나이도 애매해가지고 다시 수능 보기에는 에바라고 생각했지만 한번만 더 하면 되지...
-
굳이 경외시 건동홍이 아니어도.. 급간 높은 문사철 vs 급간 낮은 상경 붙었다고...
-
N=4축 0
깔깔
-
3 받았는데 생각보다 타격이 크네요
-
애니 캐릭터 이름같아
-
글리젠보소 8
다들 놀러갔구만
-
어차피 대학가면 현역으로 온 애+ 현역으로 왔는데 반수하려다 실패해서 복귀한 애+...
-
건양의 지역인재 0
대학어디가로 내신 계산한거 믿을만한 가요? 1점 후반대는 가능한 점수였을까요?
-
어떤 사람이 제시한 의견이나 사람의 행동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의 평소 행실에 대한...
-
졸리네 6
오늘 거의 하루종일 잠만 잔 것 같음
-
뱃지 뭐받지 12
한양대 체대 온몸비틀어서 그리고 서성한중 부터는 온몸 비틀어도 불가능 뱃지 뭐달지...
-
헉..
-
가서 낙지보고 오르비 여론조사하는건 조금 야한데...
-
하루종일 숨이 차게 뛰어다닌다 초딩 때 재밌게 봤음
-
흠
-
현역이고 모고는 고2 기준1 고정이고 백분위는 99까지 나옵니다 원래 그냥...
-
친구없으면 괜찮은가 해보신 분들 알려주셈
-
노트북으로 큰 틀을 짜두긴 했어요 멘트는 얼마나 세세하게 연습해야할까여
-
영어 공부를 안 한 내 잘못임 ㅠㅠ
-
ㅈㄱㄴ
-
안녕하세요. 내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노베이스 (5,6등급?) 학생이 무슨 강의를...
-
전자는 안됨뇨
-
이거 어디감 1
난 후자가 끌리긴 하는데.. 적성때문 ㅇㅇ
-
좋아좋아
-
몇 없는 표준궤+제3궤조 노선 도쿄 온갖 지역을 들쑤시고 다니는 주제에 6량,...
-
메가러셀 윈터 모의고사 머구 문과 1등은 나다
-
션티쌤 순삽 강의는 다 내려가서 리앤로 순삽 들을까 생각중인데 ㄱㅊ나요 걍 키스로직...
-
까먹고 프린트 안했음
-
(서울대 합격 / 합격자인증)(스누라이프) 서울대 25학번 단톡방을 소개합니다. 0
안녕하세요. 서울대 커뮤니티 SNULife 오픈챗 준비팀입니다. 서울대 25학번...
-
와 컴퓨터 배율 큰거에서 원래대로 바꾸니까 겁나작아짐 10
기본비율 150% 아니 늙어서 그런가 눈이 침침하니까 잘 안보여;;;;
-
동뱃은과학이다
-
발이 시렵다 0
집에서 양말 신어야겠는데
-
몇주기 몇족 이런거 어떻게 바로바로 나오게 함? 수헬리베 이걸로 그릴줄은 아는데...
-
등록금까지 내야 뱃지 다나요?
-
캬 드디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인생이 풀리니 기분이 ㅈㄴ 째지노
-
전에 자료를 본거 같은데 어디서 보는지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국제통상 가고싶은데...
-
* 언급된 포인트를 잡고 내용을 구성하면 선택지를 고름에 있어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
ㅈㄱㄴ용
-
정작 1학년 다니면...
-
ㅇㅇ
-
의대딱대라 ㅋㅋ
-
뭐임
-
전자는 그냥 열심히 다니고 후자는 물리+전전 복전 할려고 함..
-
⭐️ 연세대학교 중앙새내기맞이단에서 25학번 아기독수리들을 환영합니다 ⭐️ 0
⭐️ 연세대학교 25학번 아기독수리들 주목 ⭐️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
휴지 확인 안했으면 내가 ㅈ될뻔 했다.
-
본인포함
-
연대식 703.5 14
인데 행정이랑 정외 중에서 너무 고민되네요 응통도 가능할까요...? 진학사 / 고속...
-
내 영어 3이 문제였음
모세혈관은 홍해를 가릅니다
이해하는데 한참 걸림.
1+(tan^2)(x) ㅇㄷ
1+(tan^2)(x) = 일단 ㅇㄷ = 와드
1+(tan^2)(x) = sec^2 x
는
1 쁘라스 탄젠트 제곱 은 씨컨트 제곱이라고 읽는게 아니라
일(1) 단(tan^2)(x) 섹.....ㅅ(sec^2 x) 라고 읽는겁니당!
와드는 설명생략 비밀
위에 사진 제주도에 있는 박물관에 전시된 모형인가요?
글세요..;; 그냥 인터넷에서 '모세혈관'으로 검색한 사진입니다.
삼식이님 쪽지 확인부탁드립니다!!~~
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