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형, 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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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그가 내게 물었던 것이다.
“사랑하구 말구요.”
나는 갑자기 의기양양해져서 대답했다. 수학이란 그것이 슬픈 것이든지 기쁜 것이든지 그것을 생각하는 사람을 의기양양하게한다. 슬픈 수학일 때는 고즈넉이 의기 양양해지고 기쁜 수학일 때는 소란스럽게 의기 양양해진다.
“9평이 치뤄지고 얼마 동안, 나는 라이브러리에 올라와 그날 받은 인사이트 N에 내 시간을 붓고 있었습니다. 아시겠지만 9평이 쉬우면 쉬울수록 난이도가 주는 불안감도 대단한 힘을 발휘하더군요. 그 무렵 손을 다시 시작한 것이 인사이트 N이었습니다. 물론 풀었던 적이 있던 문제를 다시 봤을 때에는 토했습니다만…“
“잠깐, 무슨 얘기를 하시려는 겁니까?”
“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한다는 얘기를하려던 참이었습니다. 들어보세요. 나는 자습 시간의 라이브러리 속을 쓰리꾼들처럼 안으로 비집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있는 인사이트 N을 하나 꺼냅니다. 나는 한 손으로 펜을 잡고 나서, 밥을 먹느라 좀 멍해진 머리를 손에 기댑니다. 그리고 내 앞에 있는 문제의 그래프가 조용히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르내린다는 건…… 부호 때문에 그러는 것이겠죠?”
“물론입니다. 상수함수의 아랫배는 꿈쩍도 하지 않으니까요. 하여튼…… 나는 그 문제의 그래프의 조용한 증감을 보고 있으면 왜 그렇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맑아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그 움직임을 지독하게 사랑합니다.”
“퍽 음탕한 얘기군요.”
라고 안은 기묘한 음성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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