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능 후기 (1)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67518779
매년 맞는 그 날
수능 날이 밝아왔다
내 미래가 어디로 흘러갈지 방향이 정해지는 그 날 맞다
6시 40분
침대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나고 렌즈를 뺐다
엄마와 아빠는 내 도시락을 준비해 주셨고
나는 정리본과 예열문제들이 들어있는 가방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파일철로 과목별로 보관되어있는 것들을 다시 점검했다
국을 한 숟가락 두 숟가락 뜨니
벌써 내년이면 23살이구나
이번에는 진짜 가야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친윤 수능이니까 국어에서 다 판가름 날듯
영어도 9월 평가원에 대한 피드백으로 1등급 8%는 되겠지"
대충 난이도 예상을 하면서
씻고 난 뒤 수험표과 신분증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가방을 맸다
7시 20분
찬 공기를 마시니 뭔가 안정된 기분이 들었다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를 막히는 도로에서 20분을 꼬박 기다렸다
현역 수능 시험장도 여기였기 때문에
친숙하면서도 모교에 온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7시 45분이었다
수험장에 들어서니까 갑자기
"뭐 이거 망치면 5수하면 되지, 널린 게 장수 미담인데 그냥 보자"
미친 생각이었지만 갑자기 나른해지고
다행증에 걸린 사람마냥 웃음이 사정없이 나왔다
5층 갔다가 아니래서 3층 하...
조금 헤매서 고사장과 자리를 찾아 착석했고
화학II에 대한 개념부터 국어 이감에서 틀린 문제 분석까지
하려고 계획을 잘 짜놓았으나
그냥 멍 때리고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몬스터 두 캔을 연속으로 때렸다
(이것 때문에 국어 시간에 두 번이나 화장실을...)
옆에 엄마가 계셨다면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수능 보러 온 아들이 맞나
메디컬은 아무 학교도 못 가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이 분명이 드셨을 것이다
8시 10분
모든 자료들을 밖으로 보내고
병아리색 수능 사프와 컴퓨터용 사인펜을 받고
지우개, 수정테이프, 신분증을 책상 앞 홈에 올리고
마음의 준비를 시작했다
빨리 1교시 국어 시험지를 보고 싶었다
국어에서 높은 1등급을 찍어서
공스타에 "2달 만에 4등급에서 백분위 100 만든 후기 올립니다" 같은
어그로 글 쓸 생각도 했다
8시 35분
드디어 받은 국어 시험지
파본 검사를 해보니 앞은 텅텅 비어있고 뒤는 아주 알찼다
문학과 언어와 매체 첫 지문에 뭔가 재밌는 내용이 있을 것 같았다
문법에서 훈민정음이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편에 계속
0 XDK (+50)
-
50
-
좋아요 2 답글 달기 신고
-
14학번이래 (당시 불영어)
-
부동의 1컷47붕괴 확정 예상컷 낙지 유웨이 46 메가 이투스 종로 유웨이 45...
-
[Shean.T] 영어 4%를 현 한국 축구에 비유하면, 14
대한민국 영어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는 항상 '애들이 말을 못해...'였다는 것에...
-
수능 절대평가에 대해서 의견을 표출할 방법이 없을까요?? 24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능이 일부과목만 절대평가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와...
-
안녕하세요 션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올해 수능의 관전포인트는 영어...
-
이번해로 3번째 도전하는데 제 취약 과목 영어가 절평으로 5등급 나와도 설대를...
-
고2분들 영어 절대평가 학평중에 어려웠던거 하나만 추천해주세요 8
EBS 보니까 9월 인천꺼가 어려웠던거 같은데 맞나요?
-
다들 수특 보고 있나요?EBS 교재 실제 연계율은 어떻게될까요? 50
EBS 교재 연계율에 관해 모르시는 분들 필독하세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 내귀에...
-
[캔디T] 내귀에캔디의 연결사모음 (+먹방인증샷) 28
여러분 안녕하세요 ~! 내귀에 간디를존경하는캔디입니다. 어뜨카유 ~! 벌써 300일...
-
안녕하세요. 오르비 에서 2018 수능 절대평가을 맡고있는 내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