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연속미분가능 [1007587]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1-04-15 17: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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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능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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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수능처럼 일본에는 대학입학공통테스트라는 게 있습니다. 옛날엔 센터시험이라고들 했죠. 센터시험에 논술 문제를 도입해 바꾸려고 했던 건데, 그걸 어떻게 채점하겠습니까? 그래서 논술형은 물건너가고 이름만 바뀌게 되었죠.


일본은 공통테스트를 2일간 나누어서 보는데, 그것도 주말에 봅니다. 토요일에 지리/역사/공민, 국어, 외국어를, 일요일에 이과, 수학을 보죠.


먼저 지리/역사/공민 과목인데요, 지리역사 6과목, 공민 4과목 총 10과목 중 2과목을 고르게 됩니다. 

지리역사세계사 A/B, 일본사 A/B, 지리A/B가 있구요, 독도 같은 문제는 다루지 않고 대동아 전쟁이라는 표현 역시 사용하지 않고 태평양 전쟁이라는 용어를 쓰더라구요. 또 우리나라 세게사/동아시아사에 일본사가 나오듯 공통테스트 세계사에도 한국사가 나옵니다. 지리에도 나오는데, 인상 깊었던 구절은 한국에 대한 선지에 '전통 문화를 복원하고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가 있었던 거네요

공민현대사회, 윤리, 정치/경제, 윤리/정치/경제 4과목으로 나뉩니다. 여기에는 시사 문제도 출제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이과생이라도 지리/역사/공민에서 한 과목을 응시해야 합니다. 


세계사 문제 중 하나를 들고 와봤습니다. 


못 읽으실 수 있는 분이 계실 수도 있으니 해석해 드리자면,


17세기 전반, 청의 침략을 받고, 이에 항복한 ⑤조선왕조는, 강한 반감을 품으면서도, 청을 책봉체제상의 종주국으로 받들 수밖에 없었다. 항복하고 수년후, 조선왕조는 청의 명령에 따라, 한성(현 서울)근교에 '대청황제공덕비'라고 부르는 비석을 세우게 되었다. 그 비문에는, 청의 황제의 공적과 덕행이 찬양받고 있다. 19세기말, 조선왕조가 청에게 독립한 후, 비석은 치욕의 유물이라며 쓰러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에는, 역사학, 언어학적으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아, 한국정부에 의해 문화재의 지정을 받아 보호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밑줄 친 ⑤와 관련하여, 한반도의 역사에 대해 쓴 글로서 옳은 것을 골라라.

①이자성이 조선왕조를 건국했다.

②김옥균이, 갑신정변을 일으켰다.

③캉유웨이가, 의병 투쟁에 참가했다.

④김정은이, 김대중과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서 국어인데요, 평론 11문항, 소설 9문항, 고문 8문항, 한문 8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평론은 비문학과 비슷하게 나오지만 논설문 형식으로도 나옵니다. 보통 4000자 내외 한다고 하네요.

소설은 대부분 4000자에서 5000자 정도 나오며 나온지 5년도 안 된 소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고문은 말그대로 고전 작품인데, 원문 그대로 출제하고, 각주는 꽤 많이 달아줍니다. 스타일은 우리나라 학력고사 스타일이라네요.

한문 역시 원문과 각주를 제시하기는 하는데, 해석 순서가 한자 옆에 제시됩니다. 우리나라 제2외 한문하고 비슷하거나 약간 쉬운 수준이라네요

참고로 국어 영역만 문제지에 글이 세로로 쓰여있습니다. 


작년 시험에는 평론 분야에서 회복력 소개 지문이, 소설 분야에서 하라 타미키의 청일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 "그림자"가(1948년작), 고문은 '사요고로모'에서, 한문은 시인 맥영순의 오언시가 출제됐네요



평론지문은 이런 식으로 나옵니다.


참고로 일본은 비문학보다 문학이 훨씬 어렵다고 하네요



다음은 외국어입니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어, 한국어 중 택1인데, 영어가 99퍼이고 한국어 응시자는 200명이 채 안된다고 하네요. 총 6개의 섹션으로 나뉘는데, 발음, 강세, 어법어휘, 단문독해, 대화문, 장문독해로 나뉩니다.


영어 지문 하나 갖고와봤습니다.



한국어는 이렇다고 하네요.


한국어 장문독해 영역 지문은 이렇습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일본은 영어와 영어 리스닝이 별개의 과목이라는 점입니다. 영어 선택자에 한해서만 리스닝 시험을 보는데, 전문항 두 번 들려주며, 개인별로 음향 기기(헤드셋)을 지급해서 실시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 영어듣기능력평가처럼 1번은 대화를 듣고 알맞은 그림 찾기 문제인데, 옛날에 이런 문제가 나와서 일본에서 밈이 된 적도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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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잠시 후에 다루고, 이번엔 이과(과학)입니다. 이과는 이과1과 이과2로 나뉘는데, 

이과1에는 물리기초, 화학기초, 생물기초, 지구과학기초가 있으며 이과2에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 있습니다.

문과생들은 이과1 2과목을 응시하며 이과생들은 이과2 2과목을 응시합니다.

즉 우리나라로 따지면 인문계 학생들은 사탐 2과목에 과탐 원과목 2개, 자연계 학생들은 사탐 1과목에 과탐 투과목 2개를 선택하는 것이니 정말 ㅎㄷㄷ하죠. 일본에서 이과1과목은 생화지물 순서로 응시자가 많고 이과2과목은 화물생지 순서로 응시자가 많습니다.


본격 문과생이 푸는 포물선 운동 문제.jpg(작년 물리기초 문제)

본격 문과생이 푸는 몰 농도 문제.jpg(작년 화학기초 문제)



그럼 이과생들은 뭐 푸냐고요?



참고로 일본에서 지구과학은 혐오 과목 취급한답니다. 우리나라 혐리2보다 더요...



마지막으로 수학입니다!! 수학은 수학①수학②가 있는데, 수학①에는 수학I, 수학A가, 수학②에는 수학II, 수학B가 있습니다. 

교육과정은 다음과 같다고 하네요.

수학I1학년 문이과 공통 과목으로, 다항식의 연산, 지수법칙, 인수분해, 이중근호, 실수, 일차부등식, 집합과 명제, 이차함수와 이차방부등식, 삼각함수와 사인법칙/코사인법칙, 대푯값과 산포도(분산, 표준편차), 사분위 등을 배웁니다.

수학A 역시 1학년 문이과 공통 과목으로, 경우의 수 (순열, 조합 등등), 확률, 논증기하학(각의 이등분선, 오심, 체바 정리, 메넬라오스 정리, 원주각, 접현 정리, 방멱 정리, 작도, 삼수선의 정리와 이면각, 오일러의 다면체 정리), 정수론(약수와 배수, 소수, 유클리드 호제법, 부정방정식, n진법) 등을 배웁니다.

수학II2학년 문이과 공통 과목으로, 이항정리, 절대부등식, 유리식과 무리식, 복소수와 조립제법, 고차방정식, 직선과 원의 방정식, 점과 직선 사이의 거리, 삼각함수의 덧셈정리(반각공식, 배각공식, 3배각공식, 합성 모두 포함),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극한과 다항함수의 미적분을 배웁니다.

수학B 역시 2학년 문이과 공통 과목으로 수열(점화식 포함), 평면벡터와 공간벡터, 공간좌표, 통계를 배웁니다.

마지막으로 수학III이과 한정 3학년 때 배우는데, 합성함수, 역함수, 극한, 이차곡선, 복소평면, 초월함수의 미적분을 배웁니다. 


즉, 일본은 문과생도 삼각함수의 덧셈정리, 벡터를 배우는 것이죠.


문과생들은 수학①을, 이과생들은 수학②를 보게 됩니다. 난이도는 우리나라보다 쉽지만, 대부분 문항이 풀이과정 빈칸 채워넣기 문제입니다. 


사실 일본에서 공통테스트보다 중요한건 본고사입니다. 본고사에서는 공통테스트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과 난이도의 문제들이 나오죠.

어쨌든 이렇게 일본의 수능인 대학입학공통테스트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읽어볼 거리가 되었다면 좋아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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