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칼럼) 독해력 스탯 올리기- 1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36737007
독해력 칼럼 1.pdf
안녕하세요, whutever입니다. 그전에 두 개 칼럼 올렸던거에 엄청 관심을 많이 주셔서 좀 놀라기도 했는데, 그래도 덕분에 빨리 다음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오늘은 좀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칼럼을 써보겠습니다. 제가 원래 국어 위주로 수업을 하고 있기도 하고, 제일 의견충돌이 많기도 한 과목이기도 한 거 같아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는 칼럼은 보통 국어가 비중이 제일 많을 예정입니다. 오늘 칼럼도 아마 여러 편으로 나누어져서 진행될거 같네요. 긴 글이겠지만, 누군가가 도움을 꼭 얻기를 바랍니다.
제가 첫 번째 칼럼에서 ‘스탯’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국어란 과목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는 4가지 정도의 스탯이 필요합니다. 독해력, 기출분석, 정보정리, 멘탈. 이렇게요.
먼저 1. 독해력.
쉽게 말해서 글을 잘 읽고, 잘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피지컬’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달리 말하면, 연습을 통해 발전이 가능하긴 하지만, 타고나는 측면이 꽤나 강합니다. 독해력이 정말 좋으면, 사실 국어 공부가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초등학교 국어 문제 풀 때 기출분석하거나, 기호 표시 안하잖아요? 그냥 읽으면 다 이해되고 문제 풀면 다 맞으니까. 그런데 그게 수능 수준은 커버가 안되니까 다른 방법을 찾는 겁니다. (물론 그게 가능한 친구들도 있죠. 학교에도 다른 과목은 잘 못하는데 국어는 시간 30분 남기고 다 풀고 자고있는 괴물들 한두명 있잖아요? 걔들은 다른 세상 사람들이니까 넘어갑시다.)
그럼 이 독해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전 국어 전공생도, 교육자도 아니라 전문적인 방법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글을 생각하면서 읽는 것.’ 이 메인이라는 겁니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영어처럼 ‘구문’으로 생각하면서 읽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말이 추상적인데, 예시를 보겠습니다.
제가 실제 과외 수업에서 사용하는 내용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21 수능 첫 비문학 지문입니다. 여기서 정보를 뽑아가 보겠습니다.
상당히 많은 단어들이 나옵니다. 18세기, 북학파, 청, 연행록, 문물제도, 북학론......... 독해력이 약한 학생들은 이 단어들이 정리가 안 되고 머릿속에 따로 붕붕 돌 겁니다. 그럼 제가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북학론’ 이 뭔가요?
한국사 시간에서도 많이 들어 봤을거고, 주워들은 지식들도 많을 겁니다. 뭐 조선 후기에 청나라 문물을 배우고자 했던 이론. 이런 식으로 설명하려나요? 그러면 안됩니다. 우리는 지금 저 지문을 쓴 필자와 상대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지문의 말로 해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청의 문물제도를 수용하자.’
왜냐구요? 두 번째 줄 보니까 북학론이라는 단어를 수식하는게 저 구절이더라구요. 이렇듯, 우리가 아는 ‘북학론’ 의 정의는 상당히 다양하겠지만, 적어도 이 지문을 독해할 때만큼은 북학론= 청의 문물제도를 수용하자. 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문의 필자 역시 ‘북학론은 청의 문물제도를 수용하자는 것이다.’ 라는 줄기를 잡고 그 이후의 글을 전개해나갈 것이거든요. 어떻게 아냐구요? 본인이 지문에 저렇게 써놨잖아요.
하나 더 묻겠습니다. 그럼 북학파들은 어떻게 저 북학론을 구체화했나요? 같은 방식으로 저 문장을 독해해봅시다. ‘구체화하였다.’라는 말에 집중해서, 설명해주는 구절을 찾으면 됩니다. 그럼 답은 ‘연행록으로 기록하여’ 가 되겠네요.
이런 식으로 질문하면, 그냥 읽어보기엔 ‘에이 저걸 누가 못하냐? 또 오르비에서 한명 뱃지달고 별것도 아닌걸로 설치네.’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본인한테 물어보면 대답 잘 못합니다.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도 저거 해내는데 오래 걸렸어요. 기본기가 제일 중요한 거 아시죠? 그리고 또 한가지. ‘아니, 뒤에 읽어야 하는 문장들이 산더미인데 저걸 어떻게 하냐. 시간도 없고 효율도 떨어진다.’ 라고 할 수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영어공부 할 때는 다들 구문강의 듣잖아요? 제가 기억하기로 구문강의 없이 독해강의만 하시는 선생님 없었습니다. 순수한 지문내용 난이도로만 따지만 영어보다 국어 지문이 훨씬 더 길고 어려운데 왜 영어공부 할 때는 주구장창 구문공부 중요하다고 하면서 국어는 왜 안하나요? ‘우리는 국어 네이티브니까 괜찮아요.’ 라는 대답은 변명입니다. 그거 우리가 자주 듣고, 싫어하는 ‘우리나라 영어 지문 미국인이 봐도 못 푼다.’ 논리랑 같은 소리입니다. 수능은 ‘읽을 줄 아냐, 뭔 소리인지 아냐’를 묻는 시험이 아니고, 그걸 바탕으로 한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잖아요. 읽을 줄 안다고 해서, 정보를 제대로 뽑아내는 것은 아닙니다. 못한다고 해서 부끄러운 일도 아니구요. 연습하면 되는 영역입니다.
예시를 하나 더 보면
조금 과거로 돌아가서, 18수능입니다. 똑같이 질문을 해 볼게요. 물질론이 뭔가요?
같은 방법으로 독해해서, 물질론= 생명체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것이 물질로만 구성된다. 가 되겠죠. 하나 더, 환원론은 뭔가요? 환원론= 모든 생물학적 과정이 물리 화학 법칙으로 설명되는 것. 이 되겠죠. 다만, 환원론이 나오는 문장 앞부분에 ‘물질론 가운데 일부’ 라는 말이 나오니까, ‘아, 물리 화학 법칙인데, 기본적으로 물질로 구성된다는 것이 베이스구나.’ 라고 생각해주면 됩니다.
지금 어려운 걸 한 것이 아닙니다. 영어에서 하듯이, 구문 분석 조금 하고, 그걸 바탕으로 앞문장이랑 유기성을 끌어낸 거죠. 이걸 다음 문장에도 하고, 그 다음 문장에도 해 주면? 당연히 유기적으로, 글을 ‘독해’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이렇게만 한다고 모든 지문을 다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제가 위에서 말한 다른 요소들. ‘멘탈, 정보정리, 기출분석’ 이 필요한 거겠죠. 다음 칼럼으로 차차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이 좀 길어서, 첨부파일로 이 게시글도 올려두었으니 참고하세요! 제 과외 교재 내용인데, 코로나라 그런지 과외도 안 구해지고 답답한데 여러분이라도 많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대구쪽이나 비대면으로 과외를 구하시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ㅎ)
좋아요, 팔로우, 댓글, 쪽지! 많이많이 부탁드립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비문학 3지문 연달아 이해 못함 걍 찾기로 풀고 시간부족해서 문학 손가락 걸기하다가...
-
상상베오베 3회차 독서-4 문-8 화작-3ㅇㅈㄹ 3회차는 69점 박음. 딱 3컷보다...
-
어제 5시에 시켰는데 오늘 아침에 도착ㄷㄷ 수능 전이라고 신경 좀 쓰나
-
수학 문제 질문 0
이거 왜 t=0에서는 연속성 확인 안해도되나요?
-
롤스가 기본적 자유 상충할때 제한 할 수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궁금해서 그럼요
-
즈그집 안방인줄 알고 하아아 후우우 이지랄하네
-
실모랑 ebs만 하는데 다들 그런가요?
-
제발수능연기 0
제발요제발요
-
1K단위로 콤마를 찍으니 한국어의 수 체계도 바뀌어야하는게 아닐까 가령...
-
고1 국어 모고 4,5 노베 인강 커리 부탁드립니다ㅠ 0
겨울방학 2달동안 강기본 문학 독서 고전시가를 예3문,비와 병행한뒤 고2...
-
가4=나1=통3이라길래
-
수능 연기됨?
-
진짜 실력적으로 틀리는건 요샌 별로 없는거같고 적절하지 않은거에서 적절한거 고르기...
-
커리어하이로 운좋게 걸치겟네
-
아시는 분 ㅠㅠ
-
아 제발 잇올에 서울대 과잠좀 안 입고 오면 안되냐 3
왜 굳이 n수생들 모인 자리에 끝판왕 학교 과잠을 입고오는거임
-
방구꼈냐고 물어보고 싶다
-
오늘도 파이팅!
-
그거
-
오늘 집중이 너무 잘되잖아 ㅋㅋㅋㅋ 기분 개좋앙
-
에피는 언제쯤..
-
학교에서 줘서 풀까 고민중인데.. 괜찮나요?
-
언매 81점 주제통합 날리고 1컷 81점 이하인 가능세계를 찾아 헤맸는데 1컷 78...
-
지로함수 2
어디서부터 잘못된건가요? 인수분해가 안되는데..
-
강x 풀시즌 킬캠 1,2 서바 전국서바 강철중 빡모 풀었는데 1컷 80정도 되는...
-
맞나열??
-
예비고3 겨울방학에 문학 인강 뭐 들을지 추천좀여! 올해 피램 독서 문학 했는데...
-
무보정 석차 봐야되는건가용 ?
-
개쌉늦버기 0
이렇게 된김에 그냥 오늘은 점심먹고 느긋하게 독서실가야지
-
나 잇프제인대...
-
찬우쌤 시대? 9
심찬우 쌤 왈 11월 20일에 어디서 하는지 발표난다함. 근데 두각에 물어보니 두각...
-
이거 2번 선지가 틀렸다는걸 1문단 만으로 확신할수있나요? 2
이원론 설명 > “이에 견줘” > 동일론은 정신이 육체와 독립되어 존재X 여기서...
-
2,3보니까 표본이 생각보단 안올라서 좀 다행인거같음
-
학교시러 0
어떻게버텨
-
ㄹㅇ 영어과외 필요없겠는데
-
이게뭐니
-
경한 인문 붙을 점수로 연치 힘들죠?
-
학기 중 꿀알바 과외. 이제는 잡을 수 있습니다. 과외 많이 알아보는 시기입니다....
-
"이건 쉬워요" 하고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ㅣ미이ㅣ잉 하더니 끝남
-
잘모르겟는데 벌점인가?
-
언매 공부하다 보니깐 맞춤법이라든지 문장 및 단어의 의미가 더 잘 파악되어 평상시...
-
9, 10 회 90 87 이었는데 11회차 방금 풀엇는데 61점 나왔어요 문학...
-
오 2
-
과외비 5
과외하시는 분들 과외비 어느정도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평균 과외비가 어느정도 되나요!!?
-
8차는 나쁘지않았는데 9차 걍 개별로임… 문학은 해설봐도 잘 납득도안됨 작품 너무...
-
재수를 하게될거같습니다 수학의 경우 시대인재 엄소연 선생님의 단과수업을 듣고싶어서 여쭙습니다
-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음 특히 열수철은
-
득점 83점.
-
+ 문제 추가했습니다 해설에는 2번 선지가 틀렸다고 해서.. 이거 수미상관이라고...
어? 제가 과외하는 내용 똑같으시네요? 헐ㅋㅋㅋ
좀 치시는군요
저 hoxy..나해서.. 이다음 칼럼은 반복되는 형태의 문단 패턴 혹은 1문단으로 다음에 올 내용 예측하기인가요...?
아 그건 아닙니다 ㅋㅋㅋ
근데.... 거 츛은 과외가 좀 구해지나? 요새 과외시장이 어질어질하더라고....
어질어질하네요.. 저도 영어과외밖에 없어요..
끝까지 정독했어유 비문학 읽을때 꼭 해보겠슴다
화이팅~!
수식된 정의... 피램이 강조하는 정의 서술방식 중 하나죠 역시 본질은 다 같나봅니다
예전에 피램 초판 검토할 때 비슷한 내용 본거같네요! 저랑 생각 같으셔서 신기했었는데 본질이 그런 것이겠죠
긴 수식어구를 동반한 단어를 끌고내려오면서 읽는다
감사드립니다 너무 좋아요
우와 진짜 오랜만에 제대로된 칼럼 읽어보네요 팔로우하고갑니다 2탄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