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학 해설지는 보라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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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수험생활 동안 해설지를 펼쳐본 적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저는 원래부터 수학을 좋아하고, 잘했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대부분의 수학 문제는 잘 안 풀리더라도 조금만 시간을 들여 고민하면 풀리기 마련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모든 학생들이 저처럼 공부할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저는 학창시절부터 친구들에게 모르는 수학 문제를 풀어 설명해주는 역할을 자처해왔으며, 2021학년도 수능 이후에 현재까지 20여명의 학생을 가르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학을 잘 못하는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 문제를 푸는지, 어떤 생각들을 못하는지, 어떻게 잘못된 방식으로 공부를 해왔는지에 대해 많은 데이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감히 얘기하자면 수능 수학은 학문이 아니라, 퍼즐 풀이라고 생각합니다. 퍼즐의 열쇠는 교육과정에서 묻고자 하는 개념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죠. 학문과 수학 퍼즐은 다릅니다.
학문을 공부하는 것이라면, 몇 년이 걸리더라도 풀리지 않는 한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수능 수학은 이미 해설이 존재하고 답이 정해져 있는 퍼즐에 불과하며, 우리는 여러 문제들로부터 데이터를 쌓아 새로운 퍼즐을 맞이했을 때 '정해진 시간 내'에 풀어야 합니다.
2등급 이하 학생들이 소위 말하는 준킬러, 킬러 문제들을 30분 이상씩 시간을 투자하여 풀어내려 노력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문제집에 풀다 공간이 모자라 연습장까지 동원하여 푼 수 페이지의 풀이는 수학이라는 학문의 연구 능력은 길러 줄지라도, 수능에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2등급 이하 학생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풀이는 실제 시험장에서는 구사할 수 없는 실용성이 없는 풀이입니다. 수능 수학은 100분간 30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죠.
2. 연습장과 문제집에 산발적으로 쓰여 있는 풀이는 흐름을 파악할 수도 없고, 어짜피 본인의 지식으로만 풀었기 때문에 추가되는 지식이 없다시피 합니다.
3. 수험생활 동안 수학만 공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과목을 벨런스 있게 공부하며 모든 기출문제를 N회독 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학이라는 과목의 고작 한 문제에 시간을 쓰고 있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그래서 저는 준킬러 기준 15분, 킬러 기준 25분을 넘어가면 해설지와 해설 강의를 봐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수험 생활동안 문제를 푸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풀어서 맞춰서 본인이 실력이 좋다는 것을 파악하기 위함일까요?
아닙니다. 문제는 틀리기 위해 푸는 것입니다.
수험생활 1년 동안 맞추기 위해 푸는 문제는 수능 당일에 주어진 문제들 뿐입니다. 수능날 제외하고 수험 기간동안 문제를 풀어서 맞췄다면, 뿌듯해 할 것이 아니라 이미 풀 수 있었던 문제에 시간을 허비한 것에 기분이 나빠야 합니다.
기출 문제는 틀려서 본인의 빈 개념을 인지하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풉니다. 그러면 빈 개념은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요? 바로 해설지와 해설 강의, 개념 강의입니다.
개념 강의에서 근본적으로 몰랐던 교과서적 개념이 있다면 그것을 채워야 할 것입니다.
실전적 개념과 조건에 대한 발상을 몰랐다면 해설지와 해설 강의를 통해 공부를 해야 합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해설지와 해설 강의를 통해 어떻게 틀린 문제를 분석하고 빈 개념을 채워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저는 2021학년도 수능 수학 (가형)에서 원점수 96점을 받았습니다. 96점따리가 무슨 칼럼이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조금 억울한 제 입장은 바로 킬러 문제들은 다 맞추고선, 확통 객관식 문제였던 19번 문항을 틀렸다는 점입니다....허허. 그 문제를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던 것이 아직까지도 통한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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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수능 20번 맞으셨군요 ㄷㄷ 지금봐도 진짜 어렵던데...
가물가물하지만 수능 당일때 저도 그 문제를 넘겼다가 다시 풀었던 것 같아요:)
저도 21수능 봤는데
211120 그 한 문제는 끝까지 못풀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어렵던데 ㅠㅠ
어제 우연히 21수능 가형 28번을 만나서 끄적이다가 끝났는데... 96점이라니...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점수네요 부럽습니다 칼럼은 공부법에 참고할게요!
감사합니다!
저는 킬러문제 기준 (기출) 풀릴듯 말듯하고 실마리가 잡힐만한 문제는 시간 관계없이 푸는데 그렇지 않고 진짜 사고과정이 멈춰있고 손이 맘춰있는 시간이 25분에서 30분 정도되면 답지를 보고 있습니다. 이래도 될까요? 그런문제는 그냥 이런 풀이 및 접근법 자체를 외우려구요... 그게 훨~씬 효율적인건 확실한거 같구요.
하지만 앞서 말한 가닥 잡힐만한 문제는 혼자 힘으로 풀어봐야 수능수학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한층 더 강화될거라고 생각해서 시간관계없이 풀고 있습니다.
고2 이하 학년이시면 시간이 넉넉하니 기출을 조금은 오래 붙잡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출을 혼자 힘으로 풀어내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혼자 풀 힘이 없는 걸 어떡하나요. 기출 1회독 시에는 해설지를 참고해서 혼자 풀 힘을 기르고, 2회독 이상 때 능력이 길러졌는지 확인하며 혼자 풀어내면 됩니다. 혹은 각종 N제에서 확인하셔도 되구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사실 전 수능 경험 있는사람이고 직장 병행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출 풀어본 결과 킬러문제 10문제정도 (마더텅 기출에 30,21번만 문제 모아놓은 sector들)에서 한 3문제 정도 맞추는 정도의 실력입니다. 준킬러는 그래도 정답률이 킬러보다는 꽤 높은 상황입니다. (8-90% 정도?) 풀 때 해설지를 참고할때도 다 보는 것이 아닌 제가 놓친 부분만 보고 되도록이면 추론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출은 1회독이 다 되어가서 이제 뉴런 강의를 들으면서 스스로 기출문제를 고민하면서 풀었던 경험을 곱씹으면서 다시 뉴런 문제를 포함한 기출문제를 다시보고 각종 n제를 풀 생각입니다.
좋습니다. 킬러 해설을 보며 각 조건을 대하는 태도를 최대한 일반화시키려 노력하신다면 2회독 때 기억에 의존한 풀이가 아닌, 개연성 있는 흐름으로 킬러 문제들을 푸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 말도 참고만 하시고 다른 분들 칼럼들도 참고하셔서 좋은 점들만 골라내어 본인의 공부방식을 확립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화이팅하세요
감사합니다. 님께서 말씀하신 방법과 제가 말씀드린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문제는 틀리라고 푸는것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머리속으로도 잘 알고있는데, 기출문제나 등등 뭔가 계속 턱턱 막히고 안풀리고 틀리면 기분이 너무 안좋아집니다. 국수영탐 모든과목에서요… 그렇다고 쉬운문제만 벅벅 풀면서 좋아할수는 없기에 버티면서 하고는 있는데, 이런 생각들을 고치는 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