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테스 [464284] · MS 2013 (수정됨) · 쪽지

2023-09-04 16: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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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지도 18년차 강사가 말하는 시험불안 해소법 + 시험장 실전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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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불안 해소법 + 시험장 실전 마인드


수능만 20년 가까이 지도해온 강사입니다. 시험 결과는 평상시의 실력과 늘 비슷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실전에서의 강함과 내가 대비한 게 얼마나 나왔는지와 그리고 행운(+불운) 등 여러 가지 변수의 조합으로 점수가 오가곤 합니다. 이에 따라 더 잘볼 수도 있고, 더 못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전에 가면 주눅들고 긴장해서 실력발휘를 제대로 못하는 바람에 평상시 점수보다 못한 결과를 수능 때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실전에서 평상시 모의고사보다 더 높은 결과를 받는 친구들도 꽤 있어요. 참고로 저는 후자의 경우였습니다. 혼자 푸는 집 모의고사 보다는 학교에서 푸는 모의고사를 더 봤습니다. 그리고 학교 모의고사보다는 수능을 더 잘 치렀고요. 그 차이는 집중력에서 비롯됐습니다. 저는 오히려 긴장하고 각성해야 문제가 더 잘 풀리는 학생이었습니다.

 

과도한 불안과 초조함이 문제일 뿐 적절한 긴장은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사고를 기민하게 하고, 조금 더 집중력을 높여 눈 앞의 목표에 주의집중하는 데 도움됩니다. 혼자 풀 때는 아무래도 긴장을 덜 하니 각성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 때는 실력발휘가 잘 안되더군요. 하지만 수능 시험장은 정말 눈앞의 문제에만 집중을 하니 한결 더 낫더군요.


적절한 긴장은 이렇게 집중력을 올려주지만 과도한 긴장은 역으로 집중력을 흐트러지게 합니다. 균형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수능 시험 같은 큰 시험을 볼 때는 속으로 이렇게 되되곤 합니다. “못 봐도 돼. 이것 하나 못 본다고 인생이 어떻게 되지는 않아. 정 안되면 한 번 더 준비해서 보면 되지.”이런 식으로 속삭입니다. 못 보자는 게 아닙니다. 못 봐도 되니 이제까지 해온 만큼의 최선을 다하자는 자기 다짐입니다. 잘 보든 못 보든 그것은 그냥 내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체념이 아니라 초연함이자 나름대로의 평정심입니다. 너무 큰 불안감과 초조함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자기합리화일지도 몰라요. 그런데 분명히 효과가 있어요. 실전의 자리에서 잘 보겠다고 괜히 더 힘을 주고, 못 보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시험을 보다 보면 막히고 곤궁에 처하는 상황은 꼭 있게 마련입니다. 아무래도 꼭 잘 봐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막히거나 안 풀리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됩니다. 즉 멘붕이 오고, 그 초조함과 정신적 압박이 다른 문제까지 심리적 영향을 끼쳐요. 


초연하게 보는 게 좋아요. 현장에서는 “못 봐도 괜찮아”라는 마인드로 침착하게 푸는 게 좋아요. 편안한 마음으로 보라는 게 아니에요.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추후에 생각하는 겁니다. 그리고 시험은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막히더라도 “나에게 어려운 문제는 다 같이 어려울 거야”라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달래고 넘겨야 합니다. 실점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어요. 


막히는 문제는 바로 떠올리지 않고 시간이 걸릴 듯 하면 우선 패스하고, 다른 문제를 먼저 풀고 다시 돌아오는 전략도 현명한 방법입니다. 방법이 안 보이고, 생각이 안 나는 문제는 압박감과 시간에 쫓기는 초조함 때문에 문제를 계속 바라봐도 발상이 안 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선 다른 문제를 풀고 다시 심적 여유를 되찾은 다음에 재도전하는 게 나아요. 처음에는 안 보이다가도 다시 돌아오면 문제가 잘 이해되는 경우도 많아요. 그러하니 처음에 막힌다고 너무 당황하지 말고 자기 페이스를 잃지 마세요.

 

시험 때마다 과도한 긴장과 불안으로 실력 발휘를 못하거나 평상시보다 실수를 많이 하는 친구는 긴장된 상황을 만들어서 시뮬레이션 연습을 많이 해둬야 합니다. 수능 입시생이면 학원에서 1주일에 한번 모의고사를 치르는 수업을 신청해서 들어도 좋아요. 아니면 혼자 힘으로 스스로 자체적인 시험을 자주 치러보세요. 대신 시험 보는 장소를 다양하게 바꿔가면서 보는 게 좋아요. 집, 스터디카페, 학교, 도서관, 카페 등 다양한 장소를 오가면서 여러 환경에서 시험을 치르는 연습을 해보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여태까지 다수의 학생들을 지도해왔습니다. '이 시험은 기피코 잘 봐야 돼. 무조건 성과를 내야 돼' 이런 압박감과 강박관념이 있는 제자들이 본연의 실력을 뜻대로 발휘하지 못하더군요. 반대로 마음을 비우고 조금 편하게 보는 애들이 잘 볼 때가 종종 있어요. 시험을 볼 때는 다소 둔감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번의 시험과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서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내성을 키워보세요.


시험은 상대평가니, 어려우면 다 같이 어려울 거라고 합리화하세요. 그리고 찍은 것은 오늘 다 맞을 거라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풀 수 있는 문제에 주력하세요.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에 마음이 휘둘리면 안 됩니다.

실전 현장에서의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마음의 방향은 어느 정도 의식적인 주의에 의해 전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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