來英 [516788] · MS 2014 · 쪽지

2016-02-01 02:03:38
조회수 1,562

수능끝나고 모든걸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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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잘하진 않았지만 그마저도 수능때 말아먹은 흔한 고삼입니다. 처음받아보는 점수에 한달내내 울기도하고 걱정도 많이했어요. 어제 그저께까지만 해도 재수를 할것인지, 대학을 갈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했어요. 늦은 선택 같죠? 어쩔 수 없었어요. 저는 수능장에 다시 가는 것이 두려웠고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해보고싶다는 생각은 커져만갔으니까요.

 저랑 가장 친했던, 제가 제일 좋아했던 친구들은 수시로 원하던 대학에 붙었습니다. 부럽지는 않아요 그친구들이 열심히 한 보상이라 생각했고, 저는 학생부종합은 1학년때 미련을 버렸으니깐요. 자꾸 숨는 제 모습이 보여요. 친구들이 무시할것만같고, 제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한 제가 부끄러운걸까요.

 수능 끝나고를 돌이켜보면 뭐 하나 한게없네요. 다 하고싶은일 하고 여행도 다니고 그러던데, 저는 그냥 집에서만 있었어요. 수시붙은 친구들은 좋다고 약속잡는데 저는 불편하더라고요. 그렇게 계속..연락도 안받았죠. 친구들을 제가 다 없앤거겠죠.

 자유롭게 지낼수있는 시간도, 내 옆에 있어주던 친구도, 내 자신에 대한 믿음도, 수능만 보던 길었던 저의 목표도 이렇게 잃었습니다. 수능이 뭐라구요ㅎㅎ 수능만 끝나면 다 할수있었을것같았는데. 이렇게 2월이된것도 허무해요. 한게없는걸요

긴 고민 끝에 저는 맘에 안들지만 대학에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재수를해도, 학교에가도 후회는 있겠죠. 상처를 덜 받을 선택을 했어요. 다음 겨울도 이렇게 보내고싶진 않아서요. 쉽진않다는거 알지만 빨리 수능에 대한 미련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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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킨카레 · 488431 · 16/02/01 02:05 · MS 2014

    힘내세요 그리고 당당해지세요 대학이 다 가 아닐겁니다 대학 하나때문에 위축되기에는 너무 슬프잖아요

  • 來英 · 516788 · 16/02/01 02:06 · MS 2014

    감사합니다ㅠㅠ 학교가서 보는 눈이 좀 넓어지면 좋겠어요 이왕 다닐거면 만족하면서 다니고싶네요..

  • 치킨카레 · 488431 · 16/02/01 02:10 · MS 2014

    ㅎㅇㅌ 저도 내년엔 대학을 가야 ㅠㅠ

  • 來英 · 516788 · 16/02/01 02:11 · MS 2014

    가실겁니당ㅎㅎㅎ 좀만 더 힘내세요!! 응원할게요

  • 끙깡 · 603538 · 16/02/01 02:19 · MS 2015

    이제 많은 것을 얻을 차례네요 시간이 얼른 지나가기를 바랄게요!!

  • 來英 · 516788 · 16/02/01 12:14 · MS 2014

    감사합니다!!

  • 수렴 · 449353 · 16/02/01 02:26 · MS 2013

    제 작년 모습과 너무 비슷하네요
    나름 친구들의 기대를 받았고
    보란듯이 성공하고 싶었는데
    초라한 성적표로 친구들 앞에 당당할수 없었고
    대학마저 도망치듯이 지거국에 갓죠
    가서도 자격지심과 열등감으로 반수를 시작하고
    현역보단 올랐지만 평소보다 많이 못본 성적이 또 다시 나왔습니다.
    근데 시간이 약 이더라고요
    학벌에대한 미련,자격지심도 점차 희미해져가요
    이또한 지나갈거에요
    힘내세요

  • 來英 · 516788 · 16/02/01 12:16 · MS 2014

    지금 제 심정같아요ㅠㅠ 반수를해서는 이도저도 안될것같아서 재수랑 진학중에 선택한거라 반수는 안하려구요.. 제가 다시 반수를하겠다고 안 흔들리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시간이 약이겠죠

  • 폴드 · 622527 · 16/02/01 02:50 · MS 2015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오징어숏다리 · 628507 · 16/02/01 02:52 · MS 2015

    오히려 잘한 선택일수도 있어요. 힘내요.

  • 來英 · 516788 · 16/02/01 12:18 · MS 2014

    감사합니다..!!

  • 폴드 · 622527 · 16/02/01 03:07 · MS 2015

    길게 썼었는데.. 짧게 다시 써요. 우선 힘내세요. 비슷한 처지에 있던 사람으로서 공감되는데 위로가 안 먹히죠 ㅠ

    그리고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아마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 來英 · 516788 · 16/02/01 12:22 · MS 2014

    감사합니다 꼭 저 말 새기고 열심히 살도록할게요..!!

  • wjjjfj · 642264 · 16/02/01 12:26 · MS 2016

    저랑 너무 똑같아요 지금 죽고싶고 재수할까말까 고민하는ㅇ애는 저밖에없어요
    친구들은 좋은대학이든 아니든 다 자기대학에 자부심가지고 살고잇는데 저혼자
    열등감에 쩔어사네요. 저도 일단 대학을갈거같아요 가서 잘 버틸지도 모르겟지만

  • 來英 · 516788 · 16/02/01 12:28 · MS 2014

    힘내세요ㅠㅠ 제친구들은 맘에드는곳 간 애 절반, 재수하는애 절반인데 재수한단애들은 이미 미련 버렸더라구요 저만 고민하고ㅋㅋㅋㅋㅋ.. 학교 맘에 많이 안드시면 그래도 재수하셔도 괜찮을것같은데ㅠㅠ 정 미련남으시면 반수라도 해보시구요. 꼭 좋은 결정하시길바래요!

  • wjjjfj · 642264 · 16/02/01 12:34 · MS 2016

    아 친구들중애 같이 하는애가잇으면 동질감이라도 느끼겟건만
    제친구들은 다 잘해서...저만 정시니 뭐니 지랄하다 개망햇네요
    하루에 몇번을 울엇는지모르갯습니다
    그냥 일단 1년다녀보고 1년다시준비하든지 생각할라고요
    올해는 도저히 못하겟네요

  • 來英 · 516788 · 16/02/01 12:37 · MS 2014

    휴ㅠㅠ 어떤 결정 하셔도 꼭 좋은결과있을거예요! 저도 학교에 눈 퉁퉁 부어서다니고 밤에 잠도안오더라구요ㅋㅋㅋ자다가 깨도 재수해야하나 이생각이고 재수하는꿈도 엄청꿧어요.. 저도 그 심정 이해가가네요 다시 수능시험장 가기도 두렵고.. 꼭 잘될거예요 힘내요

  • wjjjfj · 642264 · 16/02/01 12:39 · MS 2016

    네 저희 진짜 이 시련을 계기로 성장합시다 ㅠ

  • 효흠 · 545729 · 16/02/01 14:30 · MS 2014

    목표를위해 수년간 노력하신 그자체가 좋은 결과를 얻으신 겁니다 화이팅하세요

  • 來英 · 516788 · 16/02/01 15:50 · MS 2014

    감사합니다!! 비록 결과는 아쉽지만 후회는 없었기에.. 이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