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원 [1144720] · MS 2022 · 쪽지

2024-02-17 19:40:33
조회수 4,974

서울대 인간관계 포기 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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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 쓰네요. 반가워요...! 어느덧 정시도 끝나고 새로운 입시의 한 해가 돌아오고 있네요. 글을 쓴 지가 보름이 넘었네요. 사실 그 동안 글을 쓰지 못했던 이유는 오르비에 들어올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사실 종종 들어와서 여기저기 댓글을 남기긴 했습니다. 그리고 본인 글도 쓰고는 있었습니다. 


문제는 생일 직후에 업로드하기로 했었는데 그 직후부터 본인에게 인간관계에 있어서 상처가 될 만한 일들이 계속 생겼고, 그것 때문에 정신적으로 (비유상) 발작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가뜩이나 이런 글의 분위기상 누군가는 반드시 비꼬거나 한심하게 바라볼 댓글을 달기 마련입니다. 그때 심리상태가 예민함이 극에 달한 상태였기 때문에 조금만 긁히면 바로 욕키배를 뜰까봐 어쩔 수 없이 업로드를 자제하였고, 그렇게 무려 1달이 넘게 지났습니다. 지금도 상태가 좋진 않습니다만 감당할 수 있을 정도라서 올려봅니다.

 

사실 업로드를 안 한 다른 이유는, 막상 다 쓰고 읽어보니까 너무 본인에 대해 특정이 심각하게 되는 느낌이었던지라 업로드를 포기했어요. 가뜩이나 이미 에타에서 어느 정도 안 좋은 쪽으로 아는 사람이 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최악의 경우 학과에 이미 소문이 다 퍼졌을지도 모르겠네요. 여기에도 같은 과 동기가 있었거든요. 이제 2학년 때 전공 진입을 하는지라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상세한 내용을 추리고자 계속 방향을 고민하다가 마침내 늦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미 전공 진입이 된 상태라서 너무 자세하게 하다 들키면 도태된 과에서 완전 추방될 기세이고, 무엇보다도 오르비를 전혀 안 할 것 같지만 이 글을 절대 보면 안 되는 사람들이 있는지라... 그 사람들이 에타는 하는지라 거기에는 못 올리고 여기에다가 올리게 되었네요. 서울대에서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랐었는데 그저 허망한 꿈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극심한 불안과 발작 때문에 전체적으로 글이 정말 껍데기만 남게 된 것 같습니다. 최대한 우울한 내용이나 부정적인 논조를 피하고 싶었는데 지금 쓴 내용들이 그나마(ㅠㅠ) 최대한 절제해서 쓴 것이니 이해해주세요. 아니면 어쩔 수 없고... 자세한 내용은 쪽지로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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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 시점은 2023년 기준입니다. 이해해주세요.)

2월에 기적과 같은 합격의 기쁨도 잠시, 저에게는 더 큰 압박과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예전 대학에서 대면 수업을 하다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그 상태로 휴학을 해서 잠시 대면 상황에 대해 잊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2019년 첫 대면 수업은 정말 죽도록 힘들었고, 그 원인은 다름 아닌 1학기 시작 전에 있었던 여러 모임(OT, 새터)에서의 끔찍한 기억(글 말미에서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그 학교를 떠날 때까지 학과 안에서 아무도 모르고, 불편해서 과 단톡도 나가고, 피해의식이 심해져서 모든 연락수단도 죄다 차단해야만 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도 새대니 새터니 다양한 활동이 있었지만, 그 기억들이 절 덮쳐서 이번에는 조용히 지내기로 했습니다. 새터는 돈 내면 안 돌려줄까봐 신청 자체도 안 했고, 새대나 미배(미리배움터)는 신청은 했는데 가질 못했습니다.


오르비에 잠시간의 안녕을 고하고 설대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본인의 마음에는 전혀 봄이 오지 않았습니다. 신입생이지만 사실상 고학번 나이였던, 게다가 사회성이라고는 1도 없는 저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학과나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사이 상태만 더 안 좋아진 걸 체감했습니다. 두려움 하나만으로 학교까지 가서 첫 수업들을 전부 결석했고, 심지어 수변기간에 과목을 여러 번 바꿔야만 했습니다. 정말 알 수 없는 이유들로 단체나 모임에 참가하지 못하고, 심지어 자주 가던 식당이나 미용실조차 갑자기 겁을 먹기 시작하면 몇 시간씩 앞에서 주저 앉아있다가 가버릴 정도였습니다. 물론 예전 관성 때문인지 그래도 학점은 전부 채워서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예전 대학에서의 경험으로 진짜 새내기들하고는 달리 정보는 금방 얻었지만, 그 정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순 없었습니다. 명색이 샤대이지만 1학기 때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특별한 추억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철저히 무관심 속에 한 학기가 그대로 끝났습니다. 나름 친구 만든다고 평소보다 욱여넣은 팀플에서는 당연히 겉돌고, 맘에 드는 사람은 전부 누군가가 순식간에 채가고, 역시 제가 노력해도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역시 대인관계 9등급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노력해서 처음 들어간 동아리는 사람들이 이상하리만치 친절했기 때문에, 본인도 남들도 거의 믿지 않는 저는 의심부터 하였습니다. 다행히 그 의심의 화살이 잘 맞았는지, 그 동아리는 신천지였고,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트라우마 때문인지 이후에는 동아리나 학회 지원에 대한 용기가 급격하게 박살나버렸고, 학생들 모임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수능 공부 + 비대면의 여파로 사회성이고 친구고 없었던 저에게 있어서는 최고이자 최악의 기간이었고, 혼자 있는 것은 좋았지만 정신질환들은 악화되어서 모든 부분에서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2시간을 준비해서 간 과 회식 2~3번을 갑자기 회식 장소 앞에서 공황과 대인기피가 발생해서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앞에서 괴로워하다가 또 2시간을 밥도 안 먹고 그대로 들어갔습니다. 지원했던 동아리, 프로그램이 아예 없던 건 아니지만, 면접조차 갑자기 무서워져서 전부 포기해야 했습니다. 심지어 1학기 때는 상담조차 하려다가 겁에 질려서 그냥 받던 대학 정신병원에서 계속 다니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습니다.


1학기는 성적을 조금 잘 받은 것을 제외하면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4년 전(2019) 1~2학기와 똑같이 집 - 학교가 전부인 생활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땐 학과 사람들의 엄청난 눈칫밥을 받으며 생활해야 해서 누구에게 말도 못 걸고 늘 고개 숙이고 다녔는데 나이 좀 먹었다고 말도 걸고 번호도 따는 등 본인 기준에서는 장족의 발전이 이루어졌습니다. 다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미팅이나 번개 등 나이가 어릴 때 많이 하는 건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할 능력도 없지만. 여기서 말하는 발전은 제 기준에서의 향상이지 사회의 일반적 시선에서 보면 초등학생보다도 못한 수준이었을 겁니다.


결론적으로 1학기만 놓고보면 흔히 이야기가 나오는 아싸의 삶의 정석과 같은 모범(??)을 보였습니다. 당연하게도 1학기 끝나고 여전히 혼자였습니다. 당시 기준으로는 결국 이곳에서도 혼자이겠거니 하면서 아쉽고 허전했습니다. 2학기 때는 더 나아지겠지라고 다짐을 하고 그렇게 1학기가 끝이 났습니다. 


2학기 분량(2편)이 올라가기 전에 결론부터 말하면, 1학기 때처럼 평범하게 사는 게 비교할 수도 없이 나았겠다는 생각을 지금도 합니다. 제 마음에 따라서 2편을 건너뛰거나, 짧게 처리하고 3편(겨울학기~)으로 바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2학기는 정말 비참하고 부정적임의 끝을 보여줍니다. 만약에 안 올라올 수도 있으므로 이렇게만 정리하겠습니다. 1학기는 무난한 아싸 및 사회성 0의 생활이고, 2학기는 그것으로 인해 발생한 매우 좋지 않은 일들입니다. 아무튼 1학기는 다행히 큰 수확없이 끝났습니다. 여기서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하고 1학기 분량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대학교 생활에 큰 트라우마를 가지는 것은 제 첫 새터하고 관련이 있습니다. 그 원인이 다름 아닌 술인데, 사실 저는 제가 주량이 0에 수렴한다는 것을 올해가 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가족들도 주량은 별로 안 되지만 마시는 거 보고 저 정도는 괜찮겠지하고 생각했었는데 저는 그 중에서도 최약체였습니다. 소주 2잔 마시고 머리 아프고 토하고 이럴 정도입니다. 그런데 새터에서 억텐을 넘어서서 발광 수준으로 술게임도 하고 술도 마시다보니 필름 끊기기 전 이미 2병 수준을 넘겼었고, 말 못할 사단이... 났었습니다. 사실 그것 외에도 새터 전반적으로 E 90 이상 수준으로 억텐을 부렸습니다. 다른 예시는 2학기에 있는데, 간단하게 말하면 사람들 간의 사이에도 선은 되도록 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당연한 결론이 나옵니다.


그리고 아싸로 살기 싫으면, 싫어도 웬만하면 입학 전후 행사에 참여하려고 가급적 노력해보세요. 물론 강요는 아니고 의무도 아닙니다. 그리고 사바사라서 다 참여해도 혼자 지내는 사람도 있고, 아무것도 안 해도 잘 적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아싸라는 생각이 있는데 혼자 지내는 건 싫다면 노력해봅시다. (라고 2023년 아무것도 안 지킨 사람이...)


다만 이 사례를 일반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이, 예전 글들을 읽어봤으면 아시겠지만 단순 아싸가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제 글이 늘 그렇지만 적당히 필요한 것은 얻고 나머지는 다 걸러내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도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위에 조언한 것도 제 나름대로의 성찰이지 정상적인 성인이라면 다 아시는 내용일 것입니다. 당연한 내용 써놓고 길게 쓰니까 좀 그렇네요. 만약에 메인을 가더라도 문제가 되면 언제든지 글이 지워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사적으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쪽지로 질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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