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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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전에 안산에서 강원도까지 걸어갔다가 오는 데에 7일이 걸렸어요. 그런데 그걸 아무런 돈 없이 무작정 걸어갔었어요.
그런데 제가 거기를, 강원도를 걸어가면서 강원도까지 걸어가야지 하면서 걸어간 게 아니었어요.
그 걸어가는 행위 때문에 걸어간 거였어요.
어떤, 늘, 뭔가를 할 때 우리는 결과를 바라보고 뭔가를 하거든요?
무의식적으로도 결과를 보면서 그것들의 보상을 받길 바라면서.
그런데 그거부터 없애야 해요. 결과에 대한 보상심리. 그런 것을 아예 없애야 해요.
그래서 그 과정 자체를 위해서 이걸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서 과정 자체를 받아들이는 게 중요해요.
그게 운명을, 운명이 사실 좋은 게 아니잖아요?
하지만 운명을 막연하게 이길 수도 없는 거고 그것과 싸울 수도 없는 거잖아요.
방법은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예요. 자기 안에서.
그런데 이제 좋은 게 있어요.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너의 목표는 그것에 이르는 것이니, 그러나 서두르지는 마라.
비록 네 갈길이 오래더라도 늙어져서 섬에 이르는 것이 더 나으니.
길 위에서 너는 풍요로워졌으니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해주길 기대하지 마라.
이타카는 너에게 아름다운 여행을 선사했고
이타카가 없었다면 너의 여정은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이제 이타카는 너에게 줄 것이 하나도 없구나.
설령 그 땅이 불모지라고 해도 너를 속인 적이 없고
길 위에서 너는 현자가 되었으니 마침내 이타카의 가르침을 이해하리라.’
콘스탄티노스 카바피라는 그리스 시인이 쓴 글인데요. 이 글이 저에게는 정말 힘이 많이 되었어요
지금 과정에서 뭔가가 되고 싶잖아요? 그것이 되고 싶다면 과정을 사랑하세요
그리고 거기서 오는 생채기들, 상처들, 흔적들, 그리고 어떤 막연한 것들을 받아들이고
그 상처를 사랑해야 하는 게 저는 삶을 예술로 살아가는 한 명의 예술가로서 가장 중요한 모습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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