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2 몇가지 하고싶은말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71584023
칼럼은 아니고, 이번에 화2 수능을 보는 분들을 위한 내 생각이다.
내 생각이 정말 틀린 것 같으면 그냥 자기 생각을 따랐으면 좋겠다. 원래 남의 말 듣고 잘 안 되면 더 억울한 법이다. 나는 정보를 줄 뿐이고, 거기에 대해서 책임져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과목 선택이든, 공부법이든 본인 소신대로 하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1. PV=nRT에서 파생되는 변수 간 관계는 일단 전부 외우자. 안 외워도 직관적으로 이해되고 바로바로 튀어나오는 고능아면 상관없다. 그치만 압력, 부피, 온도는 보일-샤를 법칙으로 익숙하더라도, 몰수, 분자량, 밀도는 좀 생소하고 비직관적인 면이 있다.
예를 들어, 온도가 1/4배고 압력이 2배가 되었으면 부피는 몇 배일까? 이런 질문에는 답이 1/8배인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고 빨리 답을 구할 수 있지만, 밀도가 1/4배고 압력이 2배가 되었으면 분자량은 몇 배일까? 여기서 1/8배인 게 직관적으로 나오는 사람은 솔직히 많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머리를 굴려서 변수들 간의 관계를 연결시켜 볼 수는 있겠지만, 내 머리로는 수능 때까지 그걸 해내지 못했다. 그래도 문제는 빨리 풀어야 했기에, 밀도는 분자량과 비례. 압력은 분자량과 반비례. 이런 걸 그냥 다 머릿속에 박아넣고 반복 학습을 통해 숙달시켰다. 자다가 누가 깨워서 “밀도 1/4배 압력 2배면 분자량은?” 하고 물어보면 “1/8배죠” 하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연습했었다.
그냥 시험지에 PV=nRT PM=dRT 써놓고 보면 되는 것도 맞다. 그렇지만 수능 화학2는 타임어택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험이고, 1초라도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면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2. 엔탈피 계산에서 일의 자릿수만 빼서 계산하는 기술은 상당히 도움이 된다. 요즘은 수치 대신 그냥 abc로 주고 식 쓰라고 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서너 자리 사칙연산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대학전쟁 출연자급이 아닌 이상 그걸 시험장에서 실수 없이 해내기는 힘들고, 시험장에서 힘들게 엔탈피 계산했는데 보기에 답이 없으면 멘탈 제대로 나간다.
뒷 자리만 모아서 빠르게 계산하는 건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법이기 때문에, 충분히 연습해둔 다음 시험에서 써먹어 보도록 하자.
3. 제발 문제에서 제시하는 조건 똑바로 확인하자. 반응식에 등장하는 게 g인지 l인지 s인지(간혹 액체나 고체 나오는 문제에서는 정답률 나락간다), 용기 부피 몇 리터인지, 액체/고체 부피 무시하는지(고체 부피를 고려해야 하는 문제도 출제된 적이 있다).. 등등 확인하는 절차를 꼭 거치자. 물론 시간 단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시간을 단축해 봤자 문제 틀리면 다 의미 없다.
특히 내가 평소에 실수하지 않던 부분도, 시험장에서는 얼마든지 실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필자는 몰 농도 조건이 주어졌는데 몰수로 계산하는, 생전 해본 적 없던 실수를 수능 당일날 하는 바람에 수능 만점을 놓쳤다. 단순 실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내가 조건을 똑바로 보는 버릇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수능 시험장에서의 압박감은 사람의 머리를 이상하게 만든다. 열심히 공부해 놓고 아깝게 틀리는 일이 없도록, 실수할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미리 생각해 두고 이걸 방지하기 위해 일일이 확인하면서 풀어야 할지, 아니면 그냥 시간 단축을 더 신경쓸지 전략을 정해 두자. 이건 비단 화학2뿐만 아니라 수능 전 과목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4. 꼭 모든 걸 완벽하게 풀려고 하지 말자. 한계 반응물 안 보이면 그냥 귀류 때려 보고, 1/3몰 반응하면 평형 될 것 같은데? 싶으면 빠르게 계산해 보고, 반감기도 대충 이거 1분, 이거 2분이면 되려나? 하고 계산해 보자. 어려워 보이는 문제는 선지 대입해서 푸는 게 더 빠를 수도 있다. 완벽하게 논리적으로 풀어서 맞힌 사람과 대충 찍어맞힌 사람이 받는 점수는 어차피 동일하다. 빠르게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조건 그 방법을 써야 하고, 평소 공부하면서도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면서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시험장에서 이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나는 어떻게 할지 고민해보자.
5. 화학2 20번은 믿찍1이다. 21수능부터 25수능까지, 수능 20번의 답은 늘 1번이었다. 만일 내가 20번을 도저히 풀 수 없는 상황이고, 다른 번호로 찍을 만한 근거(ex: 19번까지 답 5번이 1개야!)가 없다면, 그냥 1번으로 찍고 기도하자. 미적 28번 답이 수 년째 2번인 것도 그렇고, 아마 이건 출제진들도 알고는 있는데 정답률 높여 주려고 일부러 유지하는 건가 싶다. 맞히면 좋은 거고, 틀려도 딱히 손해 볼 건 없으니까 못 풀 것 같으면 1번으로 찍어 보도록 하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열등감 미쳤네 진짜 ㅠㅠ
-
중국인보다 많은 것 같은데
-
쓰지도 못할거 쓸데없이
-
안녕하세요 '지구과학 최단기간 고정 1등급만들기' 저자 발로탱이입니다. 지난 1년간...
-
노을이 이뻐 2
우웅..
-
방학이 있다는게 정말... 좋은 것이다 사회로 나가면 확실히 알 수 있다...
-
뱃지 나왔네 1
-
신기하게 수험생 때는 그렇게 성욕이 셌는데 딱 입시 끝나자마자 귀신같이 성욕이 사라짐 나만그런가
-
통통인데 상경계 갈거라 경영경제수학 대비해서 미리 미적 조금만 하고 가려하는데...
-
글을 못쓴다 0
매번 고민이다 ..
-
부모님이랑 누나가 그냥 대학 다니라는거 제가 한번만 더 해보고 싶다고 우겨서 독재...
-
라이라이라이 0
차차차
-
노: 노노 무: 무조건 현: 현대소설
-
금딸 3
시발 3주지나면 성욕 없어진다며 이 개새끼들아
-
자지 말라면 자지마
-
어그로 ㅈㅅ 지인이 물어봐달라는데 26수능 원서접수일 아직 안나왔나요?
-
군대 오지 마라 3
내가 싫어하는 3가지
-
대학오지마라 8
그 앞은.. 지옥이다
-
손승연 샘 숙제가 많은데 혹시 일주일동안 다하는게 낫겠죠? 다못해가서 미적은다푸는데...
-
여기저기서 알람소리 짜증나네
-
일본인이 카와이 하고 가는데 머냐
-
"죽기 전에 성관계 한번만"…女화장실서 20대 덮친 군인 13
[파이낸셜뉴스] 휴가를 나온 군인이 여자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흉기를...
-
ㅈㄱㄴ
-
아 물리하다가 경제하니까 암기량은 비슷한데 계산량은 반의반이네
-
그럼 수능보기전이나 원서넣기 전에 쓰던가 합격기다리는데 저지랄하네
-
잘하는 편은 아닌 재수생인데 공부 열기가 1월보다 좀 식은거 같아서요;; 본인...
-
아니 13
내가 저런 글을 썼나 하고 흠칫했네
-
동국대 중도 열람 코드는 친구한테 삥뜯엇어
-
춥고 배고파 4
성냥 사세요
-
두각 본관에 쌓여있다는 소문은 들은것 같은데
-
비인기과 의사는 될 수 있었을지도.. 아님말고
-
재고가 없어서 대가리 봉합됨
-
부산대 긱사 0
제가 만약 과1,2중 1만 최초합되어서 긱사 신청했는데 과2가 긱사 신청 기간...
-
추천해주세요!
-
5번 받았다 이거 도냐ㅠㅠ
-
가보자 관악에!
-
이소게이소게 슈슈휴
-
왜 도서관에서 골아
-
216T 현강커리 타고 있습니다 근데 기출분석이 살짝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마침...
-
장기여행하니 여유로워서좋네
-
계정3개를 준비할게 범바오형
-
이대 문자 0
이대 조회하면 붙었다고 나오는데 (합격통지서까지 확인 가능했음) 총장 문자가...
-
39명 모집에 240명 지원했어요
-
지금 날씨가 춥습니다 이때 우리는 체온유지를 해야합니다 가장 좋은방법은 귀를...
-
하늘에점이떠다님 5
저죽는건가요
-
상관관계가 있을랑가요
-
수학인데..
-
대만 반한감정 있는 사람도 있다길래+ 한국어 해봤자 소통 안돼서 일본어랑 영어만...
-
눈썹점 머지 7
하나 빼는데 세달치월세네...
5번 레게노네요
바로 스크랩 좋아요함
전 시험지에 1번 체크해놓고 풀기 시작했음
0. 웬만하면 하지 마라
이건팩트입니다
화2를 선택할 만한 전략적 이유가 없다면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좋은글이네요. 개추
진짜 노력 많이 하셨단 게 느껴지는 글이네요
남들보다 부족한 재능을 노력으로 메우려고 했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5번이 20번 푼 사람들한테 통수친거라고 생각함
풀어서 맞힌 사람한텐 억울하긴 하겠지만.. 의외로 정답률은 상당히 낮더라고요. 실제로 1번으로 찍맞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미적 28 개정이후 계속 답 2번인가요 ?
22 23 24 25수능 계속 답 2번이었을 거예요
3번 4번은 화1에도 통용되는 이야기 같네요
모든 과목에 다 해당될 만한 이야기 같아요
그렇긴 한데 특히 상태는 안보고 문제 못푸는 애들 꼭 있더라고요 ㅋㅋㅋㅋ
PV=nRT 무적의 최강공식
진심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화2는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고2 여름쯤에 시작했어요
개추박고갑니당
6. 값을 그대로 사용하지 말자 단순비율로 처리한 후 나중에 보정시키면 그만
감사링뇨~~
아 22수능 20번 틀렸는데 그 전에 이거 봐서 믿찍1 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