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가즈아아 [867511]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19-01-20 17:59:13
조회수 23,470

95년생의 19수능후기 (혹은 푸념)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20908592

저는 95년생 장수생입니다. (내년 신입생은 00년생이라죠...)


 현역수능을 거하게 말아먹어서 (24424) 재수를 청솔에서 했지만 원래 나오던 성적보다는 못나오면서 시립대 도시공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물론 학과도 그당시에 밀어주던 학과였고 아웃풋도 실제로 괜찮았지만 다니면 다닐수록 제 자신의 적성에 너무도 안 맞는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17년도 2학기에 휴학을 하고 교사이신 부모님의 영향으로 이과지만 교대 진학을 위해 도서관에서 3달이지만 독재를 했습니다. 원래 국어와 수학은 평소에도 좀 하는 편이라서 나형과탐 지원으로 국수영을 112등급을 맞고 '될수 있겠는데?' 하고 희망을 품었죠. 하지만 현실은 화1 3등급 생1 5등급...

 결국 공주교대 면접을 보고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2018년.. 도저히 다니던 학교로 다시 돌아갈 자신이 없어서 부모님께 올해 1년만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메가스터디에서 N수를 시작했습니다.


 이미 전년도 3달 도서관공부만으로도 면접과 합격 문턱까지 갔던터라 '설설 해도 교대는 들어가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공부를 했던 기억은 어디 가지 않더군요. 점점 성적이 오르더니 6월모평을 국92 수96 외81 (원래 영어는 젬병..) 화1 47 지1 46 으로 영어 제외 올1등급 그것도 나름 상위1등급을 받았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좀 더 빡세게 공부를 했다면 좀 더 잘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합니다. 근데 그때부터 '교대갈 성적은 충분하다'라는 생각으로 9월까지 설렁설렁 집중도 못하고 시간만 때우게 되더군요. 

 9월모평성적을 받은 후 충격을 받았습니다.

 (망할) 국어의 너무 쉬운 난이도+ 본인의 안일한 시험태도로 인해 91점으로 2등급 컷 / 영어 3등급 / 화1 지1을 각각2 3 등급으로 재종을 다닌 이후로 가장 못본 성적표를 받고 나니 정신이 확 들더군요.

 그때부터 정신을 차리고 어디갈 성적을 맞추지 않고 좋은 성적으로 학교를 고를수 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10월 대성 모의등 시험에서 다시 정상궤도이상으로 올라가니 언감생심 꿈고 못꾸던 의대를 도전 해볼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

 그러나 수능을 보는 주 ....사건이 터졌습니다. 화요일 밤 잠을 자는데 배가 너무 아픈겁니다. 장염에 자주 걸리는 터라 다음날 병원을 가봐야겠다 했는데 점점 통증이 극심 해지더군요. 결국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수요일 새벽1시쯤에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진단결과가 듯도보도 못한 요로결석 판단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원래는 몇일 입원을 하면서 결과를 봐야 한다는 겁니다. 진짜 그때는 정신이 멍해지더군요. 1년을 투자한 결과가 다 날아가게 생겼으니...


 밤새 응급실에서 고민을 한 후 도저히 시험을 포기 하고 싶지 않아서 진통제를 처방받고 수요일 오전 다시 집에 돌아왔습니다. 물론 잠을 아예 못잤으니 수능 전날 마지막 정리따위 거의 하질 못하고 잠만 자고 수능을 보러 갔습니다.

 

 아직도 수능 시험전 졸릴까봐 진통제를 미리 먹지 않은것을 후회합니다. 1교시 국어시간 안그래도 역대급으로 어려운 시험인데 화작을 풀다가 통증이 오는겁니다. 미련하게 참아보려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감독관님 양해로 미리 챙기긴 했던 진통제를 먹고 어찌저찌 국어를 봤습니다. 

 나이가 많은게 이럴때는 도움이 됬습니다. 멘탈이 날라갈 법 하지만 자신있는 과목에 만회를 하면 교대는 갈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나머지 시험을 마무리 했습니다. 워낙 수학 과탐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 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죠.

 

 시험을 다 치루고 집에 와서 채점을 하는데 국어는 결국 76점으로 3등급이 되었습니다. 모든 모평+수능을 통틀어 처음 보는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3등급을 수능에서 받게 됬습니다. 수학은 30번이 생각보다 쉽게 나오고 화1도 쉽게 출제되어서 100 50점을 받고 지1도 47점으로 준수하게 받았습니다. 문제는 영어가 결국 발목을 잡아서 79점으로 3등급..

 

 그때부터 부모님이랑 상담을 거의 매일 한거 같습니다. 두분 다 교사이신터라 얼마나 교직 생활이 힘든지 아시고 또 성적도 교대를 지원하기에 아까운 성적이라고 재종반 담임쌤도 만류를 했습니다.

 결국 끝까지 고민을 하다가 나이도 있고 안정적인 취압시장 + 합격률 고려를 해서 가군 성대반도체 / 나군 한양대융전 / 다군 중앙대 창의ict 지원을 했습니다. 

 성대 예비를 받고 아마 3승을 하게 될거 같습니다.


 수탐을 괜찮게 보고 국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지만 사람의 욕심이 참.. 아쉬운 마음이 들더군요. 

또 원래의 목표였던 교대에서 너무 많은 변화가 생긴터라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어쩌다보니 군대를 면제받아 남들보다 조금은 더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던것도 내년에 신입생이 된다면 한참 늦은게 되겠죠. 친구중엔 벌써 졸업하고 대학원진학을 하거나 취업을 한 사람도 꽤 있다보니 할일이 없는 요즘 자꾸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글쓰는 솜씨가 부족하지만 이렇게 여기에 푸념아닌 푸념을 하는 이유도 그것이구요. 


 써놓고 보니 참... 파란만장 했습니다. 고등학교때 군면제 / 재수 후 대학교3년 / 그후 다시 수능 / 이틀전 응급실까지 ㅋㅋㅋ

 이제 길고 길었던 입시 생활을 마무리하고 성대가 됬던 한양대가 됬던 만족하고 다니려 합니다. 25살이나 먹고 신입생이 된다는게 참 여러 생각이 들지만 1년동안 나름 최선을 다해 공부를 했기에 후회하지 않으려 합니다.

 오르비를 거의 눈팅만 하다가 아주 가끔 보이는 장수생분들을 보면 (저혼자지만) 동질감아닌 동질감이 들곤 합니다.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응원을 보냅니다.

 입시, 그리고 수능이란 힘든 현실을 겪고있는, 또는 겪은 분들에게 존경심을 표하며 주저리주저리 떠든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참 글쓰는 솜씨가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5년생 태그는 왜 없는 건가요 ㅠ

 

0 XDK (+10)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