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받았던 봉직의 입니다.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6689044
일단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치 학교에 강연을 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싫지는 않네요.
답변을 다는데 도움을 주신 오니용 선생님, ing 선생님, nicewing 선생님 비롯하여 다른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말씀 드리겠습니다.
수능의 계절입니다.
수험생 시절엔 점심식사 후 운동장 주변을 두바퀴쯤 걷는게 참 좋았습니다.
내 맘대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간. 공부를 강요받지 않는 시간.
지금도 그때가 가장 그립습니다. 제가 제일 날씬할 때였으니까요.
수능 19일을 남기고 받을만한 질문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수능이 끝나고 올리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이때쯤엔 거의 매일 하루에 한개씩 언어/수리/외국어 모의고사를 한개씩 풀고,
이쯤되면 나오는 얇은 탐구영역 문제집을 하나씩 사서 이틀에 한권씩 몰아서 풀었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공부하는게 즐거웠던 때였습니다. 저는 블랙박스를 좋아했었습니다. 아직까지 나오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곧 의대를 들어가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한번이 아니면 두번, 두번이 아니면 세번도 도전함에 있어 아직까지는 그렇게 해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러분들께 답변을 드릴 수 있었던건, 여러분들 보다 제가 뭔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냥 단순히 일찍 태어나서 먼저 겪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못했지만 아마 15년 뒤쯤이면 저와 서로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할 수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제가 말씀드린 부분은 의대와 의사 생활의 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똥인지 된장인지는 찍어먹어봐야 그 맛을 알고 겪어봐야 전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어떻게 가야 내가 생각하는 길로 갈 수 있나요?' 와 같은 질문이었던 듯 합니다.
네비게이션에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오는 길을 찍으면 일단 다른거 차치하고 경부고속도로부터 나올겁니다. 그게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의대를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춰온, '남들 놀때 공부하라'라는 간단한 일을 실행해오신, 그동안 걸어온 '정도'입니다.
다만 수원쯤 올라와서 서울까지 올라가는 길은 막히지 않는 길 택하시면 됩니다.
의대와 의사 생활에 '정도'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선택하셔서 성공하시면 그게 내 후배 중 누군가가 쫓아오고 있는 '왕도'가 될겁니다.
저는 다만 여기로 지나가면 과천이고, 여기로 지나가면 분당이고, 여기로 지나가면 용인이다라고 알려주는 네비게이션 정도의 역할입니다.
앞으로 15년 뒤에, 이 글에 질문을 하셨고 저에게 쪽지를 보내주셨던 많은 분들이
그만큼 어린 친구들에게 다시 저와 같은 제목으로 질문을 받고 계시길 희망합니다.
수능날까지 몸관리 잘 하시고, 그동안 고생하신 만큼 좋은 결과 있을겁니다.
시험장에서 나올때 환하게 웃으며 부모님과 포옹을 할 수 있길 기원하겠습니다.
P.S. 더 추워지기 전에 독감예방주사 맞으세요. 저도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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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쫄리나 걍 수2 킬러가 더 편한데 틀려도 다같이 틀리는거라
아재...척추 서요?
진짜 질문하자면.. 3도방실차단의 뜻이 뭔가요?
네이버에 'complete av block'을 검색해보시면 됩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심방과 심실 사이에 작용하면서 심장을 부분적으로 순서대로 뛰게 만들어 몸에서 피를 받고, 다시 몸으로 피를 뿜어주는 역할을 하는 전기 신호가 완전히 차단된것을 의미합니다.
더 간단하게 말하면 심장병입니다. 치료받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http://www.warning.or.kr/ 이 떠올랐다면 완전 썩은건가요...
Pacemaker라고 들어보셨는지요. 그거 넣어야됩니다
무슨 의도로 쓴건지 궁금하다
그냥 뻘댓글이었습니다. 아이민 엄청높으셔서
ㅈㄹ
...;
어르신...
간만에 정독한 흥미로운 글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쓰잘데기없는(?) 질문 죄송한데 프사 본인이신가요?
연예인 고원희씨라십니다. 선생님 본인 여자친구를 닮으셨다고..
의사들은 일부러 악필로 쓰나요..? 어려운 의학용어 못알아봐서 심각한 병명 검색 못 하게하려고 그런다고도 들었는데 중국도 의사들 악필이더군요
ㅋㅋ별 근거 없는 얘기네요. 요새는 다 전자차트로 씁니다-_-;;
그냥 그사람이 악필인 것 같습니다.
종이차트 쓰던 시대가 벌써 10, 20년 전 얘기고
그 때는 인터넷도 거의 없던 시절인데요...
즉 검색 개념도 없던 시절입니다.
의사 중에서도 악필이 당연히 있을테고 종이 차트 특징 상 본인이 알아보면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굳이 고칠 필요를 못 느꼈겠죠...이쁘게 쓰는 선생님은 이쁘게 씁니다. 사실 일반인을 따져도 대부분 글씨 못 쓰는 축에 들어가지 않나요?
시간내셔서 많은 궁금증 풀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현직에 계시는 분께서 조언을 해주시니 수험생들이 알찬 정보를 얻었을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댓글 답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하지만 깊이 있는 조언들 두고 두고 잘 읽겠습니다.
글 잘 쓰시네요.
문과적 소양까지 갖춘 멋진 의사 샘이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블랙박스는 Ebs연계정책덕에 부도가 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의사분들 일반인이랑 대화활때(넷상)
왜 굳이 한글 표현이 잇는데 영어로 쓰나요 ?
예를들면
그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습니다 란 표현이 잇는데 가끔 보면
그가 coma 에서 깨어났습니다라고 말하는거여
평소 쓰던 말 그냥 쓰는 겁니다. 짧기도 하구요.
가속페달, 정지 페달이란 한글표현 있는데
왜 엑셀, 브레이크라고 하나요?
치명타란 표현이 있는데
왜 크리라고 하나요?
똑같은 문젠데 가끔 무슨 잘난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종자들이 있더군요.
의학적 용어가 어려운건 일반인접근성을 차단하고 전문적 바운더리를 더 굳건하게 하려는 의도가 없진않아요.
법조계도 마찬가지구요. 부정할순 없죠 솔직히.
그런 면이 아예 없다고는 못해도 어차피 의학 용어가 대부분 외국에서 들어온 용어를 번역한 것이고 최신 의학 지식을 접하려면 영어 논문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영어 의학 용어 사용이 의사 사이에서는 훨씬 익숙합니다. 사실 저도 용어의 영어 명칭이 한글 명칭보다 더 잘 떠오릅니다. 한글이래봤자 대부분 영어의 번역어인게 현실이고요.
글도 정말 잘쓰시고 유익했습니다
감사드려요^-^
좋은질문들도 많았고 좋은 답변도 많았습니다
선생님이 그랬던것 처럼 저도 시간이 흘러 몇 년쯤지나 이렇게 후배님들 질문을 받고 답변할 수 있는 의사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니 선배님^^
뒤늦게 봤네요ㅠ 저도 질문 좀 할게요
1. 군대 문제로 스트레스는 없죠? 군의관ㄷㄷ
2. 봉직의가 1달에 거의 1천정도로 매우 월급이 좋다는거는 알지만 그만큼 의사되는데 돈이 많이들지 않나요? 배보다 배꼽이 크는..
글쓴이는 아니지만...
1. 졸업 후 바로 공보의를 가십쇼ㅋㅋ
2. 의사되는 데 드는 돈 봉직의 1~2년 하면 다 벌겁니다.
군대문제는 당연히 스트레스는 있겠지만 할만 하니까 다들 군의관으로 가는거겠죠?
의대6년동안 학비+책값+생활비가 7~8천정도라고 생각할때 봉직의가 되면 8개월이면 갚을수 있겠네요.
아무리 의대 학비가 비싸도 의사의 연봉이 그만큼 높기떄문에 절대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와우,, 의대의대 거리는 이유가 있었군요ㄷㄷㄷ 뒤늦게 의대바람이 부네요. 삼반수생인데 서울쪽 공대를 생각하다가 의대가 다시 목표가 됩니다
헉....뭐쫌 여쭤봐도됄까요?..... ㅜ
1.고3때까지 멘탈관리어떻게하셧나요?
2.노력으로... 인설의대까지는 갈수잇을까요?
3.고등학교 입학전부터 수능전날까지 국영수과탐은 어떻게공부하셧나요??
(질문이 너무 많은것같네요ㅠㅠ 죄송합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페닥에 비해서 개원의가 확실히 낫나요?
보면 페닥하시는 분들도 대부분 나중엔 개원을 하시려고 하는 것 같아서요..
개원하는데 드는 대략적인 비용과 개원의 장단점을 알 수 있을까요?
추가로... 개원을 하게된다면 9시 출근 6시 퇴근같은 편한안 삶?은 기대하기 힘든가요? 케바케인가..ㅠㅠ
돈을 포기하면 가능하죠.
그런데 그럴 거면 그냥 페이닥을 하지 왜 개원을 할까요.
개원에 드는 비용과 망했을 때 리스크를 고려하면 '개원해서 편한 삶'은 '이과로 간 뒤 교차지원해서 문과가기'같은 선택이라고 보면 됩니다. 문과 갈거면 첨부터 문과 공부하는 게 낫잖아요?
답변감사합니다!
추가로, 의사의 정년은 몇세정도리고 보면될까요?
과 마다 다른데 요즘은 보통 70,80까지도 봅니다.
인턴 레지를 하는 동안, 또는 나중에라도 대학원을 가시는 분이 있나요? 대학원을 가는 목적은 교수가 되기 위해서겠죠..?
교수 하기 위해서 하는 건데 레지던트 때 반강제적으로 하기도 합니다.
교수 안 할거면 하등 필요없습니다.
갑자기 생각난 건데 혹 답변해주신다면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근시가 있던 사람이 원시를 얻으면 정상이 되나요..?
가까이 멀리 둘 다 잘 안보입니다.
제 생뚱맞은 질문에 답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찬찬히 다 읽었습니다..의사, 의대 내용도 좋았지만 댓글 속에서 인간적인 성숙함이 더 좋았습니다...만나 뵙지 못했지만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시겠구나 생각되고, 의대생이 된다면 글과 댓글 속의 가치 기억하면서 살겠습니다...고맙습니다.!!!
혹시 아직도 답변해주시나요?
책상에 오래 앉아있다보니, 수험생 직업병(?)인지... 오른쪽 어깨 등쪽이(정확히는 심장 약간 윗부분 이랄까요?) 오른손잡이라 그쪽 근육쪽이 너무 결리고 아픈데 어떻게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