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쯔위 [651391] · MS 2016 · 쪽지

2016-03-10 01:08:54
조회수 218

[12일] D-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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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현재 글 작성자는 중2병을 아직 완치하지 못한 중2병 말기 환자로서, 글을 읽다보면
어휴 나이 덜 먹은 새끼.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수 있습니다.

[수학의 날]

공부 시간 4시간 (학교 자습 4시간)

플래너 목록
1. RPM 50문 (학교) : 완료
2. 영어 콘셉트 실전독해 10문제 가량 (학교) : 완료
3. 그 밖에 : 못함

칭찬, 반성 생략

일기 

원래는 1시쯤에 쓰는데 인강 듣기도 글렀고, 일찍 자기라도 해야 할 것 같고,
오늘은 쓸 내용도 좀 많아서 지금 쓰고 있다. 오늘은 그냥 좀 쓸 게 많다.

전 날 아무것도 못하고 실컷 자고 일어나 의지를 다시 다졌다. 버스 안에서 오르비에 어제 
못 쓴 일기를 쓰고 학교에 갔다. 변명일수도, 아니 변명이겠지만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평범하게 하루가 흘러갔다면 이틀 연속으로 집 공부 시간이 0에 수렴하진 않았을 것이다.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평범하게 흘러갔다. 그리고 수학 시간때 멘탈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전날 자버려서 일기에 못 적은건데, 사실 어제 수학 시간이 끝나고 선생님이 와서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너는 왜 수업시간에 자습을 하니?" 이런 말을 들을거라 예상을 했엇고,
오히려 왜 아직까지 자습을 하는데 혼내지 않는가에 대한 의문이 커져가던 참이었다. 선생님이
어떤 말을 하셨는지는 정확하겐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는 네, 네, 네, 라고만 했다. 그냥 수긍하고
수업이나 들어야지. 라고 생각 했었다. 그런데, 그러기로 했엇는데, 오늘 수학시간에 자습 없이
수업을 쌩으로 들으니 너무 할 것이 없는거다. 일주일에 한 두번 드는 시간이면 모를까 일주일
내내 한 교시를 버려야 한다니! 이건 너무 억울하고 아깝고 시간을 헛되이 쓰는 것 같았다.
마음속으론 화가 약간 났지만 티를 보이면 선생님께서 감정이 상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 뒤를 밟아 교무실에 찾아가선 "선생님, 저 그냥 수업시간에 자습하면 안될까요? 너무 시간이 아까워서요..." 어쩌구 저쩌구. 수학시간이 4교시였기 때문에 점심을 드시러
가야 해서 선생님도 대화끝에 얼떨결에 그래. 라고 말씀하셧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속으로 약간의 기쁨과 왠지 모를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며 점심을 먹으러 갔다.

5,6교시는 창체 시간이었다. 5교시엔 반장 선거를 했고 6교시엔 tv에서 학교 방송을 했다.
6교시 때도 자습을 하고 있엇는데 수학 선생님이 찾아 오셨다. 따로 불러내셔선 점심시간엔
경황이 없어서 그렇게 말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으시다며 근거로 이 세가질
들으셨다. 
1. 학교는 공부만 하러 오는 곳이 아니다. 그럴 거면 검정고시를 보지 왜 학교에 오느냐.
2. 너가 수업시간에 자습만 하면 태도 점수를 최하로 매겨야 하는데 
   그건 너도 원하는 바가 아니지 않느냐. 
3. 어쩌구 저쩌구... 
휴... 이걸 듣고선
1. 그럼 수학시간에 (내가 다 알고있는) 문제들 푸는 것 말고 뭘 더 배울게 있느냐, 
2. 풀이같은거 들을 땐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타임킬링 아니냐, 활동은 열심히 하겠다.
3. 어쩌구 저쩌구... 
렇게 반박을 하고 싶었으나 그냥 예, 예, 예만 하고 다시 교실로 돌아왔다.
다시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자습을 했다. 수학 문제를 풀었다. 잡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냥 수긍하자, 그냥 수긍하자 하며 별 생각 없이 집에 왔다.

공부를 하려는데 문득 알파고 생각이 났다. 누가 이겼을까? 알파고가 이겼단다.
갖가지 갤러리들의 반응들과 인터넷 기사들을 순회하곤 다시 책상에 앉았다.
컴퓨터가 인간에 미칠 영향, 컴퓨터는 그냥 입력하면 되는데 우린 왜 공부를 하나, 기타 등등 중2병 스런 잡생각들 에 머릿속이 매몰되어 잠시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라며 침대에 누웠다.
잠시 후에 밥을 먹고 자연스럽게 침대로 다시 돌아와 2시간을 잤다. 8시... 학교가 4시에 끝났으니까 자그마치 4시간을 아무것도 안한거다. 아 망했다 생각하며 다시 책상에 앉았다. 급하게 계획을
써내리곤 쎈을 꺼내들고 50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풀기만 하려고 했는데
설상가상으로 문제가 막힌다. 캬... 난 문제가 1분 이상 안풀리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병이 있는데 말이다. 컴퓨터는 어쩌구 저쩌구... 공부 왜 하나... + 수학 시간 자습 관련 문제가 콜라보 돼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곤 10몇문제밖에 못풀어서 (심지어 반은 답지 봄) 50문제는 포기하고 
10시쯤에 인강을 들으러 왔다. 

하! 공부가 잘 될리가 있나. 컴퓨터를 키자마자 인터넷의 악령이 나를 꼬드겼다. "조금만 인터넷 하자." 시간이 지나 지구과학이라도 들어야겠다 싶었더니만 또 꼬드긴다. "그냥 오늘 하루 공부
공쳤다 생각해. 내일 열심히 하면 되잖아?" 게임 끊을때 이런 내면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었다.
근데 그런 패턴을 안다고 해서 대처할수 있는건 아니다. 그대로 악령에게 당하곤 12시까지
아무것도 못 했다. 그리고 다시 수학 시간 자습 관련 문제를 떠올린다.

내가 공부를 왜 해야 하지? 사실 누우려고 떠오른 핑계가 그거에 대한 답을 생각해내보자. 라는
거였기 때문에 일어나보니 머릿속에 얼추 답이 있었다. 2년만 바보같이 공부하면 그 후엔 좋은 걸
배울 수 있다. 납득할만한 답변이었다. 근데 답이 있다고, 납득을 했다고 진정으로 받아들이는건 아니다. 난 그냥 이 좇같은 세상살이가 싫다. 그럼 또 머릿속에선 이런 말이 나온다. "그건 이미 많이 생각해 본 문제야. 어차피 뒤질거라면 뒤지기 전에 최선이라도 다해봐야지!" 그래, 근데 납득을 했다고 진정으로 받아들이는건 아니야.

어쩌다보니 그냥 두리뭉실한 글이 된 거 같아 세줄 요약과 최종 결론을 얘기해보려고 한다.
1. 어제 아무것도 안함
2. 오늘도 아무것도 안함
3. 수학 선생, 알파고 개x끼!
최종 결론 : 닥치고 공부나 하자 ^^

는 아니지. 사실 글 중간에 쓸 타이밍을 못 잡아서 그런건데, 이 글엔 이런 말도 실으려고 했다. '아, 그래도 수학 선생님도 수학 선생님만의 사정이 있는거니까... 어쩌구 저쩌구' 근데 다 쓰고나서 생각을 해보니... 아무 생각도 안든다. 내가 뭔 생각을 해야하겠는가! 그냥, 내일은 더 나아져야지. 내일은  "언젠가는 죽을걸 알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해야겠지. 내일부턴 수학시간 자습 1시간 날아간다. 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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