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험생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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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안괜찮습니다...
반갑습니다, Team. KUKLL입니다.
지옥과도 같은 기말고사를 끝내고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수험생 분들에게 드리고자 하는 조언을 들고 왔습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수험생이 된 여러분, 환영합니다. 다시 된 분들도요.
수험 생활. 끝날 줄을 모르는 긴 여정입니다. 먼저 그 길을 거친 사람으로서, 도움이 될 만한 말을 몇 마디 전하고자 합니다.
1. 마라톤
긴 여정입니다. 몸과 마음 모두 지치고 닳는 과정이죠.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냥 흐르듯 하는 말이 아닙니다. 몸과 마음의 관리에 실패하여
준비해온 모든 것들이 무너진 수험생들, 적지 않습니다.
밤을 새지 마세요. 몇 시간의 추가 공부로 다음날(어쩌면 그 다음날까지도)
학습의 질을 깎는 아주 나쁜 습관입니다.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야 합니다.
식사를 관리하세요. 세 끼를 모두 챙기고, 가능하다면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양제 또한 좋습니다. 폭식은 자제해 주세요.
(N수생 한정) 술 마시지 마세요. 맥주 한 잔도 몸에 부하를 줍니다.
최적의 몸 상태는 집중력으로 직결됩니다. 같은 강의를 들어도, 같은 지문을 봐도
받아들이는 것이 다른 셈이죠. 그것이 본인의 행위 내지는 습관에 기인한다면,
반드시 교정해야 할 대상인 것입니다.
2. 결국 공부는 재능이다
슬프지만, 사실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3달 안에 1등급 찍는 방법’. 그런 건 없습니다.
됐으면 저도 했죠. 제가 수학 점수를 올리기 위해 투자한 방법론적 / 실제적 노력의 양은
감히 그것을 폄하해대는 사람보다 훨씬 많다고 보장할 수 있습니다(4수 동안 하루에
수학을 8시간씩 하루도 빠지지 않고 했음에도, 3등급이 나왔습니다). 그렇다고 공부를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닙니다. 슬프게도, 하지 않으면 점수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죠.
요지는 한 과목에만 집중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과목, 잘 하지 못하는 과목, 빨리 끝내고 싶은 과목 등에 치중하지 않는 균형잡힌 공부는 중요합니다.
(물론 하루에 탐구를 3시간씩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잘 하지 못하는 과목을 하루에 4~5시간 정도
배분하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3. 개념부터 확실히
개념이 완성되어 있지 않다면, 답이 없습니다. 문제를 푸는 기초적 감각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실전 모의고사를 수반한 일체의 시간을 재는 행위는 무의미합니다. 연초에는 언제 어디서든
튀어나올 수 있도록 개념을 강하게 다진 후 이를 바탕으로 공부의 방향을 확장해 나가야 합니다.
어려운 문제, 어려운 지문, 어려운 단원? 그냥 풀지 마세요.
당연하게도, 개념에는 적용 및 찾기가 포함됩니다.
색연필[생년필]
이걸 보고 비음화와 ‘ㄴ’ 첨가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개념이 부족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4. 산만할 바에, 그냥 하지 마라
주변의 소음, 끈적한 손, 지저분한 책상, 유난히 거슬리는 거스러미, 두 시간 전에 했던 솔랭
매드무비… 집중을 방해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공부를 방해한다면, 과감하게 책상에서 일어나 바람이라도 쐬고, 주변을 정리하세요. 일단 공부를 시작하였다면 강하게 집중하는 것이 물론 맞습니다. 그러나, 그 시작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시간을 투자하여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맞습니다.
공부는 앉아있는 시간도, 책을 편 시간도 아닌, 집중하여 수행한 시간이 제일 중요합니다.
단순히 문제를 끄적이고, 영단어장을 쳐다본 시간을 순공으로 치는 것은 다분히 무의미하죠.
사실… 그래서 릴스/쇼츠/틱톡이 나쁜 겁니다. 과감히 지웠음 합니다. 듣지 못하는 노래가 있다
하더라도 유튜브를 지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휴대폰을 제출할 수 있다면 하시고, 그것이 어렵다면 전원을 끈 채 공부하세요.
5. 할 거 다 하고, 놀 거 다 놀면 답이 없다
노베 기준으로, 1년만에 하루 8시간씩 공부한 고3 수험생을 이길 순 없습니다. 이론상 종일 공부할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효율적인 공부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노래방 가고, PC방 가고, 휴일을 정해 즐기고… 그게 멘탈 관리에 중요하다고 하신다면 드릴 말씀은
없으나, 적어도 본인이 ‘최선을 다했다’, ‘전력투구했으나 아쉬웠다’는 말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최선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과 자원을 동원하여 무언가에 집중’했을 때 할 수 있는 말입니다.
개인차가 있겠으나, 저는 주에 7~8시간 정도 놀거나 쉬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6. 스스로 방법론을 정하자
사람마다 가진 능력, 집중도, 학업 성취 정도가 다릅니다. 대부분의 과목은 동일한 등급이 동일한 학업 성취 및 동일한 문제의 정오를 보장하지 않죠.
본인이 부족한 것을 확인하고, 그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중학생 내지 고1까지는 들이받는 것처럼 마구잡이로 문제를 푸는 과정이 효율적이었다면, 수험생은 그렇지 않습니다. 본인이 독서를 잘 못한다면, 독서의 어느 파트, 어느 유형, 어느 정보를 잘 뚫지
못했는지 고심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장담하지만, 이 과정 2시간이 문제집 100시간
풀이보다 더 도움이 됩니다.
7. 모의고사는 언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9월 모의고사 이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개념을 완성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운 후 전체적인 시간적 감각을 기르는 것이 올바른 수순입니다.
독서를 못하니 독서 한 지문을 날리고 하는 시간관리. 과연 도움이 될까요? 어림없습니다.
실전형 모의고사의 장점은 전체적인 시간 감각 익히기와 강제적 집중입니다.
시간 감각의 예로, ‘수학 시험이 한두 문제만 굉장히 어려울 때’와 ‘전반적인 준킬러가 많을 때’에 따라 취할 태도를 다르게 하는 감각이 있죠. 이러한 것은 현장에서 멘붕을 막는 좋은 장치이므로, 반드시
익혀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금방 길러지기에, 나중으로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강제적 집중’입니다.
수험 생활 후반부의 매너리즘과 ‘이제 공부해서 뭐가 늘겠어?’와 같은 생각, 수십 번째 읽는
탐구 개념이 주는 집중력 하락에 즉효는 '모의고사를 통한 강제적 집중'입니다.
저 또한 대부분의 과목이 안정적인 1등급권이라는 생각을 한 순간부터, 공부를 놓았습니다. 독서실에 앉아 시를 쓰고, 캐스트 영상을 정독하곤 했죠. 실전 모의고사를 푸는 시간이 없었더라면, 감각이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었겠습니다. 그러나 줄어드는 시간의 압박감과 ‘이게 실제 시험이었다면’ 하는
감각이 주는 힘은 강했습니다. ‘훈련은 실전처럼’. 여기에 쓰기 딱 좋은 말 같습니다.
그렇기에, 수능에 가까운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수학 2점과 3점짜리
문제를 푸는 시간, 맨날 맞추는 현대시를 푸는 시간은 다소 낭비적인 감각이 있는 것도 한몫합니다.
시험장에 들어간다는 마음으로, 준비된 채 모의고사형 공부를 시작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담이지만, 이러한 시험형 공부는 에너지 소모와 스트레스가 극심합니다. 수능장뿐 아니라, 평소에도 책상에 초코바 등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슬기롭게 공부하셨음 합니다. 고사장을 나설 때 느끼는 어스름과 찬 공기가 여러분에게 절망이 아닌, 해방감을 주었음 합니다. 끝은 언젠가 옵니다. 결과야 어떻건 간에, 여러분의 인생에 도움을 주는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한 해가 되길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다시금 전공을 살려…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문장론]의
‘어휘’ 파트를 맛보기 형식으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한 해 잘 마무리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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