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utever [801508] · MS 2018 · 쪽지

2021-03-18 23: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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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칼럼) 독해력 스탯 올리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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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력 칼럼 1.pdf

안녕하세요, whutever입니다. 그전에 두 개 칼럼 올렸던거에 엄청 관심을 많이 주셔서 좀 놀라기도 했는데, 그래도 덕분에 빨리 다음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오늘은 좀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칼럼을 써보겠습니다. 제가 원래 국어 위주로 수업을 하고 있기도 하고, 제일 의견충돌이 많기도 한 과목이기도 한 거 같아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는 칼럼은 보통 국어가 비중이 제일 많을 예정입니다. 오늘 칼럼도 아마 여러 편으로 나누어져서 진행될거 같네요. 긴 글이겠지만, 누군가가 도움을 꼭 얻기를 바랍니다.


제가 첫 번째 칼럼에서 ‘스탯’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국어란 과목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는 4가지 정도의 스탯이 필요합니다. 독해력, 기출분석, 정보정리, 멘탈. 이렇게요.


먼저 1. 독해력. 


쉽게 말해서 글을 잘 읽고, 잘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피지컬’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달리 말하면, 연습을 통해 발전이 가능하긴 하지만, 타고나는 측면이 꽤나 강합니다. 독해력이 정말 좋으면, 사실 국어 공부가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초등학교 국어 문제 풀 때 기출분석하거나, 기호 표시 안하잖아요? 그냥 읽으면 다 이해되고 문제 풀면 다 맞으니까. 그런데 그게 수능 수준은 커버가 안되니까 다른 방법을 찾는 겁니다. (물론 그게 가능한 친구들도 있죠. 학교에도 다른 과목은 잘 못하는데 국어는 시간 30분 남기고 다 풀고 자고있는 괴물들 한두명 있잖아요? 걔들은 다른 세상 사람들이니까 넘어갑시다.)


그럼 이 독해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전 국어 전공생도, 교육자도 아니라 전문적인 방법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글을 생각하면서 읽는 것.’ 이 메인이라는 겁니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영어처럼 ‘구문’으로 생각하면서 읽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말이 추상적인데, 예시를 보겠습니다.



제가 실제 과외 수업에서 사용하는 내용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21 수능 첫 비문학 지문입니다. 여기서 정보를 뽑아가 보겠습니다.


상당히 많은 단어들이 나옵니다. 18세기, 북학파, 청, 연행록, 문물제도, 북학론......... 독해력이 약한 학생들은 이 단어들이 정리가 안 되고 머릿속에 따로 붕붕 돌 겁니다. 그럼 제가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북학론’ 이 뭔가요?


한국사 시간에서도 많이 들어 봤을거고, 주워들은 지식들도 많을 겁니다. 뭐 조선 후기에 청나라 문물을 배우고자 했던 이론. 이런 식으로 설명하려나요? 그러면 안됩니다. 우리는 지금 저 지문을 쓴 필자와 상대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지문의 말로 해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청의 문물제도를 수용하자.’ 

왜냐구요? 두 번째 줄 보니까 북학론이라는 단어를 수식하는게 저 구절이더라구요. 이렇듯, 우리가 아는 ‘북학론’ 의 정의는 상당히 다양하겠지만, 적어도 이 지문을 독해할 때만큼은 북학론= 청의 문물제도를 수용하자. 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문의 필자 역시 ‘북학론은 청의 문물제도를 수용하자는 것이다.’ 라는 줄기를 잡고 그 이후의 글을 전개해나갈 것이거든요. 어떻게 아냐구요? 본인이 지문에 저렇게 써놨잖아요.


하나 더 묻겠습니다. 그럼 북학파들은 어떻게 저 북학론을 구체화했나요? 같은 방식으로 저 문장을 독해해봅시다. ‘구체화하였다.’라는 말에 집중해서, 설명해주는 구절을 찾으면 됩니다. 그럼 답은 ‘연행록으로 기록하여’ 가 되겠네요.


이런 식으로 질문하면, 그냥 읽어보기엔 ‘에이 저걸 누가 못하냐? 또 오르비에서 한명 뱃지달고 별것도 아닌걸로 설치네.’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본인한테 물어보면 대답 잘 못합니다.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도 저거 해내는데 오래 걸렸어요. 기본기가 제일 중요한 거 아시죠? 그리고 또 한가지. ‘아니, 뒤에 읽어야 하는 문장들이 산더미인데 저걸 어떻게 하냐. 시간도 없고 효율도 떨어진다.’ 라고 할 수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영어공부 할 때는 다들 구문강의 듣잖아요? 제가 기억하기로 구문강의 없이 독해강의만 하시는 선생님 없었습니다. 순수한 지문내용 난이도로만 따지만 영어보다 국어 지문이 훨씬 더 길고 어려운데 왜 영어공부 할 때는 주구장창 구문공부 중요하다고 하면서 국어는 왜 안하나요? ‘우리는 국어 네이티브니까 괜찮아요.’ 라는 대답은 변명입니다. 그거 우리가 자주 듣고, 싫어하는 ‘우리나라 영어 지문 미국인이 봐도 못 푼다.’ 논리랑 같은 소리입니다. 수능은 ‘읽을 줄 아냐, 뭔 소리인지 아냐’를 묻는 시험이 아니고, 그걸 바탕으로 한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잖아요. 읽을 줄 안다고 해서, 정보를 제대로 뽑아내는 것은 아닙니다. 못한다고 해서 부끄러운 일도 아니구요. 연습하면 되는 영역입니다.


예시를 하나 더 보면 


조금 과거로 돌아가서, 18수능입니다. 똑같이 질문을 해 볼게요. 물질론이 뭔가요?


같은 방법으로 독해해서, 물질론= 생명체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것이 물질로만 구성된다. 가 되겠죠. 하나 더, 환원론은 뭔가요? 환원론= 모든 생물학적 과정이 물리 화학 법칙으로 설명되는 것. 이 되겠죠. 다만, 환원론이 나오는 문장 앞부분에 ‘물질론 가운데 일부’ 라는 말이 나오니까, ‘아, 물리 화학 법칙인데, 기본적으로 물질로 구성된다는 것이 베이스구나.’ 라고 생각해주면 됩니다. 


지금 어려운 걸 한 것이 아닙니다. 영어에서 하듯이, 구문 분석 조금 하고, 그걸 바탕으로 앞문장이랑 유기성을 끌어낸 거죠. 이걸 다음 문장에도 하고, 그 다음 문장에도 해 주면? 당연히 유기적으로, 글을 ‘독해’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이렇게만 한다고 모든 지문을 다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제가 위에서 말한 다른 요소들. ‘멘탈, 정보정리, 기출분석’ 이 필요한 거겠죠. 다음 칼럼으로 차차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이 좀 길어서, 첨부파일로 이 게시글도 올려두었으니 참고하세요! 제 과외 교재 내용인데, 코로나라 그런지 과외도 안 구해지고 답답한데 여러분이라도 많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대구쪽이나 비대면으로 과외를 구하시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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