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평 영어 31번은 복수정답이 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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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이 메세지라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빈칸 문장은 매체라는 형식이 정보라는 내용의 본질이 아니라는 점이며, 이는 내용 그 자체가 본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
문제의 화두는 무엇(What?)을 보존 해야 하는가?이며 다시 한 번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함
이때 Storage는 그것을 담는 형식에 불과함
이것이 추상명사(보존)으로 해석되기에 복수정답을 주장하는데 존재론적으로 Storage가 내용(정보)를 함축한다고 볼 수 있을까?
원문에서도 이 단어는 형식(내용을 담는 서비스) 측면에서 다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음
정보의 저장과 정보는 그 범주를 달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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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적절한거니까 3이 맞긴한듯
나중에풀어봐야겟다
캬
에라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해설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 질문을 드립니다. 우선 저는 미국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생각을 영어로 할 정도로 언어로서의 영어에 익숙해 제 접근이 수능 문제를 풀기에 적합한 접근이 아닐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2번 선지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다수의 미국인 친구들 역시 2번 선지가(storage as in the process of storing) 맞다고 보는 상황입니다. 선생님께서는 빈칸의 단어가 지문 전체가 강조하고 있는 내용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하시고, '내용'의 의미를 함축하지 않는 storage는 답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해당 지문에서 storage라는 단어가 추상명사로서의 '저장'을 의미한다고 봤을 때, 그 단어는 '내용'이라는 의미를 함축할 필요가 없습니다. In the digital environment, the medium is not part of the storage. 라는 문장에서 storage는 저장하는 프로세스를 가리키는 말이고, 문장 전체는 '매체는 이 프로세스(저장하는=preserve 하는)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뜻이 되죠. 그렇다면 지문 전체의 요지인 인터넷의 문헌을 보존할 때는 그 내용이 중요하지, 매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기에 매체는 보존의 대상이 될 필요가 없다는 뜻을 전달하게 됩니다. 원문에서 storage가 물리적 매체의 의미로 다루어졌는지는 이 선지의 정답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답도 오답도 그 근거는 모두 주어진 지문 내에서만 찾아야 하는 것이니까요. 오히려 3번 선지인 message는 주관적으로 주장하는 바가 있을 때 사용하는 말인데, 인터넷상의 정보 전체를 포괄하는 표현으로 사용하기에는 적절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 관점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프로세스라는 표현은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네요. 저장하는 행위 그 자체를 의미한다는 뜻으로 사용한 표현입니다.
설령 2번의 storage가 추상적인 행위 및 과정으로서의 ’저장‘을 의미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정답이 될 수 없음.
중반부에서 ‘물리적 매개체 자체는 필수적이다’라고 하면서, 개념적인 층위의 보존 및 저장 행위 자체에 물리적 매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기도 하고.
후반부의 내용이 이어지다가 마지막 문장에서 결정적으로 “보존되어야 하는 것은 ‘매체 그 자체’가 아니라 ‘매체 안에 보존된 정보’”라고 하고 있음. 즉, 디지털 정보가 매체와 분리될 수는 있어도, 매체와 아예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는 없다는 것이 여기 내포된 거임.
정리하자면 ’물리적 매개체‘가 디지털 정보의 보존에 있어서 아예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적은 없기 때문에, 2번 ‘저장’이 추상적인 의미 ‘보존 행위’를 의미한다고 해서 여전히 답이 될 수는 없음.
디지털 정보의 실제 사례를 생각해보면 쉬움. CD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CD에 들어있는 정보가 중요하다는 거임. 근데 그안에 있는 정보가 아무리 CD와 분리될 수 있다고 해도, CD나 USB 등 저장장치와 독립적으로 정보가 보존될 수는 없음.
고로 ‘매개체가 보존의 일부가 아니다’는 ‘매개체가 보존에 필요하긴 하다’라는 글의 논지와 모순이 되어서 정답이 될 수 없는 것이고.
그나마 해설강의를 보니 정식t나 명학t, 영수t가 이 점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해주시니 이 선생님들 해설강의를 참고해보는 것을 추천드림. 션t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하시는데, 너무 이분법적으로 지문을 보니 그런 당착에 빠진 것 같고.
안녕하세요 선생님, 영어 강사 션티라고 합니다. 저를 언급하셔서 고견을 듣고자 댓글 답니다. 아래 부분에서 명확하게 but 뒤를 통해 필자는 '어차피 매개체는 계속 옮겨다닐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carrier의 보존 중요성은 감소한다'고 명확히 말하고 있기에, 보존 대상 자체는 매개체가 아니라 정보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CD 속에 정보가 있는 것이니 CD와 정보는 분리될 수 없고 CD도 보존해야지'라고 지문에서 필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상식을 끌고 와 근거로 세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정보가 CD 속에 저장이 된다 하더라도, 그 CD는 '보존'이 아닌 '폐기'를 하고 정보만 '보존'하여 다른 CD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 이 지문 필자의 주장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의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but as long as the source media can be read, bit-perfect copies can be made
cheaply and easily on other devices, making the preservation
of the original carrier of diminishing importance.
선생님, 안녕하세요. 평소에도 정말 존경하는 선생님이라 이렇게 답글 달아주신 것이 너무나 황송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선생님을 언급한 것이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당시에는 이의제기를 하셨다는 것을 알지 못해서, 다소 극단적인 표현은 선생님을 염두에 두고 쓴 표현이 아닙니다. 만약 조치가 필요하시다고 생각되신다면, 쪽지를 통해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회신 주신다면, 선생님을 언급한 댓글은 즉시 수정하겠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디지털 정보의 보존에 있어서 물리적 매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상식이 아니라, 지문에서도 명시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2번이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필자가 '디지털 보존에 있어서, 매체보다 정보가 중요하다', 즉 '매체는 정보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에는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보존'의 궁극적인 목적도 정보와 매체 중 하나를 골라야한다면 '정보'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필자가 '디지털 보존에 있어서 매체를 폐기할 수 있다', '매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까지 나아가고 있지는 않습니다.
"digital information will necessarily need to be migrated from one physical carrier to another as part of the ongoing preservation process"
위 문장에서 드러나듯이, 디지털 정보의 보존은 "하나의 물리적 담체(carrier)"에서 "또 다른 물리적 담체"로 '이행하는' "지속적인 보존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즉, 디지털 정보가 보존되는 과정 속에서 '원래의 매체'로부터 임시적으로 분리될 수는 있어도, '또 다른 매체' 속에서 보존된다는 말이 이 문장에서 나타납니다. 다시 말해 이 문장에서 '하나의 매체가 폐기될 수는 있다'는 바가 드러난다고 할지라도, another이라는 표현이 (비록 임시적일지라도) 매체의 보존 필요성을 담지한다고 봐야합니다.
마지막 문장에서 이러한 필자의 입장이 한번 더 제시되고 있습니다.
"It is not the media itself but the information on the media that needs to be preserved."
이 문장에서 눈여겨 봐야할 표현은 "itself"와 "on the media"입니다. not을 통한 부정을 통해 '매체 그 자체보다 정보가 중요하다'라는 필자의 기본적인 입장이 제시되지만, 동시에 but을 통해 '매체에 있는' 정보가 보존되어야 한다는, 다시 말해 디지털 정보와 매체의 항구적이고 완전한 분리는 불가능하다는 바가 제시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설령 2번을 추상적인 의미의 '저장·보존'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디지털 보존의 과정에서 매체가 아예 배제되는 것이 아니니, '매체는 보존의 부분이 아니다'라는 2선 선지는 정답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투박한 글인데, 제대로 설명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모쪼록 의견 참고 부탁드립니다.
아닙니다 인터넷 상에서 가벼이 언급하신 거라는 점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과를 주셨으니 괜찮습니다.
결국 제시해주신 문장도 '디지털 정보가 이동해서 보존될 필요가 있다'라는 것이 핵심인데, 이 문장의 담체들을 이동하며 바꿔가는 과정을 선생님처럼 '담체가 담고 있는 상태'에 방점을 둘 거인지, 저처럼 '한 담체에서 다른 담체로 옮겨가니 그 없어지고 생겨나는 변화'에 방점을 둘 것인지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장 또한 선생님 말씀대로 매체 보존의 '필요성'까지는 담보하지 않다고 봅니다. 결국 이 문장의 literal한 의미 만으로는 알 수가 없고 지문 전체에서 필자가 주장하는 맥락/구조에 의해 이 문장을 이해해야 할텐데, 저는 지문 전반적으로도, 그리고 아래 말씀주신 마지막 문장을 통해서도 제 해석에 필자의 의도 방점이 더 있지 않나 합니다.
다만, 선생님의 의견이 틀리다라는 게 절대 아니라 필자의 의도에 따라 선생님 해석도 제 해석도 가능하다 입장인지라 이 또한 이 필자 외에는 정확한 의도를 결국 알 수가 없다 생각합니다. 여기서 2번 선지가 애매함의 문제가 발생하고 이런 여지를 주는 출제는 지양해야 한다고 보고요.
제시해주신 지문의 마지막 문장 또한 'on the media'에 방점을 두시면서 'media'도 포함되어 있잖아 하기에는, 바로 앞에 있는 'not the media itself'와 상충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유하자면,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것은 보관 용기가 아니라 보관 용기에 있는 음식이야'라는 문장이 있을 때 이 문장의 필자가 말하는 '보존'의 방점은 '용기'가 아님을 강조하며 명확히 '음식'에 있는 것인데, '보관 용기에 있는 음식'이니까 '보관'도 보존해야 한다는 걸 말하는 문장이야, 하는 것과 같지 않나 합니다.
여기까지 제 의견입니다만, 역시 언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누가 맞다 틀리다를 떠나 언어에서 오는 뉘앙스/애매함의 한계 어쩔 수 없이 드러난, 이를 명확히 없애지 못한 2번 선지 출제라는 생각입니다. 다른 댓글에서 보이는 학생들을 선동한다는 근거 없는 개인적 공격이나(이것은 제가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비꼬는 말투 없이 정중히 좋은 의견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하나 부탁드린다면, 이 댓글로 제 입장이 명확히 잘 드러나는 것 같아 오히려 이 의견을 나눈 댓글을 그대로 두어주시면 더 감사드리겠습니다.
너른 마음으로 양해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나누고 있는 논의는 무척 유의미하다고 사료되는 만큼, 삭제하지 않고 존치하겠습니다.
저 역시도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이번 31번과 같은 출제는 지양해야한다고 보는 입장이고, 좋은 빈칸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선생님께서 제기해주신 이의 역시도 좋은 취지를 가진 만큼, 지지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다만 여전히 '선생님의 해석에 필자의 의도 방점이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디지털 정보가 보존되는 상식'을 아예 완전히 배제하고 문자 그대로의 문장만 보면, '담체가 담고 있는 상태'와 '한 담체에서 다른 담체로 옮겨가니, 그(=매체가) 없어지고 생겨나는 변화' 사이 해석의 중의성이 존재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중의적 해석의 의미들 사이에서도 '정보가 담체 속에서 존재한다'는 사실은 공통적이거니와, 기본적인 상식(디지털 매체가 보존되는 상식적인 방식)이나 외부 맥락을 조금도 남김없이 완전히 배제한 방식의 글쓰기 및 문제 풀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매체/담체의 필요성'에 조금 더 무게중심을 두고 글을 읽어야 한다고 봅니다.
나아가 본질적으로 글의 맥락/구조에 따라 보더라도 전환 이전에 나타나는 매체가 "필수적이다(A physical carrier is necessary)"와 같은 강한 긍정의 표현이 있습니다. 비록 but을 통해 전환된다고 보더라도, necessary와 같은 강한 표현을 의미상 아예 배제하는 독해는 타당하지 않습니다. 긍정되는 의미를 갖고 내려가야 하는 것이지요.
심지어 이어지는 분사구문에서 매체의 '중요성이 없다' 대신 "중요성이 줄어든다(diminishing importance)"처럼 '매체의 존재성에 여전히 가능성'을 두는 표현이 나타나는 점을 미루어봤을 때, '저장 및 보존에서 매체를 완전히 부분도 남김없이 배제할 수 있다'는, 2번 선지를 정당화하는 방식의 독해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끝에 제시해주신 예시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말씀해주신 수능 영어 독해에 있어서 기본이 되고 중심이 되는 지문의 맥락과 핵심을 소거한 예시이기 때문입니다.
지문 전체의 맥락을 반영하여 더 정교하게 예시를 들자면, "그릇과 음식은 달라. 다만 중요한 건 음식이야. 음식은 쉽게 상할 수 있기 때문에, 비닐에서 지퍼백으로, 지퍼백에서 락앤락으로 이동시키면서 보존해야 해. 중요한 것은 '그릇 자체'가 아니라, '그릇에 담긴 음식'이야" 정도가 되겠네요.
여기에서 그릇보다 음식이 중요하다는 정도의 해석은 가능하겠지만, 그릇(매체)이 중요하지 않다, 내지는 보존 과정에서 그릇이 '완전히' 폐기될 수 있다는 의미를 이끌어내는 것은 비약입니다. 오히려 보존의 과정에 있어서 매체가 함께 갈 수도 있다는 것이 더 타당한 해석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마지막 문장에 기대어 빈칸 문장의 '일부이다'라는 표현을 고려했을 때, 매체(그릇)가 보존의 '중점'이 아니라는 데에는 동의할 수 있어도, 매체(그릇)이 보존의 '일부'가 아니라고 말하기에는 논리적으로 큰 비약이 있습니다.
저 역시도 존경하는 선생님의 해석이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학생들에게 31번의 오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설명, 시각에 따라서는 전문가보다 더 타당하고 논리적 분석이 존재한다는 점을 공유하고자 이렇게 황송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답글 남깁니다.
일개의 의견일 뿐인데, 고견 나눠주셔서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모쪼록 앞으로의 강의에서도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들어 본 해설 중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것 같아요. 고견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storage를 추상적인 보존 과정 그 자체로 해석하면, 전체 문장은 물리적 매개체가 아예 필요 없다는 의미보다는 물리적 매개체 자체는 보존 과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뜻으로 읽혀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나와 있는 글을 보존하고자 할 때, 선생님 말씀대로 이 문장에서 storage를 추상적으로 보존이란 뜻으로 썼을 때 '그 어떤 물리적 매개체도 필요없다'는 내용이 된다면 틀린 게 맞아요. 제 주장은 그 문장이 '스마트폰은 보존할 필요가 없다'로 읽힌다는 거고요. 물리적 매개체가 필수적이라는 내용은 말씀하신 것처럼 지문에 나와 있는 게 맞아요. 그런데 그 문장에서 오히려 더 요점이라고 볼 수 있는, 바로 다음 이어지는 내용을 보면 내용이 제대로 보존되는 한 다른 매체에서도 얼마든 복제본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original carrier를 preserve하는 행위는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말이 붙어 있어요. 그래서 물리적 매개체 자체는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는 문장과 중간 부분에 나오는 물리적 매개체까지 보존할 필요가 없다는 문장이 상충하는 내용이 아닌 게 되고요.
혹 선생님 말씀이 애초에 물리적 매개체와 정보를 분리해서 하나만 보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 고로 물리적 매개체는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 성립할 수 없다 - 는 말씀이시라면, 지문의 어떤 부분을 그렇게 해석하셨는지도 궁금해요. physical carrier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저는 어떤 식으로든 물리적 매개체가 필요하다고만 받아들였고, '이 특정한' 매개체일 필요는 없으므로 매개체까지 보존할 필요는 없다고 이해했는데, 수능은 이렇게 읽으면 안 되는 건가요? ㅠㅠ
제가 잘 설명했는지 모르겠는데, 혹시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시거나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있다면 알려 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아닙니다. 제 원글은 정신이 없었어서 어투가 다소 거친 감이 있는데, 꼼꼼하게 읽어주시고 답글 남겨주시니 오히려 죄송한 마음이네요. 6평이라는 중요한 시험을 두고 강사라는 사람들이 31번에 오류의 여지가 있다고 (심한 표현이지만) 선동하는 게 안타까워서 마음이 더 동했나봅니다.
이후에 나오는 문장에서도 보존 과정에서 physical carrier는 필연적으로 바뀌어야 할 거라는 내용이 나오니까 - one to another 옮겨 간다는 의미에서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선생님 말씀을 이해했어요. 보존 과정에서 물리적 매개체가 아예 필요없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the medium이라고 하면 original carrier를 보존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읽히지, 물리적 매개체 전체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의미로 읽히지 않는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복수로 media(mediums)를 사용했다면 선생님 뜻에 가깝게 읽힐 것 같지만, 지문에 쓰인 문장은 그런 뜻과는 어감 차이가 있다고 느껴졌거든요. 제 생각이 무조건 맞다고 주장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저는 왜 그렇게 읽히냐고 물어 보시면 전혀 설명할 수 없어서 (그냥... 그냥요... ㅠㅠ)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논리적으로 지문을 읽으셨는지 배우고 싶은 마음이에요.
medium/media에 대한 부분은 이건 수능을 벗어나는 부분인지라 어떻게 설명드리는 게 좋을까 고민 중이었는데, 아마 지문의 원저자는 매체이론의 대가 Marshall McLuhan의 'The Medium is the Message'라는 경구를 염두에 두고, 그것을 교묘하게 비꼬는 의미에서 저 문장을 썼을 것으로 보입니다. 워낙 유명한 문장이어서, 출제자들도 여기에 일정 부분 매력을 느껴서 출제했을 것 같고요.
이때 McLuhan의 저 경구에서 medium은 개념적으로 '매체 일반'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맥락에 준거를 둔다면 굳이 복수를 쓰지 않더라도 의미상 글쓴이님이 지적하신 문제를 어느 정도 빗겨간다고 생각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글쓴이님과 저의 논의 수준까지 출제자들도 깊게 생각했던 것 같지는 않고 (아마 이렇게 생각하고 풀 학생은 거의 없기 때문이겠죠)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답의 준거가 마련될 수는 있겠지만 이건 아무래도 수능을 벗어나는 범위의 논의인지라 안타까운 측면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잘 알려진 경구라고 할지라도, 특정 경구를 알고 있는 학생이 더 유리하게 답을 내릴 수 있는 문제를 출제했다는 점은 근본적인 독해력을 측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감스러운 측면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면에서 저 역시도 31번 자체를 좋은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글 전체를 읽으면 오히려 정답을 찾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빈칸 문장 앞까지만 읽어야지 답이 더 평이하게 나오는 문제는 좋은 문제라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오류는 없다는 사실이 명백하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어휴 글이 길어졌는데, 워낙에 뛰어난 학생 같다는 게 글 속에서도 느껴지고, 잘 모르는 분이지만 진심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모쪼록 수험 생활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대학에서 더 잘 되실 분이네요.
제 입장을 잘 정리해주셨는데, 이 지문은 "애초에 물리적 매개체와 정보를 분리해서 하나만 보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 고로 물리적 매개체는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 성립할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digital information will necessarily need to be migrated from one physical carrier to another as part of the ongoing preservation process." 이 문장을 보시면, 디지털 매체의 저장이 '매체와 매체 사이의 지속되는 보존 과정이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매개체와 정보의 분리불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쉽게 풀어 말하자면 '플로피 디스크에서, CD로, USB로 이동(지속)'하여 정보를 저장하는 게 '매체와 매체 사이의 지속되는' '디지털 정보의 보존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아예 매체가 필요없다는 입장이라면, 이런 말을 쓸리가 없죠.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과정으로서의 매체가 중요성을 가진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선생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아마 출제 의도도 이쪽에 가깝지 않았나 싶고요. (그랬어야만 해요...) 그러니까 선생님 말씀은 보다 일반적인 개념으로서의 매개체가 정보의 보존 과정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므로 매개체에서 분리해 정보만 보존하면 된다는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는 거죠? 제가 지문을 읽을 때는 빈칸 있는 문장의 the medium이라는 단어를 original carrier 개념으로 이해해서 선생님과의 의견 차이가 발생한 것 같아요. 선생님 예시를 빌리자면 플로피 디스크에서 CD로 정보를 이동하는 것이 보존이고 그래서 플로피 디스크도 CD도 없이 정보만 따로 보존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저는 빈칸 문장이 '플로피 디스크는 보존 과정의 대상이 아니다' 라고 읽힌다고 생각한 거고요. 제 자랑 같지만 모의고사에서 영어 과목을 처음 틀려봐서 나름 충격이 컸는데, 이렇게 새로운 시각을 하나 배워 가네요. 선생님처럼 영어를 잘하려면 그냥 느낌이 아니라 훨씬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건가 봐요 ㅠㅠ 열심히 연습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댓글에 한 표 던지고 싶습니다.
쉽게 말해 알맹이와 그 알맹이를 담는 껍데기가 있다고 쳤을 때, 필자가 이 부분에서 큰 틀에서 제시하고자 하는 바는
'껍데기는 이제 갈수록 의미 없어져서 보존 대상이 아님. 보존에 있어서는 알맹이를 보존하면 돼'가 아니라
'원본의 보존 필요성이 떨어진 시대다 보니 껍데기 자체의 중요성이 많이 줄었지. 그러다보니 요즘 시대에서 보존의 대상(목적성)은 알맹이야.'가 일관된 핵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날로그 시대 때는 껍데기와 알맹이가 일체화 되어있으니 매체의 특성상 복제본 제작도 어렵고, 왜곡이 없는 복제도 불가하다보니, 소실의 위험성에서 껍데기 자체를 보존하는 것이 정말 중요했는데,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껍데기와 알맹이의 일체화 시절과는 달라. 디지털화 된 알맹이는 똑같이 복제가 돼. 보존하려면 꾸준히 알맹이를 그냥 다른 껍데기에 복붙해줘야 된다는 점이 달라. 그러다 보니 (실질적인) 디지털 보존의 대상은 껍데기가 아니라 알맹이인 것이지.
이게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인 것이지요.
껍데기는 이제 보존 안 해도 됨. 혹은 껍데기 의미없음이 아니지요. 껍데기가 덜 중요해지고 알맹이만 복붙하면 되는 시기에 보존의 진정한 대상은 알맹이고, 알맹이와 껍데기의 일종의 분리가 되는 현상을 강조하는 겁니다. 그게 빈칸 문장의 핵심이고요.
이 때 storage를 저장, 혹은 저장 행위라고 생각해서 정답이 된다면
'껍데기는 저장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논리가 명확하게 성립되어야 하는데, 이는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적으로 필자는 디지털 시대에서의 물리적 매체의 필요성을 부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A physical carrier is necessary(물론 이 말도 물리 매체가 필수적이긴 한데 중요성은 떨어짐~ 하며 알맹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장입니다)
physical media that carry digital information이라고 하면서 digital information을 담은 물리적 매체라고 또 언급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아날로그 매체(알맹이 껍데기 일체형)과 비교하며 보존 행위를 제시합니다.
digital information을 담는 physical media가 아날로그(알맹이 껍데기 일체형 보다 취약하기 때문(아마 매체의 내구성이나 보존 용이성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USB/CD vs 바이닐/책/카세트)에
계속 다른 physical carrier로 옮겨야 할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지요. 의미 없는 것을 재차 재진술할 이유가 없습니다.
digital preservation 과정 자체가 digital information을 다른 physical carrier로 옮기는 것인데,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그에 그치지 않고 당연히 논리적으로 그 carrier를 보존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보존하는 방법: 상할 것 같으면 지속적으로 음식을 다른 지퍼백에 옮긴다.
라고 말한다고 해서, 당연히 보존의 대상(목적성)은 음식물 그 자체이지만, 보존 대상(행위의 대상)에서 지퍼백이 배제될 수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