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T] 나는 정말 두려운 존재인가?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4502717
3월과 4월, 두 번에 걸친 학력평가가 치러졌습니다. 재수생들은 응시할 수 없고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치른 모의평가였습니다. 재학생 여러분들은 문제를 잘 검토하고 공부하셨나요? 보통 선생들이 재학생들만 치른 모의고사 해설을 할 때 흔히 덧붙이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본 시험은 재학생들만 치른 반쪽짜리 시험이다. 이제 6월과 9월에는 재수생과 반수생들이 들어온다. 지금 시험 결과에 만족하지 말고 재수생들과 경쟁하는 시험에서도 성적이 밀리지 않게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한 번 쯤은 들어 보셨죠? 이 이야기를 듣고 재학생들은 막연하게 재수생들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을 갖게 됩니다.
오늘 칼럼은 바로 이 두려운 존재, ‘재수생, 삼수생, N수생, 만수생’ 등으로 불리우는 학생들에게 드리는 글입니다.
직접적으로 물어 보겠습니다.
재학생 시절이 끝나고 이제 재학생 때 두려워했던 존재가 되었는데
“여러분 스스로 과연 자신이 두려운 존재라고 생각합니까?”
이 질문을 현장에서 해 보면 대부분의 재수생들은 피식 웃고 맙니다.
그 웃음 속에 들어 있는 많은 함축된 의미를 다 짐작할 수는 없지만 일면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재수를 시작하게 되었고, 재학생 시절에 막연하게 두려워했던 존재가 되었습니다. 고3 때에 비해서 실력이 많이 늘었나요? 재학생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확실한 경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고 답변할 수 없다면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신을 돌아보고,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계획을 수정하고, 잘된 부분은 스스로 칭찬하고, 바르지 않은 부분은 채찍질을 가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나요?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엔 노량진이 재수생들의 천국이었습니다. 지금은 공무원 수험생들이 더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예전에는 ‘노량진 = 재수생’이라고 말할 만큼 재수생들이 많았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한창 시절에는 한 달에 노량진 단과 수강권이 8만장 이상이 나간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다 옛날 이야깁니다. 그런데 선배 강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시절에도 5월달은 ‘노량진 축제기간’이라고 불렀답니다. 열심히 잘 공부하던 재수생들이 5월이 되면 나사가 풀어진 사람마냥 대학간 친구들 축제나 쫓아 다니고, 당구장이나 다니면서 허송세월을 했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그때 만큼은 아니지만 5월은 이러나 저러나 재수생들에게는 힘든 시간인가봅니다. 2월말에 재수반에 들어온 친구들은 선생이 말을 걸기도 힘들 만큼 독기를 품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오래 보다 보니 대략 눈빛만 보아도 어떤 심리 상태인지 알 수 있지요. 이런 분위기는 4월 중순이나 말까지 이어집니다. 그러다 이상하게도 5월달 정도에 이르면 반마다 소위 ‘커플’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학원 곳곳에 ‘누구와 누가 사귄다더라’ 하는 소문들이 무성해 집니다. 이때 쯤이면 교무회의의 주요 안건 중에 하나가 ‘이성 교재 원천 차단’입니다. 선생입장에서는 참 난감한 노릇입니다. 재수생들은 학생의 신분이면서 동시에 성인들인데 이성교재를 막다니요?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상황이 상황인 것을.....
커플이 된 재수생들이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것인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지요. 5월, 6월, 7월, 8월 경까지 예전에 비해 공부량은 조금 줄었지만 누군가를 ‘싸랑(?)’한다는 들뜬 설레임 때문인지 컨디션도 괜찮고, 함께 의지하면서 어려운 시간을 잘 이겨 내고 있다고 스스로 안위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매달 학원에서 치러지는 모의평가에서도 큰 성적 하락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9월 모의고사에 이르면 서서히 집중하지 않은 티가 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때가서 이모저모 후회해 봐도 수능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니 불안감은 극대화되고 스스로를 자책하고, 결과는 좋지 않고, 또다시 내년을 기약하게 되는 겁니다.
선생이 너무 극단적인 예를 들었네요. 극단적이고 장황한 이야기를 길게 쓰는 이유는 이런 사례들을 통해서 여러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주제 넘게 잘 사귀고 있는 두 남녀에게 ‘거 봐! 결과가 좋지 않을 거니까 헤어져!’라는 논지로 말한 것도 아닙니다.
처음의 질문은 다시 해야겠네요.
“재수생 여러분! 여러분은 재학생들이 두려워할만한 존재입니까?”
이 질문에 자신있게 답변할 수 없다면 지금 당장 심기일전 할 때입니다.
진정 ‘두려운 존재’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과 저에게 마법같은 2014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Magic 2014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14명 뽑아여
-
. . 없습니다
-
낙지 7칸 0
여기서 상승이던 하락이던 변동 가능성이 있을까요?
-
노베 4등급인데 추천좀 오리진vs 봄봄
-
1학년 일반화학 교재 어떤거 쓰나요?
-
수학 공통수학1 정승제 매스디렉터 이미지 세젤쉬 쎈b 개념원리 마플시너지 rpm...
-
정시 인서울 의대면 수학 첫과외 시급 어느정도가 적당한가요 12
제가 인설의 붙는단 소리 아님 그리고 수학 과외 처음 갔을때 뭘 어케 해야할지...
-
4의규칙 난도 0
시준2 40후반부터 갑자기 ㅈㄴ 어려워지노
-
수능에 복수할 생각밖에 없는 수능이 만든 괴물의 삶이면 개추
-
가톨릭vs인천 1
어디가 더 인식 좋나요?
-
곧 코수술할듯 12
드디어 내 코가 높아지는구나
-
이거 진짜 일주일치임? 한 달은 줘야 풀 거 같은데
-
평소에 맨날 보이던 사람 왤케안보임 ㅅㅂ
-
명문대 메디컬 입학은 선진국 국적 취득이랑 비슷한거같다 3
선진국도 빈부격차 ㅈㄴ 심해서 능력이나 운이 부족하면 상대적으로 살기 빡세지고(당장...
-
여친이 공부를 빡세게 하는 타입은 아니라 지금까지 내신5등급 정도 나왔고 모고도...
-
수악 16
미적84점이면 노베는 면제된건가요 중3~고2 수학조교 할거냐고 의뢰왔는데 양심에 가책이 으윽
-
국어는 피램이나 홀수 수학은 블랭크 영어는..? 뭐하지 무튼 이렇게 생각 중인데 추천 받습니다
-
대학다닐때 주변애들 받는거보고 개부러웠는데 조건되면 신청해보게요 근데 거의 수시러긴 했음
-
탐구 과외하는데 마땅한게 안보여서 아쉬워욥
-
근데 싸이버거를 곁들인
-
3~4수쯤? 자기객관화를 성공하는게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재수는 그냥 시간 부족이슈잉...
-
내일 통한의 수학 N제 벅벅을 조질 예비재수생은 개추 3
일단 나부터
-
알바 짤림 7
새 알바 구하는 중... 이브에 짤려서 울적함. ㅜ 학생관리 실수해서... ㅠㅠ
-
스카 어렸을때 보고 포스 지리는 능청스런 빌런인줄 알았는데 과거가 왤캐 추하냐…왜...
-
칸수 7
754 ㄱㅊ을까요 국어 망햇지만 써보긴할듯
-
질받해요 12
취해ㅛ으니 살살
-
부정선거 논란(무근거) 때문에 다시 하는데 참여 안 하시나요 2
https://orbi.kr/00070790467/
-
저보다 후순위인 사람은 어디로 이동하는지 어느 대학을 선택할지 등등을 고민해봤자...
-
그게 나야 바 둠바 두비두밥~ ^^
-
첨부한 그래프가 건대입니닷 건대는 붙는다고 봐도 될거같아서...
-
희망학과 : 경영 ·경제 희망대학 : 서성한~ 중경외시 (대학 높일수만 있다면 과도...
-
ㅠㅠ
-
Team 06 16
근거없이 뭔가 내년 수능은 잘칠거 같으면 ㄱㅊㅋㅋㅋ
-
수능 문학 공부 6
수능 문학 공부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제 고3되는 정시파이턴데 올해수능 언매 94...
-
정시로 28명 뽑고 실제지원자 51명중에 1등이고 전체지원자 202명중에 7등임...
-
의대ㄱㄴ?
-
서울대 경제학부 목표 예비 고3입니다. 학교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생기부 잘...
-
ㅈㄱㄴ
-
와..... 와..... 와.....
-
아부지는 왜 여기까지 오신 걸까
-
화학 인강 0
노베입니다
-
7 6 6 칸 전부 최초합인데 재수생이여서 무조건 가야합니다. 이래도 게이인가요?...
-
10명 뽑는 과라……5칸 추합뜨긴 뜨는데..
-
내일할거 1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하기
-
난 그저 범부일 뿐이다 그러나 26수능의 나는 다를것이다
-
트리 재업 5
https://colormytree.me/2024/01JFMFHHDSQTQCDZT5T...
-
남의 성적인데 1
언매 미적 백분위 88 98에 영물지 등급으로 233(백분위모름)이면 서성한...
-
텔그좀 8
덜믿어도 되나요 49퍼노란색이라서 하는말 절대아님..
-
교대 농어촌 0
공주나 춘천은 농어촌 평백 몇 정도면 들어가나요?
마지막 질문이 크게 와 닿네요. 감사합니다.
고3들 등급컷 나오는거랑 재수생들이 풀어본 성적 들어 보니까 쫌 두려워 해야할 것 같은데요
정말 공감되고 자극되네요.. 저스스로도 재수를 시작한 2월에 비해서 공부에대한 열의가 많이 사그라든듯 싶다고 생각이들어 많이 불안해하고 있었는데..지금부터라도 남은 시간 초심을 잃지않고 공부해서 후회없는 결과생기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많이 반성하고 자극받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스스로가 두렵습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