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떠나보내며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70679208
'그날 내내 그 두 글자에 대해 생각했다. '씨발'인지 ‘정말’인지 ‘그만’인지 ‘미안’인지 곱씹을수록 헷갈렸다.’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에서 일부를 발췌한 구절이다.
내가 2024년의 수험생활을 돌아본 수기는 저 두 문장으로 시작한다.
나의 2024년은 순탄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우울했다.
그대들의 2024년은 어땠으려나 모르겠다. 행복한 기억으로 한 켠에 남았길 희망한다.
나는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3학년으로, "1년만 죽어라 해보자","1년만 참으면 된다."를 수 없이 들었으며, 그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서 스트레스 속에서 나를 잃고
의식속을 부유하며 나를 옥죄고 채찍질했다.
후회하는가?
후회한다.
더 잘할 수 있었다.
나는 나를 붙잡았어야만 했고 나는 나를 부유하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그저 의식속을 떠다니며 책상에 앉아있기만 한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 보채고 더 옥죄고 더 핍박할 수 있었고 가슴속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물을 방치한 채 날 더 때리고 압박할 수 있었다.
아직도 그래야만 했다고 생각한다.
난 잘하지 못했다.
그래도 난 후회하지 않는다.
비록 안좋은 기억으로 남은 지난 한 해지만 난 더 성장했고
지금 바라본 시선이 아닌 그때의 시선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나는 충분히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였다고 믿는다.
나는 날 사랑하고 날 증오했지만 날 완전히 잃진 않았다고
내가 날 더 옥죄었더라도 난 지옥같은 수험생활을 1년 연장했을것이다.
내가 가고싶었던 서울대 천문학과는 현재 예측 기준으로 서울대 치대와 비슷한 합격선을 보인다.
내가 열심히 했더라면 좌절하고 자신을 더 옥죄며 파멸로 이끌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 내 기억속의 2024년과 2025년은 지옥 속에서 보낸 한 해 였을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자신을 정당화함을 통해 너의 한 해를 부정하려 드는것이냐고
맞다. 난 나를 정당화하고 나의 한 해를 부정하고 있다.
부정함으로 나아지는 것이다.
나의 한 해는 지옥같았기에 그 기억을 미화하여 양분삼아 내년 한 해를 더 잘 살아가려는 시도이다.
2025년은 그러지 않으리라는 굳은 다짐이다.
난 진보할 것이며 퇴보하지 않으리라고 가만히 있지도 않고 적극적이리라고
일기장을 열어보면 내 2024년은 행복속에도 지옥이 가득하다.
친구와 인형 뽑기를 하러 갔는데 나를 포함해 반에서 1~4등이 갔다고 적어둔 것부터 일상 하나하나에 스며들어있다.
내가 좋아하던 친구를 떠나보내고 경찰서에 불려다니기도 했다. 1학기 기말고사 당일에도 친구의 자살시도로 인해 경찰서에 아침까지 있었고 학교에 늦었다.
그로 인해 나도 우울감에 사로잡혀있었고 인터넷 강의 강사가 내게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9월 까지 난 수렁에 빠져있었고 9월, 수능에서 나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럼에도
난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금 돌아본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6월 평가원에서 연세대정도의 성적을 받았으나 수능에선 경북대 언저리의 성적을 받았다.
그럼에도
괜찮다. 난 살아있다.
살아있으므로 도전 핳 수 있고 더 강해진 나는 해낼 것이다.
살아남은것이 가장 대단한 일이다.
살아남았다.
괜찮다.
우울한가?
행복하다.
살아있기에 행복하다
살아있기에 베이스도 시작할 수 있었고,
살아있기에 맑은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으며
살아있기에 두 발을 땅에 디딜 수 있다.
살아있기에 행복하다.
여러 부당한 대우와 여러 사건 속에서 살아남았기에
난 이런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
2025년엔 난 우울할것이다.
행복할것이다.
또 살아남을것이다.
성공할것이다.
난 친구를 떠나보내고
자살생각이 반년간은 내 머릿속을 맴돌고
공부하는 기계가 되어 무료하게 흘러간 2024년을
사랑할것이다.
나는 행복하다.
2024년과 같이 2025년도 행복할것이다.
내년 한 해도 수험생활은 게속되겠지만
난 행복할것이다.
난 잘해냈고 내년도 잘 이겨낼것이다.
모두 행복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읽어줘서 고맙다
누군가에겐 오글거려도
누군가에겐 감동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적어도 나 하난 이 글을 쓰며 살아갈 용기를 얻었기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물리 n제 5
기출, 플랜비 역학의 기술 1.0 다음 n제 추천해주세요!
-
아 술이안깨네 1
하…
-
중앙대를 쓰기엔 점수가 부족하다.... 중앙대 너무 가고 싶은데 ㅠㅠ
-
한양대 어문 5칸 경희대 빅데이터응용 8칸 둘 다 붙는다는 가정하에 어디가 더...
-
정석킥 0
정석민 매e네 ebs 모든 지문 안다뤄주시나요? ebs 예측 뭐 이런건 전혀 의미...
-
포즈 뭐냐 ㅋㅋㅋ 유튜브랑 너무 다르잖아 ㅋㅋ
-
아직 안삿어여.... 이제 사야댐
-
나신볼사람 1
나 카미사마
-
노윤서 아일릿 윤아
-
해리포터 덕후 많나요 19
일단 저부터... 여러분은 기숙사 테스트 해보셨나요? 전 뭐일 것 같나여 히히
-
오늘은 2번여친과 데이트할게 넌 오늘 대기번호 3번이야 기다려줘
-
질문해드림 36
-
여친 6
여친(망상 속)
-
지듣노 1
-
모고 후기작성 N제후기작성 실모기록 성적기만 칼럼다읽기 미니칼럼쓰기 흐흐흐흐
-
아 정신병걸릴거같네 정말 빨리 원서접수해버리고 싶다
-
모두 메리클리 25
훠훠훠
-
4칸 0
42명뽑는과에 53등인데 넣어볼만 한가요?? 앞에 빠질사람들 체크해보면 넣어도...
-
02년생 49.7만, 03년생 49.5만 수능 한국사 응시자 수 44.8만 VS...
-
퀴디치 주장..... 옛날엔 왜몰랐지
-
귀여워 8
연하 여자친구••
-
경기도에 공사하던거 이범에 오픈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
대학가서 패드 필순가요 13
하나 사야하나 흠…
-
추가 합격이 없는거임? 고대 붙고 연대 논술 2차 붙었으면 연대에 등록금 안 넣으면...
-
고능아 말고 평균이라면 고1때 제대로 공부를 해본적이 없어서 우렀써 막...
-
메리크리스마스 5
-
컨셉 쎈사람 아니면 다 그냥 아는 친구n 느낌이라 특별하게 써줄말이 없음
-
솔직히 이 생활 은근 만족감ㅅㅌㅊ임
-
가나다 777 쓰라하고 정시로 고~성한 되는데 수시 중대 안 썼다고 뭐라해서....
-
저만 그런건가요...
-
신곡빨리나와라 0
대작의 냄새가 난다 宮守文学(미야모리 문학) : 九龍ストレイドッグ(구룡 스트레이 도그)
-
어 잠깐만 오르비 출첵좀하고ㅋ
-
https://www.youtube.com/watch?v=ZfsJVNSb2KA&ab_...
-
나도 연락 보내면 저리 될까봐 무서워서 못 보낼듯..
-
여기에 적이있다 11
그게 내 결론이오 지금 여친이랑 놀고있는데 한번씩 얼굴만 비추는사람이 있지않을까
-
10명씩이나 한번에 줄어드는건 처음인데
-
반 별로 나눠서 앉히나요 아님 다 섞어놓나요 친구랑 같이 다니려는데 반이 달라서.....
-
이 노래 좋음요 0
들어
-
ㅁㅌㅊ?
-
뭐가 더 좋을 것 같음? 가,나 다른 거 아는데 하나만 할 수 있어서 그럼
-
원은 자주 등장하는 도형 중 하나입니다 기하에서 뿐 아니라 사인법칙과 코사인법칙을...
-
뭔 커플이여 ㅉㅉ
-
생존신고 5
오늘 11시까지 자빠져 자다가 숙취해소제 두개 털어먹고 국밥집 가서 수육백반으로...
-
궁금합니다
-
하
-
'나라'는 일단 중세국어에선 '나랗'으로 소급되는데 보이다시피 ㅎ 말음 체언이었다....
-
약대는 영남대고 한의대는 세명대 약사는 절대 하기 싫고 노는거 좋아하고 뚜렷한...
-
어제 대학등록하고 계속 기쁘고 안 우울해서 좋았는데 하루만에 기분 다운됨요
글 잘 읽었습니다.
2025 입시에선 원하는 목표 이루시길 응원합니다
진짜 저랑 비슷하시네요 현역 6잘 수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