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irconium40 [402403] · MS 2012 · 쪽지

2014-02-02 18:48:37
조회수 11,346

건양대 의대 정시 면접 내용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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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면접내용을 궁금해 하시는 분이 꽤나 많으실텐데 실제로 오르비에 제대로 된 정보가 별로 없네요

올해 건양대학교 의학과 정시 일반전형에 응시를 했던 사람입니다.

그냥 말하는 방식은 제가 편한대로 할께요

일단 면접전에, 중요한 것이 있어요

면접은 사람 얼굴을 보면서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인상이 상당히 중요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면접을 보러 가기전에 머리 단정히 정리 하고( 염색하신분 다시 염색 푸시는게 더 깔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옷도 양복은 아니지만 그래도 깔끔한 옷

예를 들어서 셔츠+니트+코트 정도의 조합이라던가요(패딩은 개인적으로 비추천)

그리고 '말'을 '조리있게' 잘 하기 위해서 긴장을 풀어주어야 하니 우황청심x(정확한 명칭을 모름) 반 정도 먹고 들어가세요

올해는 면접 하기 이틀 전에 건양대학교에서 의학과 1단계 합격자 대상 설명회를 했으니 아마 내년에도 가지 싶은데 그거 한번 가보시는것도 좋을꺼같네요


본격적으로 진행해볼까요

먼저, 면접 대상자가 전부 모이면 인원체크를 하고 핸드폰을 수거합니다.

그뒤 한명씩 한명씩 면접이 시작되는데

이름 불러준 순서대로 10분 간격으로 불려나가서 다른방으로 이동을 합니다


첫번째방


의사들의 파업에 대한 제시문이 있었습니다.

의사들이 파업하는 것에 찬반여부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4분 이상 말하시오. 뭐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A4용지와 모나미 볼펜 한개 주고, 10분동안 A4용지에 적어서 자신이 말할 내용을 정리하라고 합니다.

열심히 적습니다. 끄적끄적끄적끄적

10분이 지납니다.

문을 똑똑 두드립니다.

펜을 놓아두고 다음방으로 이동합니다.


두번째방


아까 적은 A4 용지에 적은 내용을 가지고 말을 할 연습을 합니다.

주어진 시간은 10분입니다.

그냥 자유롭게 연습하시면 됩니다.

이방에서는 펜 못씁니다 A4용지 종이만 들고 들어갈 수 있어요

10분이 지납니다.

노크를 합니다

문닫고 나옵니다.


세번째방


두둥


드디어 면접을 합니다.

들어가자 마자 편한 인상을 하신 교수님들 세분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때 중요할 것은 인사를 잘해야 한다는거죠

큰소리로, 인사를 깍듯이 합니다.

자리에 앉습니다.

먼저 어디서 왔냐? 어떻게 왔냐 이런걸 물으셨고

제 출신지와 그냥 부모님이랑 같이 차타고 여행오는 기분으로 왔다고 말했습니다.

교수님이 스탑워치를 맞추십니다.

그때부터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근거를 서술합니다.

저는 의사 파업을 찬성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대한 근거는, 의사로서 의술만 생각할게 아니라

사람으로서, 환자를 위해서 국민들이 치료받는 환경을 생각해야한다

뭐 이런식으로 말했습니다.

(요 부분이 자세히 기억이 안나서 죄송합니다. 솔직히 저는 앞에 십분동안 말했던 내용 하나도 말 안하고, 그냥 제 머릿속에서 나오는 생각 그대로 말해서, 기억이 잘 안납니다.)

그리고, 물론 파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당직의사나, 응급 의료 인력을 배치 해놓고 의사 파업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했더니

교수님이

"그렇게 파업을 한다면, 정부 또는 국민들에게 의사 라는 직업의 중요성이나, 주장의 힘이 약해질텐데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고 반문 하셨습니다.

"우리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는것도 좋지만, 의사로서, 환자의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 하니까, 자신의 주장을 약간 굽히더라도, 환자의 생명을 지키겠습니다" 라고 다시 대답했습니다.

두번째 추가 질문이 옵니다.

"의사 파업이 꼭 필요하다고 보는가?"


"아니요, 의사들의 파업은 최후의 방안이 되어야만 합니다. 정부와 국민에게 의사들의 주장을 전달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정부가 우리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을때, 그때 파업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고 넘겼습니다.


세번째 질문이 옵니다.

"지금 흔히 말하는 비인기과(외과, 흉부외과 등등)의 전공의 부족현상이 매우 심각한데,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는가?"


Lucky~!

제가 원하던 질문이 왔습니다.

"예 제가 전공하고자 하는 과는 외상외과이고, 이과도 방금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비인기과 중에 한곳인데, 이러한 곳은 상당히 전공의들이 부족한데, 저는 이러한 비인기과들의 치료수가를 조정하여, 보상을 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문이 옵니다

"그럼, 다른 과들이 이러한 수가인상에 대해서, 자신들에게는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반발할 것인데 이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비인기과의 전공의들의 가장 큰 힘든점은 일의 양이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술전문 간호사와 같이, 의사들의 일을 거들어 줄 수 있는 인력을 지원하는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더듬음 없이, 멈춤 없이 교수님들의 반론을 받아쳐냈습니다.

더 이상 교수님들의 질문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자리에 일어서서 나갈때

뒤돌아서서,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나갑니다

교수님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아서 흡족했습니다.


마지막 방입니다.

심호흡을 하고, 마지막 방으로 들어갑니다.

들어가자마자 정중하게 인사를 합니다.

교수님들의 반응이 없습니다...(쩝...)

앉습니다.

면접을 시작합니다

교수님들이 먼저 어디서 왔느냐, 어떻게 왔느냐 이런 아까전 방에서 물었던 질문을 하십니다.

똑같이 대답해드리고 넘어갑니다


첫번째 질문이 들어옵니다

"자네가 생각하기에, 자네는 리더인가, 팔로워인가?"


"일단, 리더와 팔로워 저는 이렇게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누군가를 이끄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고, 누군가에게 이끔을 당하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엔 누군가 이거 하자 고 해서 우르르르 다 똑같을걸 하는 시대도 아니고, 무엇보다, 어떤 그룹을 이끄는 사람이다 라기보다는, 그룹에서 누군가 뒤쳐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사람을 북돋아주는 사람인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가 리더냐, 팔로워냐 라는 질문에 있어서, 그 중간선상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씀드려야겠네요." 라고 했습니다.


교수님들이 당황하십니다.(개인적으로 교수님들이 다른사람들이 했던 대답과 다른 대답을 해서 당황하셨다라고 생각합니다)


당황하신 어조로

"그럼 굳이 리더와 팔로워중에 어떤것을 고르겠느냐?"


"예 둘중 하나를 고르자면 리더 인것 같습니다."


리더로서 한 일에 대해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예 저는 작년에 재수학원에 있을때, 저는 그반의 반장이었고, 제 주변에는 항상 캔커피가 있었습니다.

저도 삼수를 했었고, 주변 친구, 동생들도, 모두 매일매일 열댓시간씩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고, 잠을 줄여서 공부를 하곤 했습니다. 쉬는시간에는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경우가 많았고, 저는 그런 친구들을 위해서 캔커피를 자는 친구 옆에 두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저도 지쳐서 힘들어 자고 있을때, 다른 친구들이 제 자리에 먹을 것들을 놔두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먼저 한 행동이 다른사람의 좋은 행동을 이끌었고, 그렇기때문에 우리반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거두었던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옆에 계시던 여교수님이 질문을 하십니다.

"살면서 다른사람과 다툴일이 많았을 것인데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했나요?"


"예 저는 보통 그런 친구들과 대화를 합니다

보통 매점에 가서 맛있는것을 같이 사먹으며 이야기를 하던가, 축구나 농구같은 것을 같이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흔히 말하는 막나가는 학생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타협을 했던 것 같습니다"

'막나가는 학생들' 이 뭔가 꼬투리가 잡혔나봅니다


같은분이 되묻습니다.

"그렇다면 막나가는 학생들은 어떻게 했습니까?"


"저는 보통 주변에 저와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을 모았습니다"


또 다시 묻습니다

"힘으로요?"


"아니요. 보통 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걸 알게 될때, 자신의 의견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라고 말하니 넘어갔습니다.


그 다음질문이

"건양대학교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뭡니까?"


"예, 첫번째 이유는, 건양대학교가 인성면접을 한다는 것입니다.

인성면접을 한다는 것은, 사람을 보고 좋은 사람을 뽑겠다는 것인데, 이 학교에 가면, 좋은 교수님과, 좋은 동기들, 좋은 선후배들과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것이고.

두번째 이유는, 아까 말씀드렸듯, 저는 대구출신인데, 대구에서는 제가 전공하고싶은 외상외과 전문의 수련병원이 없습니다. 대구에 대가대, 계명대, 영남대, 경북대에 병원이 있는데, 대가대, 계명대, 영남대에는 외상외과 세부전문의 양성을 하는곳이 아니고, 경북대병원은 지금 의학전문대학원이라 지금 제가 진학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다른 도시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저의 친척은 대구 아니면 대전에 살고 있기 때문에, 대전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고, 저는 대전의 건양대학교 병원이 외상외과 수련병원인 사실을 알고, 이 학교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이 웃으며

"그럼 자네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는가?" 라고 물으셨지만

그냥 웃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간에 앉아계시던 교수님이

"아까 삼수를 했다고 했는데, 왜 삼수를 하게 되었냐?" 라고 하셨고


"예 저는 원래 고등학교 졸업을 하면서 고려대학교에 합격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성적에 맞춰서 대학을 진학하는 것 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게, 제가 이 대학에 진학했을 때, 이때를 후회하는 것 보다 나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재수를 했었고, 재수 때 시험장에서 감독관님의 판단착오와 저의 실력부족으로 의대에 진학하기 힘든 점수가 나왔고, 올해 다시 수능을 준비해서 이렇게 의과대학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면접이 모두 끝났고, 나갈때 그 전 방과 똑같이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나왔지만

분위기가... 조용 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마지막 방에서 느꼇던 싸늘한 분위기 때문에 , 그리고 ㅈㅎㅅ 3칸, 실지원 3배수 가까이라서, 솔직히 최초합은 바래서는 안될꺼같고, 운좋으면 추합을 노릴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최초합격 했습니다.


하하하


그래도 생각나는거는 다 적어 봤는데, 안적은 내용도 있을 수 있어요

궁금한거 있으면 쪽지 주시고,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수정하거나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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