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일반고 출신 노베의 현역&재수 수기(2)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28729392
1편에서 갱쥐조련사님을 포함한 정말 많은 분들의 관심덕에 2편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별거 아닌 글을 5천분 넘게 봐주시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ㅎㅎ 정말 감사합니다!!
1편 여기있어용- https://orbi.kr/00028639042
강제재수행을 선고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흘렸다. 이 상황을 알게된 간호사들의 안타까워 하는 목소리가 내 울음소리에 섞여 들려왔다.
잠시 후, 아까 그 의사가 다시 나한테 왔다.
“엄밀히 따지면 기흉은 아니지만 기흉과 거의 유사한 상황이며, 증세가 약한 편이라 다행히 수술은 면했으나 일단 입원은하고 수능 전에는 퇴원할 수 있을거야” 라고 하셨다.
입원실로 옮겨지자마자 퇴원할때까지 금식이라는 말을 들었다. 수능 5일 남은 시점에 공부도 못하고 생활패턴 도 다 깨지는 마당에 밥까지 못먹다니 ㅋㅋㅋㅋ..
소처럼 코에 무언가를 꽂고 가만히 누워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실모라도 푸는데 옆자리 할아버지께서 마카롱을 너무 맛있게 드시고 계셨다. 세상 그렇게 맛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ㅠㅠ
D-4
다행히 몸 상태가 많이 양호해져서 의사가 화욜날 퇴원을 하라고 했다. 하지만 1초 마저도 아까운 수능 직전인지라 의사에게 떼써서 월욜에 퇴원 하게되었다.
수능 잘 봐서 자기 후배가 되라는 의사의 말에 “저 문과예요 안녕히계세요 감사합니다” 인사를 남기고 집에 돌아왔다.
D-1
독서실에서 마지막 공부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매일 같은자리에 있는 비둘기들이 보였다. 몇 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봐왔던 비둘기였지만 저 비둘기들은 이런 압박감이 심한 수능을 보지 않는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그들이 부러워졌다.
D-0
알람이 울린다.
다행히 잠은 무난하게 잔 듯하다.
내가 매일 마음속으로 외쳤던 한 마디 ‘아직 나는 수능을 단 한문제도 풀지 않았다. 풀기 전까지는 결과를 알 수 없다’를 마지막으로 되새겨본다.
부모님의 응원을 받으며 일부러 시험장의 정문에서 응원하는 분들을 피해 아무도 없는 후문으로 들어갔다. 나의 뒷자리와 뒷뒷자리가 아는 사람이라는거에 신기해하고, 오버슈팅 지문을 읽으며 예열을 했다.
오전 8시 40분
연습한대로 문법부터 폈다.
최소대립쌍..? 바투..? 음....
K군..? 로봇세..? 경주는 다보탑에.. 아니 다보탑은 경주에 있지.. 라며 어리버리 하다보니 국어 끝. 수학 끝. 점심 끝. 영어 끝. 탐구 끝.
순식간에 수능이란게 너무나도 빠르게 끝나있었다. 모의고사 볼 땐 그렇게 길게 느껴졌는데 수능은 그렇지 않았다. 왜이리 허무하지? 내가 겨우 이거 하나만을 위해 그렇게 공부했던건가?
결과 41233. 재수가 확정된 순간이었다.
혹시나 하는 실낱같은 마음과 대학교를 구경하고픈 촌놈의 마음으로 논술을 보러 갔다.
성대 경희대를 보고 마지막으로 내가 그렇게 가고싶어했던 중경경에 논술을 보러 갔는데 보자마자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본 학교는 집 앞 쬐끄마한 교대밖에 없는데 중경경 310호 건물은 와... 거짓말 안하고 건물 보자마자 3초정도 멍때렸다.
결과는 당연히 광탈. 그 와중에 친구들의 수시 합격 소식이 속속히 들려왔다.
집근처 지거국에서 학고반수를 하기로 했다.
(학고반수:학사경고반수의 줄임말로 등록금만 내고 학교를 아예 다니지않는 것)
그 지거국의 유흥가가 우리 지역에서 제일 발달한 술거리?이다. 1월 한 달중 30일은 거기에서 친구들과 술마시며 보낸거같다.
D-271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하면서도 페북 인스타를 들어가보면 친구들의 행복한 순간순간들이 올라와있었는데, 이 행복감이 나의 슬픔, 좌절감과 대비되어 부각시켜 우울증을 유발했다.
몰론 나의 친구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은 나에게 또한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내 처지는 그들과는 정반대라는것이 사실이고 그게 굉장히 뼈저리게 느껴졌다. 이건 겪어본 사람만 안다.
3주 뒤, 작년에 다녔던 재수학원에 다시 들어가기로 했다. 작년에 딱 한 달 그것도 독재로 다녔는데도 나를 기억하시는 재종반 쌤이 있었다. 현타가 강하게 밀려왔다.
고등학교 선배 한 명과 친구 몇 명으로 그룹지어 밥 먹고 산책하곤 했다. 이들과 있다보니 우울증이 금방 사라졌다.
그래도 페북 인스타를 들어가면 올라와있는 게시글 속 19학번들의 행복한 순간들이 나와 대비되어 슬픔을 유발하는건 변함이 없었다. 결국 페북 비활을 타고 인스타를 끊었다. 몇 달 뒤엔 그것도 거슬려 인스타 팔로잉을 모두 끊어버렸다.
4월.. 5월.. 솔직히 학원에서 뭐했는지 기억나질 않는다. 4월 초에 탈색하고 자취하는 동대생 친구 집에서 하루 자고온거만 떠오를 뿐이다.
6평 41112.
국어 백분위가 68이 나왔다. 4연속 4따리가 되었다. 반면 수학은 다맞았다. 이걸 좋아해야하나 말아야하나.. 할 뿐 아무생각이 없다.
7월 15일
갑자기 학원에 풋풋해보이는 애들 몇 명이 보인다. 작년의 나처럼 여름방학에만 다니려고 온 고등학생들인가 보다. 그 애들을 보니 작년의 내가 떠오르며 만감이 교차한다.
약 2주 뒤, 갑자기 친구 한 명이 기숙학원으로 떠나버렸다. 오랫동안 고민했다는데 그걸 입소 전날 말해줬다,,, 나도 요즘 나사도 풀리고 공부도 잘 안되고 하는데 기숙학원이나 들어가볼까..?라는 생각이 점점 문득 들기 시작한다.
광복절이 지나고, 나는 그 늦은 시기에 기숙학원 입소를 결심하게 된다.
마지막 편은 월~화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재밌게 읽으셨다면좋아요 부탁드릴게요!!
0 XDK (+500)
-
500
-
'용암 모평'에 직장인 '의대 열풍' 한풀 꺾이나…난이도 '변수' 1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의대 증원 확정된 이후 처음 치러진 6월 모의평가가...
-
경주 가고싶다 0
커피플레이스<<여기 내가먹어본 라떼중에 젤맛잇음 근데 가격도 3500원밖에 안해
-
????? 4
이게 무슨 프랑스는 왜 좌파연합이 1위냐
-
고1이고 여름방학때 내년에 할 과탐 물&화 선행하려하는데 물리&화학은 학원에서...
-
얼버등 0
(゜∇^d)!!
-
시대 서바 단과 1
현역이고 수학 모고 풀면 3뜨는데 시대 서바이벌 단과 다녀도 괜찮겠죠? 가서...
-
여러 독서실 스터디카페 다녀봣음 물론 내가 그만큼 공부를 열심히 한건 절대아니고...
-
coincide 동시에 일어나다, 일치하다 seduce 현혹시키다, 유혹하다,...
-
글루따띠온~ 0
따띠온~
-
ㄹㅇㅋㅋㅋㅋ
-
얘들아 6
-
갑자기 개쉬워짐 ㄷㄷㄷㄷ
-
목포대 약대 정시로 갈려면 최소(추추추합)할 수 있는 성적으로 국수영탐 몇등급 이내...
-
인생은 정시다 0
수시처럼 보험 6개를 만들어두진 못할지라도 3개씩은 만들어둬라 하하하 어디 한 번...
-
보복부게이야 꺼토미랑 야애니 좀 그만보고 +) 조기입학 그딴거 할바엔 모든 남중...
-
수특 수완 0
언미물지하는 사람입니다! 수특은 영어 빼고 다 사서 풀고 있는데 수완도 영어 빼고...
-
한국의 민주당 지지층 혹은 당직자로 있는 586 운동권 세력과 2030으로 대표되는...
-
농업사회 익명성 1
정보 사회가 익명성이 더 높은 거 어닌가요? 이해가 안돼요
-
대 황 타 타 1
그저씹곹ㅋㅋ
-
제곧내 내신 A만 맞으면 됨.. 쌤피셜 교과서 열심히 풀면 A 맞고도 남는닥고
-
레전드 아침헬스 0
후 출근
-
뭔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주실분..
-
오르비만 하는 애들도 있겠지?
-
전장연 진짜 휠체어 집어던지고 싶네.
-
슬슬 가야겠지 0
오늘은 비 많이 안오게 해주세요,,,,
-
귀국! 1
으아 너무 피곤해요
-
안녕하세용 14
이틀정도 사리다가 일이 좋게 마무리된 거 같아서 다시 왔습니다. 그냥 어제까지 있던...
-
난 지금껏 한번도 먹은 적 없음.
-
그냥 뇌 빼고 때려침 안 해 시발 좃같아서 못해먹겠네
-
( 일본 의사 --> 2024.7 발행 신규 1000엔 지폐 인물 ) 0
의사 출신이 지폐인물이 될 정도로 대단한 업적이 있었나 보군요....
-
여친이생길까요
-
왜 사람 바쁠 때 시간을 잡는지 모르겠음 봉사를 좋은 마음으로 하지를 못하게 함...
-
야간근무의 비애.
-
ㅇㅋㅋㅋ아
-
22 29 30 15 14 버려도 ㄱㅊ?
-
와 이런적은 처음인데
-
오늘부터 제대로 시작. 목표는 1. 지금 이 순간부터 낭비하는 시간은 없다 2....
-
수시러이고, 후일의 최저를 위해 방학동안 정시공부를 계획중인데, 영어 과목을 어떤...
-
그사람이 이렇게 만난 거도 인연인데 우산 같이 쓸래요? 이랬음
-
냠냠
-
반수 독재 0
독재에서 반수를 시작해보려고 하는데 너무 늦었을까요..? 사탐런할거고 미적은 거의...
-
다음주 쯤에 뉴런 시작할 것 같은데 9모 보기전 까지 뉴런을 끝낼 수 있을지...
-
안녕하세요, 오르비에 올리면 보실 것 같아 글 남깁니다. 저는 SII 반수반...
-
제발
-
제군들, 쌍사만큼 꿀과목이 없다. 2차대전 연표 외우면서 히틀러의 모험에 동참해보지 않겠나.
-
2-3년 전에 비해서 오르비 내 사탐 언급량이 엄청 늘고 과탐 언급량이 엄청...
-
인성파탄난건줄 알았는데 약 먹으니까 발작 버튼이 안 눌려서 착해짐
-
티원이 트로피에 젠지 박제했으면 ㅈㄴ 불탔을듯 다행이 TL TES BLG네
-
시간도 촉박한데 짜증나 죽겠음
감사합니다 ㅎㅎ 혹시 맞팔 가능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