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록 오지게 뜬 6평에서 얻은점(긴글주의, 서정적 감정주의)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6124178
문과 현역 수능 5등급인 내가 공부 3주차만에 올1에 수학 2등급을 맞게 되면서 교차지원한 공대의 덕을 조금 봤다며 자만감에 휩싸였다.
둘 중 하나로 찍어서 맞춘 8개의 문제 해설강의도 안듣고 학원의 삼겹살 회식자리에서 놀며 즐겁게 잠들 때였다.
붕 떠버린 감정선을 잡지 못한 채 누운지 30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았다.
문과가 수능 올1이면 어디를 갈까.
생각해보니 한의대가 떠올랐다.
음악 작사가가 꿈이지만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었던 터라 한의사란 성배를 쉽게 감당하리라 마음 속으로 선언해버렸다.
좀 망치면 국교나 역교로 가지 뭐.
이다지와 이원준의 영향으로 선생님을 꿈으로 갖게 됬지만 선생님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하단걸 간과하고 있었다.
잠이 들었다.
꿈에서 나는 작년 수능을 치르고 있었다.
담임선생님의 손이 내 뺨을 감싸며 두 눈을 마주치고 넌 잘 할 수 있어! 하며 끝내 안아주시던 그 온기와 감촉.
집 앞이 바로 시험장이였기에 얼떨떨한 기분은 현실과 생각의 괴리감을 만들어줬는데 그 현상은 수학까지 이어졌다.
지금도 2015학년도 수능 국어 B형 문제의 내용이기억나질 않는다.
하도 떠들어대던 신채호와 슈퍼문이란 단어만 맴돌 뿐이다.
탐구에서 세계사 킬러문제인 아이티 문제를 맞은학교 친구들이 손에 꼽힐 정도이지만 그 안에 들어갔다.
EBS에 정답을 입력하였다.
쫄깃하게 시간차로 점수가 나오는 시스템이였다.
6시가 되어 들어간 EBS에게 처음으로 받은 국어 성적.
66점.
실없이 웃음만 터져나왔다.
안방에서 주무시는 어머니가 생각났다.
미친듯이 웃기만 하다 어느새 절망과 탄식이 가득한 울음으로 변했다.
그렇게 운게 1시간이 넘었으려나.
새로고침된 EBS가 나에게 준 수학성적.
64점.
눈물이 말랐다.
한번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소리를 지르고나니 어머니께서 문을 여셨다.
아들 힘들었지?
어머니의 눈은 부어있었다.
어머니께선 날 위한 거짓말을 잘 하시는 분이다.
하지만 지금 어머니의 모습이 연기임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괜찮아 아들. 한번 더 하지만 마.
듣자마자 울음이 터져나왔다.
목이 마를 정도의 갈증이 생겼다.
상위권 대학에 대한 갈증.
그것이 너무나도 깊게, 사막같이 황량한 내 성적을 통해 나를 잠식하고 있었다.
예약했던 논술학원을 내 손으로 환불신청하고 원장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보험으로 했던 세종대 논술 고사장에 가지 않았다.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빕스 주방알바를 지원했다.
단순히 그릇닦고 과일 자르며 치킨을 튀기고 스테이크를 굽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그 반복속에서 난 수도권대학이라도 다녀야겠다 고 생각했다.
담임선생님께 교차지원도 좋으니 집에서 다니고 싶다고 하자 수도권의 한 대학교를 추천해주셨다.
전화기계통의 취업깡패.
결국 수도권 대학교 공대와 상경대, 그리고 서울에 종교대학 소프트웨어학과를 지원했다.
그리고 6개의 전문대 원서를 접수했다.
모두 추가합격, 그러나 명지전문대는 합격되지 못했다.
거기를 합격했다면 난 여기 글을 쓰지도 않고 취업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수도권대 공대를 다니며 대학에 관한 내 생각과의 괴리감과 까진 남녀들의 행패를 보며 재수의 결심이 피어올랐다.
마침 호감을 갖고있던 여자한테 뒤통수를 맞았다.
성희롱.
증거를 대보라 했다.
그러자 자기가 먼저 야동얘기를 해놓고 내가 백마 말곤 볼거없단 말을 하니 걔가 난 국산만 봐 라고 한 대화 중 백마만 캡쳐해서 선배들에게 뿌렸다.
난 동아리에서 매장당했고 동아리 선배들이 랩실선배들이였기에 반수가 아닌 자퇴재수를 선택했다.
의지만 있었지 행동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등은 강한 충격을 받으며 나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3일간의 술에 찌든 생활.
부모님의 부재중전화 109통 문자 132통.
취업 보증수표를 버렸단 생각과 재수를 해도 문돌이란 생각이 내 머리를 잠식할 즈음이였다.
어머니께서 알리셨는지 고3 담임선생님이 전화하셨다.
야 이 개.새.꺄.
처음부터 쎄게 나오신다.
당장 학교로 튀어와.
전화를 끊자마자 난 학교가는 버스를 탔고 학교 앞 상가 화장실 거울에서 내 얼굴을 보았다.
초췌한 얼굴과 떡진 머리.
거지나 다름없었다.
이대론 살 수 없다.
열심히 머리를 빨아대며 얼굴의 기름도 다 씻어내고 머리를 대충 터니 공부하던 고3 3월의 내 얼굴을 보게 되었다.
눈빛을 가다듬고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둘만 있는 교실에서 또 울었다.
그 때 결심했다.
난 좋은 대학 간다.
난 좋은 학교 학과 골라서 간다.
난 1등급 3개 영역 이상 찍는다.
잠에서 깬 나는 멍하니 천장을 보았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하고싶은 말을 알 것 같았다.
내가 꿈꾸던 이상에 다가서고 있음을 느끼지 못한 나에게 자책하며 시계를 보니 8시 반.
아뿔싸.
7시 50분까지 학원인데.....
오늘도 난 현우진의 뉴런을 듣고 시냅스를 작성하다 이 글을 쓰며 잠든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너무 불안해요 7
난 언제쯤 편하게 잠들 수 있는걸까
-
강사들 큐나에 공부내용 말고 학습법같은거나 고민? 그런거 묻는거 좀 눈치보이는데...
-
국어가 약하면 수학7시간 투자하듯 국어도 5시간 투자해야지 집중전제하에 하루 꽉꽉...
-
평소에 보는 장르랑 다른데 스릴러도 재밌네용
-
제 한달데이터 기준 강의 4 자습 8~7기준잡구
-
이번 6모 기준으로 3등급이고.. 시간 제한 없이 풀어보니 80점 초반의 점수가...
-
엌ㅋㅋ
-
엔티켓 시즌1 끝냈는데 계산실수할 때 말고는 안틀랴요 그래서 더 어려운거 하고싶은데...
-
무무물 16
보
-
둘중 추천 부탁
-
엄청어렵다 하길래 잔뜩 쫄았는데 그정돈가? 싶은데 절반정도 풀었는데 안풀리는 문제는 없었음
-
1학년때 1 초중반에서 하향곡선임 생기부는 의대쪽
-
못 잊겠어 ㅜㅜ 8
방금 풀다 만 미적분 문제 ㅜㅜ
-
이만원 개비싸네 아인
-
자기전에 두지문씩 읽는데 재밌네요
-
Ladies and Gentlemen, My name is Ryan from...
-
시즌3부터 현강 듣고 싶은데 처음 결제하는 금액이 한 달 금액인가요 아니면 시즌3...
-
무지개 띄운 글 모아봄 12
이틀 만에 메인 세 개 보낸 내가 자랑스럽다!
-
근데 메디컬이랑 수능 분리하면 수능이 좋아지는 이유가 뭐임뇨 6
어차피 메디컬이 거의 최상위에 있고 메디컬 입학생 빠지면 일반과를 남은 사람끼리...
-
ㄱㄱ
-
가채점보다 더 떨어졌어요 흑흑
-
23학년도 수능 이지영 개념 필기한거로 복습하고 바로 기출해도 되나 싶어서.. 사문...
-
국어 문개매 5강 김동욱 고전시가 5강 예습 수학 KICK 수1 2단원 챕터2...
-
딱대 ㅋㅋㅋ
-
무엇이든 물어보세효
-
이주호 이 글 보고 있으면 좋아요 좀 ㅇㅇ
-
시험 전날 0
아무것도 안 하고 일찍 불 끈 다음 에어컨 켜고 푹신한 침대에 누워서 천장...
-
팜호초 5만회독 5
캬
-
진짜 진짜 억울한 사실 10
수학이 시간대비 양이 너무 안나오는거 같아서 오늘은 한문제 한문제 스톱워치를 켜두고...
-
알바 공고에 간단한 질의 응답 학생 채점 이렇게 되어있었는데 내일 면접때 테스트...
-
이지영 사문 심기일전 꼭 해야 유리할까요. . 그냥 포스텝 가면 너무 손해인가요?
-
잠 자는게 제일 좋아 11
진짜로...... 일어나는 순간 지옥 시작
-
아 왜 잘봣냐 3
국어 분명히 70점대 였는데 마킹 럭키 떴나
-
일찍일어나는선택지는없음.. 공부 너무 안 해서 고민 중
-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나 한의대에 가고 싶은 나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나...
-
+ KBS 앱스키마 사설실모 딴 거는 안할 거 같음 딴데선 리트나 피셋 보라는데 좀 과한거 같음..
-
ㅂㅅ같은 내가 상황을 부정부정부정적으로 만들어서 부정부정부정맨이 되어버렸어..
-
앱스키마 문학 강의 다듣는거 추천하시나요? 빌런즈 문학도 후기좀 ㄱ... 독서는...
-
살기싫다 4
인생이실패밖에없네
-
계간지봄에 익히마1 하고있는데 문학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아서... 앱스키마...
-
시즌 1,2,3이 있던데 꼭 시즌 1부터 들어야하나요? 난이도 차이가 있는건가요?
-
저거 제가 삭제하거나 다른 메인글 많이 안 올라오면 안 없어지죠..?
-
마닳 왔는데 4
생각보다 책 사이즈가 크네........ 아무튼 잘해보자구.......
-
잊어야 되는데 ㅠㅠㅠ 그분은 임자가 있는데 못잊겠음 다시 일욜날 또 얼굴보면...
-
젠장 오늘 내 무감정성 땜시 회식 망쳐서 기분 잡쳐서 동요되는거 다스릴려고 약...
-
행정실인가 거기가서 달라고 하면 바로줌?
-
17수능 96 96 100 97 99 인데 당시 실력으로 지금 수능보면 썰림?
-
님들아 5
사랑해 하즈카시이
-
어떤가요? 세븐퀘스천 이런 거 보다 어렵나요? 작년 9평이 쉬워서, 파이널 자료들이...
-
수열의 극한 22문제 미분법 42문제 적분법 33문제 총 97문제고 수열의 극한까지...
ㄷㄷㄷ 꿈스케일이
거의 회상일 뿐이죠....
현우진 샘의 뉴런을 듣고 수능신경체계를 확립한 님은 목표를 이루실겁니다 파이팅~
3일차인게 문제
꿈을 이렇게 복잡하게 꿈??? ㄷㄷㄷ 게다가 너무 자세한데 ㅋㅋㅋㅋ
대략적인거 외엔 거의 회상인거지 뭐.
진지함은 집어치워버려
꿈이 아니라면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사셨네요..
그 전도 워낙 다이나믹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