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추나죽어 [962851] · MS 2020 · 쪽지

2021-07-08 22: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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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국어 기출분석 - 실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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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새봄춥니다.

저번 글에 많은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요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이번에도 의문점을 댓글로 자유롭게 물어봐 주시면 아는 만큼 답변드리겠습니다.


이번 글은 제가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론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당연히 기출분석에 모범 답안 따위는 없으며, 이론편에서 언급하지 않은 새로운 내용도 없습니다.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했는데 왜 나는 못하지? 등의 자책은 무의미하며 소모적입니다. 당연히 저도 이런 글을 쓸 때에는 가장 좋은 사례를 가져오게 됩니다. 모든 지문에서 수능에 대한 번뜩이는 통찰을 얻은 것이 아니며 그럴 수도 없습니다. 아무튼 하다 보면 자기만의 방식이 생기니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고 일단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여러 지문을 가볍게 보며 제가 주목한 포인트를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뭐라고 분석했나에 집중하지 마시고, 이런 상황에서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구나 정도를 가져가시면 되겠습니다. 구체적인 분석의 내용은 저보다 훨씬 깊이 있으신 강사님들에게 배우시길...

+ 사진은 전부 2020 혹은 2019 버전 홀수입니다. 어차피 기출이긴 한데 문제가 되면 사진은 내리겠습니다.



1. 비문학



어려웠는지 옆에 구조도를 그려놓았네요. 연필은 '시간 제한 풀이', 검은 펜은 '시간 제한 없이 검토', 다른 색 펜은 '해설 보며 피드백' 단계입니다. 이렇게 검은 펜 단계에서 분석을 최대한 다 해서 해설지는 키워드 정도만 확인하는 게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실제로 제가 수능 직전에 기출 푼 걸 보면 채점도 안 했습니다. 굳이 답을 확인할 이유가 없는 거죠.

1번 같은 형태는 저렇게 모든 선지에 대해 답변을 적어보는 것이 좋은 분석입니다. 19수능 우주론에서도 형태는 다르지만 저런 식으로 정오를 판단하면 오히려 안 헷갈리고 빨리 풀리는 문제가 나왔죠. 2번 문제를 보시면 심지어 선지를 품평하고 있네요. 학생 입장에서도 선지 퀄리티가 아니라 이 선지를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평가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3번의 경우 제가 어렵다고 느껴서 밑에 문항에서 물어보는 내용을 도식화해 놓았습니다. 구조를 직관적인 형태로 정리하면 제가 얼마나 이해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풀 때 전혀 이해하지 못한 유일한 지문이 바로 점유소유입니다. 보시면 하나밖에 안 틀렸는데, 다른 문제들은 전부 미시적 일치 여부 확인만으로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4번의 경우는 이해하지 않으면 풀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기다 적지는 않았지만 풀면서 '이렇게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 나와도 멘붕할 필요가 없다. 일치만 확인해도 태반을 맞출 수 있다. 한두 문제만 포기해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수능날에 벌어지는 모든 상황이 이미 예측한 범위에 있도록 본인만의 상황 대처법을 쌓아나가도록 합시다.

저건 저 혼자 여러 번 읽어봐도 모르겠어서 박광일t의 해설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제야 제가 완전히 잘못 이해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약간 흥분을 해서 구조도 그리기 칸에 많은 양의 피드백을 적어놓았습니다. 마지막 칼럼에서도 언급하겠지만 내가 지금 어려워하는 문제가 수능에 다시 나온다면 어떻게 파훼할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곧 실전력입니다.



1번 문제와 같이 논지 전개 방식을 물어보는 문항은 정답 선지가 매우 명확하기에, 이에 대한 나름의 결론을 적어놓았습니다. 분석 과정에서 정답 선지가 어떻게 모든 내용을 포함하는지 따져 보면 좋겠죠?

2번과 같이 많은 학자들이 주장한 바를 전부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유형은 한 번에 정확히 푸는 게 중요한데, 저는 학자 이름에 표시를 하자는 결론을 냈군요. 엄청 사소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피드백이죠? 전 글에도 썼다시피 혼자 하는 기출분석은 거창한 깨달음을 생각하고 접근하면 실망만 하실 겁니다. 강의에서 채우지 못하는, 작지만 실전적인 행동들을 정립해야 합니다.

이 지문은 문제마다 출제 의도를 짧게 적어놓았네요. 특정한 포맷을 무조건 지켜서 분석하는 것도 초반에 감이 없을 때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점점 경험이 쌓이면 그러한 포맷이 최적이 아닌 경우를 보게 됩니다. 결국에는 공통적인 틀은 최소화하되, 지문과 문제를 보면서 생각해보고 싶은 걸 적당한 형태로 분석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개념(A와 B)이 글 전체에서 대비되는 형태의 지문은, 글에서 나오는 여러 소개념과 수식어구들이 A와 B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명확하게 표시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 구조도의 동그라미와 세모가 그걸 의미하는 거죠.



김승리t가 좋아하시는 지문으로 알고 있는데, 저도 수능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종합적으로 물어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생물 지문은 생소한 용어가 복잡한 순서로 엮이는 것이 특징인데, 이를 위해서는 구조도처럼 간단하게 필기를 해 가면서 읽는 것이 괜찮은 방법이겠죠. 비례인지 반비례인지를 묻는 선지가 많이 나오므로 화살표 등으로 관계를 표시할 수 있을 겁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제가 쓴 것들이 다 당시에 피드백한 내용들입니다. 무엇이 이 지문과 문항을 어렵게 만들었는지 따져 보고 그걸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분석입니다.



16학년도 것이긴 한데 책에 있어서 풀었습니다. 첫 문단 마지막 문장에서 괄호친 부분이 보이실 겁니다. 저는 이렇게 문제가 나올 것 같은 중요한 구절에 괄호를 치는데요, 수능날에도 제가 친 괄호에서 정답 선지가 (제 기억으로는) 두 번 정도 나온 것 같아요. 그만큼 혼자 하는 기출분석은 지문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경험적, 직관적으로 체화되게 합니다. 이해황t의 <국어의 기술>을 학습하신 분이라면 XO 구조에 대해 아실 텐데, 그런 것들도 다 평가원이 중요하게 자주 물어보는 지점을 토픽으로 만든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평가원이 자주 물어보는 지점들이 실제로 독서 과정에서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2. 문학



문학도 가볍게 봅시다. 2번은 제가 틀린 문제인데요, 시간 재고 풀 때 굉장히 헷갈렸고 검토할 때도 고민을 많이 해서 길게 피드백을 적어 놓았습니다. 제 사고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왜 틀렸는지,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피드백은 따로 공책에 정리해 놓았다가 모의고사 직전에 한 번씩 상기하면 그것만으로도 틀릴 문제를 맞춥니다. 진심입니다.



문학은 독서와 달리 개념어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반어, 연쇄, 점층, 공감각적 심상과 같은 문학 특유의 개념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정의만 외워서는 안 되고 실제로 평가원이 '이 정도는 역설이라고 본다, 이 정도는 틀렸다'고 보는 기준을 기출 풀이를 통해 확립해야 합니다. 따라서 허용 가능성이라는 말은 문학의 핵심을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표현상의 특징을 묻는 1번 문제에서 자연 친화적인 태도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죠. 이게 정답 선지가 아니라는 것도 시사점이 있을까요? 나아가 틀린 것을 고르는 문제와 맞는 것을 고르는 문제에서 각각 정답 선지와 오답 선지의 특징이 다를까요? 제 글을 읽은 수험생이 기출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에 미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위의 두 지문도 15년 기출인데 그냥 책에 있어서 풀었습니다. 독서와 달리 문학은 오히려 예전 기출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찾아서 풀지는 않더라도 강의에서 소개될 때 잘 공부하시면 충분합니다. 별 내용은 없고, 그냥 이 정도는 허용한다 / 이 정도는 너무 갔다는 기준을 세우는 과정을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실전편도 마무리해 보았습니다.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국어 학습의 방향성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셨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며칠 뒤에 수학 를! 주제로 다시 뵙겠습니다.

rare-나는야 존잘 rare-아님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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