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11명 중 혼자만 특목고에서 떨어졌을 때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39080483
저는 특목고를 지원했다가 떨어졌었습니다. 저희 아버지 학원에서 미추홀외고, 인천국제고, 한민고, 포스코고 다해서 저를 포함해 총 11명이 준비했었고, 이 친구들 모두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알던(몇몇은 유치원친구) 정말 이른바 랄부친구였습니다. 입시가 끝나고 결과는 총 10명이 붙었습니다. 맞습니다. 제목에 썼듯이 저만 떨어졌습니다.
다른 친구들 다 붙었다고 했을 때 그 충격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날 정도입니다... 여태까지 지내오면서 가장 큰 패배감이 들었을 때가 그때였던 거 같습니다. 모두들 하나씩 '나 붙었대'라고 할 때 저는 홀로 실패의 고배를 맛봐야했죠. 함께 지냈던 그 친구들은 저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했지만 그때의 저는 너무나 충격에 휩싸인 나머지 다른 친구들의 합격을 축하해주지도 못했습니다. 심지어는 2지망으로 썼던 100명 미달 학교에도 떨어져 집에서 40분 떨어진 5지망으로 뺑뺑이 합격까지 하여 그 충격은 배가 되었습니다.
그때 저희 할머니께서 "신은 좋은 것만 주신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물론 저는 신을 거의 안 믿습니다만 그 말씀을 들었을 때만큼은 신이 절 버린 것은 아니었음을 진심으로 바랐습니다. 함께 지내던 친구들하고도 갈라지고, 더 이상 저는 그 친구들과 같은 교육환경에서 지내지 못하게 된다는 좌절감은 저를 압박해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반대로 생각하려 노력했습니다. 나는 조금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을 거라고. 일반고에서 성적따는 것이 다 나을거라고. 그러면서 차츰차츰 마음가짐을 변화시키려 노력하였고, 자연스레 다시 그 친구들과도 가끔씩 연락하며 그 당시를 회상하며 얘기할 수 있기까지, 여태 제가 가지고 있던 큰 부담과 미련들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제 이야기를 다른 친구들에게 하면 '자기 같았으면 그 친구들 미워서라도 연락 못하겠다', '넌 멘탈이 강하구나'라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이 역시 제가 마음가짐을 바꿨기에 될 수 있었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일반고에 진학하여 꽤 좋은 성적을 유지하였고, 특목고에 진학한 친구들 보기에도 부끄럽지 않은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실패를 통해 변화를 추구하고, 그 실패가 내 생각을 바꾸고 결국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렵지만 그 두려움은 제 마음의 씨앗이 되고 힘든 일을 겪은 씨앗일수록 그 결과는 더 찬란해보일 겁니다. 올해저와 같이 수능을 보시는 분들께서도 본인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뭔가 좀 아쉽네 지구1
-
걍 가면 몇 점 나옴?
-
아예 균형을 잃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음. 균형을 잃고 거기서 추진력을 얻어서...
-
우울증 학교부적응 내신망함 자퇴욕구MAX 수능노베 이거 수능 뽀록나서 대학 잘가는게...
-
저들이 나와같은 인간이라는게 믿기지않는 압도적으로 똑똑하거나 성실하거나 아름답거나...
-
흐어
-
비문학 독해 연습 드가자...
-
가슴 한 켠에 증오 대신 문학을 담고 오늘의 끼니보다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고파스 동물원에서 지내다 보니 틀딱 드립에 물들었어
-
국어 공통 김승리 풀 커리 언매 유대종 수학 예체능이라 X 영어 션티 or 이명학...
-
남초 입시커뮤에 왜 여시충 아줌마가 와서 여대관련 이슈만 보이면 아득바득 달려와서...
-
앞으로 데이터사이언스, 데이터분석 관련 직군이 더욱 늘어날거라 미래에 배팅한다고...
-
수능에선 걍 잘풀고 답맞추면 장땡이지 수험생입장에서 강사가 출제자의도를 보여주니...
-
두 문제 틀렸는데 그럴수도 있음?
-
1. 의사 면허가 모든 것을 책임져주는 시대는 언젠간 반드시 사라질 것 같다....
-
경제하다와서보면얘는ㄹㅇ..
-
올해 지구 1
50 50 47인데 과외 경쟁력있음? 근데 이제 수능찍맞n개를 곁들인 ㅋㅋ
-
머가 더 지금시기에 와닿음?
-
ㅇㅈ 2
ㅇ
-
안녕하세요 사탐,과탐 둘 다 노베이고 어느것을 할까요? 미리 경험하신 분들께 조언...
-
님들이 저라면 자퇴함? 11
2-1까지 성적 1.64 근데 이번 중간고사 3.33 맞아서 총합 2점대 오픈함...
-
기출 푸는데 갑자기 미적기하 선택에서 그런거 없어지고 기하랑 다 들어있길래 뭐지...
-
신선하다는 의견을 많이 봤는데… 그냥 사설에서 나오는 유형 아님??
-
말 되나요ㅠㅠ
-
수학 잘하려면 2
수학 개념을 다 익히고 문제푸는거에요 아니면 개념 보고 바로 문제를 풀어서 개념을...
-
시험장에서 공통 은 잊어버렷는데 미적이 존나 어려웟어서
-
1컷 84~85면 내가 승
-
하늘이 예뻐 6
전 가끔 하늘을 보고 지려요
-
하ㅠ
-
아..적당히 해야지
-
님들 과외 어디서 구함 13
답답하네
-
반수하신분들…. 4
반수에 도움되는 조언 한마디씩만.. 부탁드립니다… 무휴반해야할수더 있고요…....
-
안녕하세요! 부산진학지원단 가채점 통계자료와 실채점 결과를 활용하여 '올해는 어떻게...
-
끊어야하는데 하.....
-
오늘은 6승 3패 막판 탑 케틀 후픽 박은 새끼야 다신 만나지말자
-
걍 일러 투척 7
-
문과면 메가패스 1
살 필요가 없지 않나요..?
-
김범준T 0
확통하는 문과 3등급이 듣기엔 어려운가요
-
고전시가 질문 5
제가 답을 고를때는 나열하는거같아서 기대감은 안드러났다고 생각했는데 답지에는...
-
27수능때 과탐 장례식이라 전례없는 핵폭탄과탐 내야되는데 국어까지 불로내긴 좀...
-
자러 갈까요 8
미적을 더 하고 싶기도 사실 한 페이지밖에 안 함뇨..
-
하아..
-
전전은 당연히안되는걸로알고 자전융힙이나 신소재화공쪽이요
-
이동준 강기원 0
예비고3이고 시대 둘다 신청 성공해서 갈수있는데 두분 병행하면 많이 빡셀까요?...
-
기본으로 4그릇 이상먹었고 아직도 카레 8그릇 먹은게 기억남 치킨 1마리 먹어도...
-
지옥2 보면서 느낀건데 유아인 연기는 진짜 대체불가인듯
-
아
나빼고 다 붙으면 멘탈 진짜 깨졌겠는데...
일반고에서도 꼭 성공하시길
제가 부족해서 떨어졌을테니 붙은 친구들 생각은 하지 말자
이러면서 마음 다잡았던 거 같아요. 대학갈 때도 이런 식이면 곤란하니까요 :)
씹갓의 마음 메모..
저도 현역인데 외고 지원했다가 저만 떨어졌었거든요 ㅋㅋ 보다가 공감돼서 남깁니다! 확실히 패배의 경험이 일반고에서 공부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는 원동력이 돼준 것 같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당
한민고는 왠만하면 붙는데
알고 있죠 ㅎㅎ 한민고는 2명만 썼었구 함께 준비했던 친구라 넣은 겁니다
진지한 본문, 그렇지 못한 프사
자 조용!
앗...포스코고
서로 아는 사람이 있을수도..ㅋㅋㅋ
앗… ㅋㅋㅋㅋ
왔으면 만났겠네요ㅋㅎㅋㅎㅋ
전 국제고 썼었어요 ㅎㅎㅎㅎ
오홍
저희학교 온 친구 궁금하네요ㅋㅋ
혹시라도 나중에 궁금하시면 쪽지주세요… ㅎ
언급된 학교 중 하나 나왔는데 후회합니다...ㅋㅋㅋ
그래도 보트 타는 오리비님이랑 같은학교라서 좋아요ㅎㅎ
헉 그러셨군요
진짜 중3때는 높은 고등학교 가면 다 잘될줄 알았는데
이제와서 보니 대학가는건 그냥 산골에서 내신 잘딴애가 최고인거 같음
물론 기숙사 생활은 재밌음 그래도
한민고 솔직히 거품임 ㄹㅇㅋㅋ 대학 어떻게 보내는지 모르겠음
전 하나고 떨어져서 오히려 그게 또 계기가 된거같음 그냥 ㄹㅇ 케바케
와우…. 대단하세요
그냥 일반고가서 내신 찢고 수시황 ㄱ
그님대?
저 고3인데요?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저도 특목고 떨어졌는데 사실 그 전까진 공부 대충 하다가 일반고 가서 1등하는거 보고 나서부터 해야겠다 생각해서 열심히 하게 됨
일반고에서 내신챙기는거 정말 현명한 선택이에요 화이팅
도대체 왜 미워서라도 연락 못하겠다는 반응이 나오는 거지 그냥 당위적인 거고 필연적인 결과 아닌가 다른 친구들이 님 끌어내린 것도 아닌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