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olved Slave II [872525] · MS 2019 · 쪽지

2021-06-30 20: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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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문제를 왜, 교과 외 기출을 왜 봐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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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volved Slave II 입니다. 오늘은 많은 수험생들이 자주 물어보는 '예전' '교과 외' 문제를 푸느냐 마느냐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이 범주는 강사들 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꼭 풀어야 하는 유형 자체도 범주가 다르기에 본인이 전략적으로 생각할 때 과하다 싶은 범주는 과감히 무시하시고, 일리가 있다 생각하는 범주라 풀어야 겠다 싶으면 꼭 끝까지 파고 들어가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으셨으면 합니다.



이번에 '쉬운 문제' 및 '교과 외' 내용으로 가져온 예시는 2015학년도 9월 가형 문제로, 당시 수능 문제가 비교적 쉽게 내는 트랜드에서 점수를 주는 유형의 문제들이었습니다. 한 번 보시죠.


3점짜리입니다. 사실 그냥 풀고자 하면 눈으로도 풉니다. 근데, 문제를 좀 읽다보면, 결국 똑같은 사인함수이지만 x인지 2x인지 차이로 문제를 냈습니다. 당연히 배각공식을 배운 사람들이었다면 이 문제를 풀 때 sin2x=2sinxcosx를 생각하여 sinx(2cosx-1)=0으로 접근하겠지만, 문제를 푸는 것은 잠시 뒤로 두고, 삼각함수의 원주각 관점에서 생각해봅시다. 실수 t에 대해,(0<=t<=1)


sinx=t

sin2x=t


을 모두 만족하는 실근 x의 값을 범위 안에서 구해야 합니다. 그럼 x를 표현해봅시다. sinx=t를 만족하는 실근을 a라 하면, 사인함수가 x=pi/2에 대칭이므로


에서, 가능한 a 값은 a=0, a=pi/3, a=2pi/3, a=pi가 나옵니다. 이를 바탕으로 x값을 구해보면, x=0, x=pi/3, x=pi 이렇게 3개가 나오죠. 그냥 '짠' 하고 나온 건 아니고, 하나하나씩 연립해서 4가지 식을 연립하면 남는 식이 이렇게 됩니다. 진짜 의미없이 복잡하고 지저분해 보이죠? 근데 왜 굳이 이런 관점을 쓰는 걸까요?


2021학년도 9월 가형 21번 문제입니다. 당시에 학생들이 죄다 그래프를 그려서 풀려 했고, 실제로 딱히 기존 기출에서 그래프로 이해하는 것 외에 어떤 아이디어를 적용해서 똑같은 원리로 푸는지 명확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걸 명확하게 표현하려면 식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위에 있는 3점짜리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코사인 함수와 사인 함수 모두 '주기성'과 '대칭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원주각의 일반형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적분 선택자들은 배각공식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를 순수 공통과목 과정(수1)으로만 풀려면 이 원주각 풀이가 더 일관성 있습니다. 즉, 바뀐 교육과정에서 봤을 때는 2배각 공식을 써서 위의 문제를 푸는 것보다 이런 원주각의 일반형으로 표현하며 연습한 학생이 더 일관되게 어려운 문제까지 풀 수 있는 거죠. 


'교육과정이 바뀌었으니까 전에 2배각 공식을 써서 푸는 문제는 걸러야 해!'가 아닌 겁니다. 오히려 더 낮은 단계의 수1 지식에서 충분히 확장해서 풀 수 있다는 겁니다. 당연히 그렇다고 무조건 이런 문제들을 죄다 '어렵게만' 풀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에 2배각을 써서 풀 수 있었던 분들은 2배각으로 푸는 방식을 아는 상태에서 원주각 개념을 새로 도입해 보는 거고, 2배각을 전혀 몰랐던 분들이라면 이 문제가 그냥 걸러야 하는 문제가 아닌 충분히 교과 내용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생각해보는거죠. 다른 예시를 하나 더 들어보죠. 해당 문제는 풀 수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아이디어 자체는 아직 유효한 문제이기에 들고 왔습니다.




일단 문제까지 읽고 난 뒤에 f(x)=x(x+4)임은 지극히 당연하게 나옵니다. 그리고 f(x)가 x=-2에 대한 선대칭에서,

f(1)=f(-4-1)=f(-5)이므로 

이 두 식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래, 여기까지는 지금 교과로도 충분히 유도 가능합니다. 그 다음은 각각의 케이스를 이항 후 제곱시켜서 첫 번째 식은 x>=5, 두 번째 식은 x>=-1 범주에서 가능한 x 값이 각각 8, -1, 0이 된다는 점에서 답이 7이 됩니다.(혹여나 이걸 풀어보려는 분 중에 x=3까지 고려하여 답이 10이 나왔다면, 당시 출제자가 의도한 함정에 그대로 걸리신 겁니다. 유명한 유형이었고, 가장 틀리기 쉬운 유형이기도 했습니다.)


그럼 이 문제는 왜 들고 왔을까요? 

이 함수.....저희 미적분 선택자분들 이거 합성함수 개념으로 볼 수 있지 않아요? 저거 미분해서 그려보면, x>=-1에서 정의되고 x=-1에서 1이 되고, x=-3/4에서 극댓값 5/4를 갖고, 계속 감소하는 함수가 되어서


y=1과의 교점은 2개, y=-5과의 교점은 1개가 되어서 실근의 개수가 미리 3개이다를 확정하고 풀 수 있긴 합니다. 물론, 무리방정식을 배운 세대들은 이렇게 푸는 것을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쓸데없는 풀이라고 할 거에요. 다만 지금 현장에서 당장 빠르게 풀이를 써내려가는 상황이 아닌, 하나의 기출 문제로서 분석을 해야 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관점을 넓혀서 자신이 아는 문제 유형이나 아이디어와 접목시켜서 기출문제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걸 공부를 시작하는 수험생이 일일이 전부 하기를 기대하지 않아요. 그거야말로 엄청 가성비 떨어지고 바보같은 짓이죠.


하지만, 기출을 봐야 한다는 의미가, 어지간한 기출을 다 봤고 풀이도 거의 외울듯이 잘 이해했다고 하는 수험생은 이걸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사설 문제에서 '어 어려운 미적분 30번은 합성함수를 주로 써서 정신 나가게 하네. 이건 이렇게 풀면 되고~' 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예전 기출에서 이렇게 나왔던 게 있는데 사설은 이 방식에서 숫자만 좀 더 더럽게 낸 거네~' 하고 문제를 갖고 놀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해석을 접목시키려는 기출 분석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런 교재가 없을 경우 가지고 있는 문제집에 있는 문제 중에 이런 '교육과정에 벗어나 보이는' 문제가 들어있는 문제가 실제로 풀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좀 다른 관점으로 접목시키다 보면 현 교과과정 안에서도 충분히 풀리는지를 따져보면서 여러분의 피지컬이 늘어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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