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차고에는 불을 뿜는 용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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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지하게 그런 주장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다음은 심리학자 리처드 프랭클린(Richard L. Franklin, 1925년~)의 집단 치료법을 따른 것이다.) 물론 당신은 직접 보고 싶을 것이다. 용 이야기는 지난 몇 세기 동안 수없이 회자되어왔지만, 증거라고 할 만한 것은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대단한 기회가 아닌가!
"보여 주세요."라고 당신이 말한다. 나는 차고로 당신을 안내한다. 안쪽을 들여다보니 사다리와 빈 페인트 깡통과 오래된 세발자전거가 보이지만 용은 보이지 않는다.
"용은 어디 있습니까?" 당신이 묻는다.
"용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나는 어정쩡하게 손을 흔들면서 대답한다. "이 용은 보이지 않는 용이라고 말하는 것을 잊었군요."
당신은 차고 바닥에 밀가루를 뿌려서 용의 발자국이 찍히는 것을 보자고 제안한다.
"좋은 생각이지만, 이 용은 하늘을 납니다."라고 나는 말한다.
그러면 당신은 적외선 감지기를 사용해서 보이지 않는 불을 탐지해 보자고 할 것이다.
"그것도 좋은 생각이지만, 보이지 않는 불은 열도 없습니다."
당신은 용에게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려 보자고 제안한다. 그러면 보이지 않겠냐고.
"좋은 생각인데요, 우리 용은 물질로 되어 있지 않아서 페인트가 묻지 않습니다."
당신이 물리적 조사 방법을 하나하나 제시할 때마다 나는 이러쿵저러쿵 핑계를 늘어놓으며 당신의 제안을 무효화해 갈 것이다.
그렇다면 보이지도 않고 물질로 되어 있지도 않고 날아다니며 뜨겁지도 않은 불을 뿜는 용이 있다는 것과 용이 아예 없다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나의 주장을 논파할 방법도 없고 나의 주장을 반증할 만한 실험을 생각해 낼 수 없다면, 용이 존재한다는 내 주장이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내 가설을 무효화할 수 없다고 해서 내 가설을 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두 주장은 완전히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검증할 수 없는 주장들, 반증할 수 없는 단정들은 아무리 영감이나 경이감을 준다고 하더라도, 진실과 관련해서는 가치가 없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당신에게 증거 없이 믿어 달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용이 차고에 산다는 내 주장에서 실제로 알 수 있는 것은 내 머릿속에서 무언가 우스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뿐이다. 물리적 검증을 단 하나도 할 수 없는데, 나는 왜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일까? 꿈이나 환각을 본 것일까? 꿈이나 환각을 본 것이라면, 어떻게 그렇게 진지할 수 있을까? 아마 나는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의사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인간의 오류 가능성을 과소 평가했음이 틀림없다.
당신이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고 해 보자. 증거는 하나도 없고 검증 방법도 없지만, 당신은 내 차고에 불을 뿜는 용이 산다는 생각을 대놓고 무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틀렸다고는 생각하지만 판단을 유보한다. 현재까지 나온 증거들에 따르면 내가 매우 불리하지만 새로운 자료가 나오고 데이터가 쌓인다면 다시금 조사해 볼 생각을 한다. 그런 당신에게 내가 믿어 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거나 답답하고 상상력이 없다고 비난한다면 부당한 일이 될 것이다. 그것은 당신이 "증명되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내 주장을 온전히 믿지 않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일이 다른 식으로 진행되었다고 상상해 보자. 여전히 용은 보이지 않지만 당신이 지켜보는 동안 밀가루를 뿌리면 발자국이 찍힌다. 적외선 탐지기의 바늘이 떨리며 무엇인가 탐지해 낸다.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리니 공중에 위아래로 울퉁불퉁한 벼슬이 보이기 시작한다. 당신이 용의 존재를 얼마나 의심하는지 상관없이(보이지 않는 용은 논외로 하자.) 당신은 이제 여기에 무언가가 있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보이지 않는 불을 뿜는 용과 모순되지 않는다.
또 다른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용이 있다고 주장한 게 나만이 아닌 경우이다. 당신이 아는 다른 사람이, 그리고 서로 모르는 게 분명한 사람들이 모두 자기 집 차고에 용이 산다고 주장한다고 상상해 보자. 게다가 모두 다 증거는 뜬구름 잡듯 모호한 것뿐이라고 해 보자. 다들 물증도 없는데 이렇게나 확신하게 되었다고, 스스로도 당혹스럽다고 말한다. 정신이 이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실제로 전 세계의 차고에는 보이지 않는 용이 오래전부터 살아 왔고, 우리는 그 사실을 이제 겨우 파악하기 시작했을 뿐이라면 어떻게 될까? 나는 오히려 그것이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용에 관한 신화는 고대 유럽과 중국 등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존재해 왔다. 어쩌면 그 신화는 실제로는 신화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용의 발자국 같은 게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발자국은 용 회의주의자가 보고 있을 때에는 전혀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밀 조사 결과 발자국이 가짜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대안적인 설명도 나온다. 이번에는 또 다른 용 신자가 화상 입은 손가락을 보이며 용이 뿜는 불길이 드물게 물리적 작용을 해서 데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다른 가능성이 존재한다. 보이지 않는 용의 숨결 이외에도 손가락을 태우는 다른 방법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증거들은 결정적인 물증이라고 할 수 없다. 용 신자들이 그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든 말든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명한 접근법은 용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일단 부정하고 장래에 물리적 데이터가 쌓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고 겉보기에 제정신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서로 똑같은 이상한 망상을 공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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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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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에 이거 뜨면 ㄹㅈㄷ
용이 존재하지 않지 않는것이 병이 아닌것은 아니다
재미지다
재밌다
아드혹 ㄷㄷ
악마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악마를 보여주면 그만.
그러나 악마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도 악마를 만나지 못했다고 해서 어딘가에 그들이 숨어서 살고 있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으므로.
악마의 증명(Devil's Pro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