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쌤의 도비 박수영 [830966]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0-08-25 20:12:24
조회수 24,373

집독재 한 대학생이 드리고 싶은 말 및 수기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31786275

안녕하세요:) 매일현주해로도 많이들 보셨겠지만 현재 현주쌤의 조교를 맡은 박수영입니다.


100일 남은 시점에서 수험생들이 수기도 많이 본다고 하고 제가 흔한 케이스가 아니라


오늘은 집독재 수기를 좀 써보려고 해요.



-----------------------------------------------------------------------



저는 문과이고, 성균관대학교 신입생이며, 재수해서 입학했고 현역땐 노베 그 자체였습니다.


흔히 여러분들이 보는, 스카이 의치한 수기와는 꽤 많이 다를 거에요.


그분들처럼 모두가 우러러볼 정도로 미친듯이 하지도, 그런 대학에 간 것도 아닙니다.


하다못해 이과도 아니고 종종 까이는 문돌이죠.



그래도 남들과의 경쟁이 아니라 나와의 싸움에서는 미친듯이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재수는 현역 수능에서 43245를 맞고 시작하게 되었어요.


19학년도 수능이 워낙 어려웠던 것도 있지만, 고등학교 3년 내내 독서실에서 영화나 보고


잠만 자고 학교에서 수업은 듣지도 않은 내신 5.8에게는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꼴에 중학교때 전교권 들었던 자존심은 있었는지 건동홍 이하는 안 가겠다고 선언하고


어떻게든 재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전 갇혀있는 분위기를 싫어했지만 어머니는 재종을 선호하셨고


3월달 말 까지는 재종 다녔던 것 같네요.



저는 워낙 그런 폐쇄적이고 억압하는 분위기를 싫어했기에


정말 자살 생각까지 할 정도로 우울해졌고


많은 다툼과 스트레스 끝에 집독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은 아마 재종이나 독재학원에서 했다는 사례는 많이 봤지만


집독재는 제 주변에서는 저 밖에 없었어요.


물론 가족도 미친 짓이라고 했고 절대 성공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었습니다.



집안에서는 재수 이후로는 지원해줄 수 없다고 했고


현역 수능때 처참한 점수와 지원가능대학을 본 저로써는


"그래도 인서울 4년제 대학은 나와야 사람같이 살 거 같다"


생각하면서 절박함이 그때부터 커진 것 같아요.




가끔 질문 들어올때도 이렇게 답변하지만, 이 절박함이 1년 수능의 인생을 바꿉니다.


2020학년도 6평 등급은 12111입니다. 


3월까지만 해도 3 4등급 전전하던 애가 어떻게 올랐냐고 물어보면


제 인생을 바꿔주신 우리 선생님을 만난 것 도 있지만


그 절박함과 자신과의 싸움이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마음가짐 첫 번째는 절박함입니다.



집독재의 가장 큰 포인트는 본인이 본인을 가둬야 한다는 겁니다.


재종과 독재학원은 타인의 제약과 규제를 받고 강제성이 어느정도 있지만,


집독재는 정말 제약이 하나도 없고 원하는대로 살 수 있습니다.


첫번쨰 케이스는


힘들면 유튜브 보고, 잠깐 침대에 누워서 자다가 일어나면 밤이고, 오늘 공부는 글렀으니까 내일로 미루고,


그러다 n수로 넘어가고 거기서도 똑같은 태도와 발전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게 될 수도 있죠.



두번째 케이스는


공부는 합니다. 하는데 집에서만 하니까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어요.


매일 강사와 엄마 말고는 말할 사람이 없고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니까


중간에 첫번쨰처럼 포기한다던가, 너무 우울해서 되지도 않는 공부만 손에 잡고 있는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어요.




이것들 말고도 수많은 집독재 실패의 케이스가 있겠지만


공통적인 건 자신이 자신에게 패배했다는 겁니다.


하고싶은대로만 공부하면 합리화가 계속되고 그러면 사람이 발전이 없습니다.



저는 저와 수없이 많이 싸웠습니다.


핸드폰은 밥 먹을 때와 자기 전 30분 정도 이외에는 거의 보지 않았고


8달 넘게 12시 취침 6시 반 기상 생일이건 공휴일이건 명절이건 상관없이 하루도 빠짐없이 지켰고


졸리고 포기하고 싶고 자고 싶고 나가 놀고 친구와 이야기하고 싶어도


1년에 친구 얼굴 단 두번만 보고 혼자 저와 싸웠습니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마음가짐 두 번쨰는 본인과 싸워서 이기라는 거에요.



수능이 노력을 전부 나타내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성적이 만족할만큼 뜨지는 않더군요.


6 9평보다 국어 제외하고 올라간 성적은 없었습니다.


정시 성적은 원하던 대학교만큼은 아니었고,


절박함이 더 커져서 논술로라도 못 붙으면 제 돈으로 삼수까지도 생각했습니다.



수능이 끝나고도 다른 정시파 친구들과 다르게


2주동안 저를 다시 가두고 채찍질하면서


미친듯이 싸우고 논술 공부를 해야 했고


인생에서 제 자신을 한번쯤은 이제 이겼는지 합격증을 받았네요:)




말이 두서없이 길었지만,


올해 아니면 죽을만큼 내 n년이 더 힘들어 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절박함을 가지세요. 절박함으로 본인을 깨우세요.


그리고 그 본인과 싸우세요.


수없는 유혹, 욕구, 홀림, 꼬드김을 가지고 덤비는 본인과 9달 동안 싸우시고


마지막 11월 단 하루에 이겨버리세요.



그 승리가 주는 달콤함과 성취감은 분명 수험생 여러분 인생에서 값진 경험 중 하나가 될 겁니다.



기껏해야 21살 대학생 1학년이지만,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싶어 쓴 글이고


수능 성적 올렸던 방법 및 스토리도 곧 한 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수험생 여러분들이 남은 100일간 치열하게 본인과 싸우시고


이겨버리시길 항상 응원합니다.

0 XDK (+4,500)

  1. 2,000

  2. 1,000

  3. 1,000

  4. 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