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마웠어요, 오르비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19453992
(술 95% 이상 깨서 글 씁니다.)
저는 올해 1월에 여기 처음 가입했었네요. 2017년까지는 삶에 오르비라는게 존재하지 않았었죠.
수험생은 평소보다도 더, 여러 가지 힘든 일을 겪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삶들을 서로 위로해주고, 위로 받는 이곳은 그래도 저한테는 차가운 공간보다는 따뜻한 공간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비록 가끔씩 눈살 찌푸려질때도 있었지만.
제가 힘들 때, 지칠 때, 현실 세계에서 강하게 한 방(아니 몇 방...)을 맞고 우울할때, 이곳은 제 피신처가 되어 줬습니다.
그 아무리 가혹한 현실이더라도 여기서 제가 뭐라뭐라 하소연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도 따뜻한 위로를 해 줬거든요.
어떻게 보면, 다시 현실을 마주하라는 용기를 주기도 한 거지요.
오르비는 올해, 지친 저의 마음을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달래는 집이 되어 주었습니다. 가끔씩 커뮤니티에 애착 가지는 게 이상하다,
이런 사람들도 보이고 사실 이해하지만, 저는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사회에서 잘 적응하지 못한 사례이다 보니까요.
그래서 어제 그 술이 달착지근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가끔씩 집에서도 싸움이 벌어지고, 개판이 일어나지만... 아무튼 그만큼가까웠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인생의 다음 챕터를 시작하기 위해,
거세고 저에게는 너무도 무시무시했지만
그 현실을 마주하기 위해, 그것도 당당히 마주하기 위해
이 곳을 떠나려 합니다.
우리 모두가 집을 떠나고, 보호소를 떠나고, 병원을 떠나듯이요.
보호소(?) 사람들이랑 정 든것은 슬픈 일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이곳에서라도 잘 살아남기 위해
이곳에서라도 '인싸'가 되기 위해 친해지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너무 많이 알아버렸네요.
정을 많이 붙였네요. 조금 아픕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제 가렵니다.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고
어떻게 보면 제가 이제는 이곳에 남는 것이
이곳을 뜨는 것보다 더 저에게 아픔이고 힘겨움일 것 같습니다.
예상보다 좀 많이 일찍 갑니다.
이육사 시인의 절개를 갖고,
서정주 시 "추천사"에 나온 춘향이의 이상향 지향을 보며,
(거기서도, 현재 상태를 부정적으로 묘사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나아가야 한다고 얘기하죠. 올해 연계교재에 있었으니 알 거에요.)
그리고 "동승"에 나오는, 어머니를 찾아 떠나는
그 길에서 어떤 시련도 '당당히' 마주하려고 하는,
그 도념이의 생각을 품고
떠나렵니다.
2019년은 새롭게 시작하고 싶습니다.
나를 찾아, 그리고 현실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고 싶습니다.
사실 요즘 제게 있는 일들을 생각해 보노라면
그 어느 때보다도 현실이 무섭고도 떨리기만 하지만
그래도 나아가고 싶습니다. 아니, 나아 가야 합니다.
글이 두서가 없고 정신없네요.
나중에 인생 흘러 흘러 볼 일이 있을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그때까진......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삽시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어요. 안녕히 계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부재중 찍혀있는데 뭐지?
-
개굴개굴
-
. 1
-
’방학때 개념을 떼놓는다‘라는건 어디까지를 말하는건가요? 1
현재 고2고 여름방학때 현우진 커리 타볼 예정인데 시발점+워크북까지라고 이해해도...
-
그건 치위생학과였구연 ㅋ
-
사문 도표 0
진짜화나!!!!!!! 오히려 도표특강해서 더 짜증나는 느낌
-
가방정리 끗 1
자자 새출발ㄱㄱㄱ
-
레전드 얼버기 1
-
수능 과탐 과목 1
고2인데 학교에서 물화생 배우고있습니다 수능에서 물화를 할지 물지를 할지...
-
이건 보닌 작년 6평.. [소개] (모두 현장 응시) 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
-
상당히 ㅈ된것 같은걸
-
아진짜불가능임 일단나부터
-
2 7 22 29 30 이렇게 틀렸고 공통이 객관식 주관식은 좀 무난했으나...
-
둘러보는데 다 준비중이니
-
오쏘몰 먹기 전엔 6시간 자도 피곤했는데 요즘 오쏘몰 먹고 모닝 몬스터 한캔...
-
그 xx 2
보다 내가 못한게 뭐야
-
안될거뭐있노
-
귀찮으니 내일
-
내신 ㄱㅊ은데 서류전형으로 넣는다 쳐도 장학은 안 되겠죠?
-
고2때부터 오르비 눈팅해왔지만 저도 한번쯤 해보고싶어서….ㅎㅎ
-
반수인지라 내일도 밀도있는 공부를 해야 하는데 걱정이네요....
-
드가자 서울대 드가자 광역 드가자
-
6평 2컷인데 올해 실모들 보면 질질싸고 60~70대 나와서 좀 쉬운 실모부터라도...
-
라떼는 응시자수 7만은 기본이었는데 이제는 4만도 안 되네
-
광명상가라인 반수생 국수영탐탐 화작미적한지사문 백분위 85 81 3 93 95...
-
늦은 6모 ㅇㅈ 16
어제 실수분들이 많이 인증하시던데 허수라 뒤늦게 올려봐요 국어가 많이 아쉬워서 꼭...
-
반수생이고 작수5였어요 늦었어도 강기본부터 시작하는게 맞을까요..?ㅠ 사설치면 평균...
-
last chance
-
그래서 물리 2점짜리 틀린듯
-
학원은 안 다닐것같고 수시카드 버리기 아까워서 인논쓸것같은데 언제부터 독학으로...
-
무한반수 멈춰 나자신......
-
올해 배라 신규맛 중 제일 고튼듯
-
에피 신청했음뇨 17
-
6모 난도랑 성적보면 이러면 안되는데 ㅋㅋㅋ ㅠ 국수탐한다고 시간을 따로 내뺄수가 없네..
-
투표 한번만
-
인간 관계+사람 문제 성적 박음 번아웃+슬럼프 예정(기말 친다고 정시 공부 한...
-
이거뭔가위험을느낌.. 바쁘게살지않으면계속 새로고침하며 여기에 붙잡혀살겠구나를.....
-
얼리버드 취침 1
Zzz
-
1. 집 앞 스카 3분 거리, 한달 지정석X 12만원, 오래 있으면 허리 아프기도...
-
민초 줄께 자자 이리왓!
-
올해 수능공부 한번도 안해본채로 6모 국수영 풀어서 (풀기 직전에 기하 이차곡선...
-
보통 지금쯤 슬럼프나 번아웃 등등 올텐데
-
국어수학은 원점수 상방 높은게 최고 미기확은 전략 픽 각자 목표대학이 있을거니 화작...
-
고대 수학과 가고시퍼......
-
여사친이 8
나보고 순딩무해하게 생겼다는데 좋은건가
-
담쌤한테 연락해보는 것 밖에 방법이없나요...?
-
암것도 안 했는데 막 생기는데 이거 어디에 쓰는 건가요?
-
현역이라 아직 n제 좀 더 풀어야하긴 한데..
아쉽네요
서울대 꼭 합격하시고
재밌게 사세요
기존의 세계를 깨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게 보통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니죠...! 어디서 뭘 하시든 행복하셔요 화이링.
내일봐요 라고 댓글 달려고 들어왔는데ㅠㅠ 안녕히 가세요 화이팅!
헐 너무 갑작스러운데... 떠나기로 마음먹으신 것 같으니... 아쉽네요... 오르비 떠나서도 건승하시고 더 넓은 세상을 보시길...
와... 바로 갔네요 제일 존경했던 현역 3분중 한분이셨는데...ㅠㅠ 원하는 대학 꼭 합격해서 행복한 대학 생활하시고 자신감 갖고 사세요. 님은 충분히 그럴만한 분이에요.
잘가요
바람에 파도가 밀려 올라가듯,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가능하면 가끔씩 들러서 안부 전해 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삶 응원할게요
자주 보이던 분이 떠나니까 괜히 아쉬워요. 잘가요!
아싸 탈출 ㅊㅊㅊㅊ
떠날걸 알았지만 막상 떠나시니 슬프네요
저보다 한살 어린 동생이였지만 이 글만 봐도 알수 있듯이 참 똑똑하고 착한사람이라 많이 존경했어요
마지막까지 입시 마무리 잘 하시길 그리고
언제나 행복하시길 바랄께요
뜻하는 대로 잘 되시길
좋은선택
인생 좀 더 원하는 방향으로 살기를 바라고 앞으로 좋은 일들이 생에 나쁜일 보다 많기를
봄날님의 봄을 닮은
챕터투를 기대합니다.
분명히
언젠가 볼 수 있을 거예요.
:)
그 때 웃으며 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