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Y한 독도바다 [1005719] · MS 2020 · 쪽지

2022-07-20 17:56:36
조회수 7,024

오늘의 역사 잡지식 60 : 경복궁 중건에 숨겨진 권력 투쟁

게시글 주소: https://a.orbi.kr/00057641346

거두절미하고 바로 들어갑니당


한국사 근현대사에서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중건 사업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입니다

결과적으로 조선의 재정을 파탄냄으로써 흥선대원군이 실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여기서 많은 분들이 그렇다면 흥선대원군은 경복궁을 중건하려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을 텐데,

지금부터 말씀드릴 내용이 그에 대한 약간의 답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철종이 승하할 당시, 권력 대립 구도는 크게 안동 김씨 vs 종친 세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당시 왕실 최고 권력자였던 신정왕후 조씨가 종친 세력과 결탁한 것으로 보입니다 흥선대원군과 신정왕후 조씨 사이의 커넥션은 정황상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까요)

그중 종친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 흥선대원군이었죠

(오늘따라 사족이 많지만, 흥선대원군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파락호로 살아왔다는 건 야사입니다)


안동 김씨 입장에서는 자신들과의 커넥션과 없는, 오히려 자신들과 척질 가능성이 높은 흥선대원군에게 왕위를 넘겨주면 모가지가 달아날 거라 생각했겠죠 그렇기에 흥선대원군도 자신이 왕이 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죠

여기서 안동 김씨와 흥선대원군이 타협점으로 삼은 게, 흥선대원군의 아들인 고종을 왕으로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안동 김씨가 순순히 흥선대원군의 아들에게 왕좌를 넘긴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경국대전에 따르면, 왕의 8촌 이하의 친척은 관직에 오를 수 없습니다

흥선대원군은 고종의 아버지이니, 관직에 오를 수 없겠죠

그렇다는 건 흥선대원군이 궁궐에 맘대로 출입할 수 없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제아무리 아버지라고 해 봤자, 고종의 곁에 있지 못한다면 권력을 누릴 수 없겠죠

안동 김씨가 노린 건 이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흥선대원군은 (제 기준) 조선의 가장 뛰어난 정치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흥선대원군이 떠올린 묘수가 바로 경복궁 중건이었습니다

조선에서 국가적인 건축 사업을 시행할 때는 '영건도감'이라는 임시 기구를 설치합니다

그런데, 경국대전은 임시 기구의 관직에 대해서는 종친 제한에 대해 언급하지 않습니다

당장 경복궁 중건 당시의 영건도감 관료를 보면 흥선대원군의 형도 있고, 고종의 형도 있고 그렇습니다

흥선대원군은 그렇게 궁궐에 자유롭게 출입하여 고종을 알현할 권한을 얻은 겁니다

'경복궁 중건'이라는 중책을 추진한 인물이었으니까요


물론 경복궁 중건 사업은 결과적으로 흥선대원군에게 독이 되었지만요

또 결국 안동 김씨 세력이 완전히 조정에서 뿌리뽑히지는 않았지만요

(이 경우는 안동 김씨 출신에서 유능한 인물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흥선대원군이 안동 김씨 견제를 위해 선택한 남인계가 무능의 극치를 보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시간 되면...)


[오늘의 역사 잡지식 1 : 서동요와 선화공주] https://orbi.kr/00037641895

[오늘의 역사 잡지식 2 : 축성의 달인 가토 기요마사] https://orbi.kr/00037667479

[오늘의 역사 잡지식 3 : 진평왕의 원대한 꿈] https://orbi.kr/00037964036

[오늘의 역사 잡지식 4 : 앙리 4세의 유언] https://orbi.kr/00037996176

[오늘의 역사 잡지식 5 : 신항로 개척과 임진왜란] https://orbi.kr/00038174584

[오늘의 역사 잡지식 6 : 일기토] https://orbi.kr/00038313181

[오늘의 역사 잡지식 7 : 라스카사스 - 반식민운동과 노예 장려] https://orbi.kr/00038777847

[오늘의 역사 잡지식 8 : 동방의 예루살렘, 한국의 모스크바] https://orbi.kr/000393537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9 : 마라톤 전투의 뒷이야기] https://orbi.kr/00039446583

[오늘의 역사 잡지식 10 : 투트모세 4세의 스핑크스 발굴] https://orbi.kr/00039547389

[오늘의 역사 잡지식 11 : 천관우-한국사학계의 먼치킨] https://orbi.kr/00039562829

[오늘의 역사 잡지식 12 : 연천 전곡리 유적] https://orbi.kr/000397167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13 : 고대 문자의 보존] https://orbi.kr/00039737161

[오늘의 역사 잡지식 14 : 쿠릴타이=만장일치?] https://orbi.kr/00039810673

[오늘의 역사 잡지식 15 : 러시아의 대머리 징크스] https://orbi.kr/00039858565

[오늘의 역사 잡지식 16 : 데카르트를 죽음으로 이끈 여왕] https://orbi.kr/00039928669

[오늘의 역사 잡지식 17 : 권력욕의 화신 위안스카이] https://orbi.kr/00040043207

[오늘의 역사 잡지식 18 : 간단한 기년법 정리] https://orbi.kr/00040188677

[오늘의 역사 잡지식 19 : 4대 문명이라는 허상?] https://orbi.kr/000402095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20 : 토머스 제퍼슨의 토루 발굴] https://orbi.kr/00040310400

[오늘의 역사 잡지식 21 : 그들이 생각한 흑사병의 원인] https://orbi.kr/00040332776

[오늘의 역사 잡지식 22 : 홍무제랑 이성계 사돈 될 뻔한 썰] https://orbi.kr/00040410602

[오늘의 역사 잡지식 23 : 영정법의 실효성] https://orbi.kr/00040475139

[오늘의 역사 잡지식 24 : 상상도 못한 이유로 종결된 병자호란] https://orbi.kr/00040477593

[오늘의 역사 잡지식 25 : 상나라의 청동 기술] https://orbi.kr/00040567409

[오늘의 역사 잡지식 26 : 삼년산성의 우주방어] https://orbi.kr/00040800841

[오늘의 역사 잡지식 27 : 익산이 백제의 수도?] https://orbi.kr/00040823486

[오늘의 역사 잡지식 28 : who is 소쌍] https://orbi.kr/00040830251

[오늘의 역사 잡지식 29 : 석촌동의 지명 유래] https://orbi.kr/0004084109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0 : 광개토왕비(1) 재발견] https://orbi.kr/0004087470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1 : 광개토왕비(2) 신묘년조 발견] https://orbi.kr/0004094750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2 : 광개토왕비(3) 넣을까 말까 넣을까 말까 넣넣넣넣] https://orbi.kr/0004095871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3 : 쌍팔년도] https://orbi.kr/00040959530

[오늘의 역사 잡지식 34 : 광개토왕비(4) 여러분 이거 다 조작인 거 아시죠?] https://orbi.kr/00040970430

[오늘의 역사 잡지식 35 : 광개토왕비(5) 텍스트의 한계를 넘어] https://orbi.kr/00040997516

[오늘의 역사 잡지식 36 : 발해 왕사 미스터리] https://orbi.kr/00041005448

[오늘의 역사 잡지식 37 : 도조 히데키의 마지막 작전] https://orbi.kr/00041049555

[오늘의 역사 잡지식 38 : 수상한 반란] https://orbi.kr/00041114108

[오늘의 역사 잡지식 39 : 숨겨진 전쟁, 2차 여요전쟁] https://orbi.kr/00041175117

[오늘의 역사 잡지식 40 : 중국에서 발견된 단군신화?] https://orbi.kr/00041200103

[오늘의 역사 잡지식 41 : 홉스 왕립학회 짤린 썰] https://orbi.kr/00041234691

[오늘의 역사 잡지식 42 : 이사부의 성씨] https://orbi.kr/00041392205

[오늘의 역사 잡지식 43 : 대통령이 된 과학자] https://orbi.kr/00041412750

[오늘의 역사 잡지식 44 : 고구려의 국성은 해씨?] https://orbi.kr/00041584826

[오늘의 역사 잡지식 45 : 가톨릭 두쪽나다, 아니 세쪽?] https://orbi.kr/00041754585

[오늘의 역사 잡지식 46 : 이 성유물을 거짓이다!] https://orbi.kr/00041867048

[오늘의 역사 잡지식 47 : 슬픈 변경] https://orbi.kr/00041921792

[오늘의 역사 잡지식 48 : 사냥꾼인가 처리반인가] https://orbi.kr/00041987200

[오늘의 역사 잡지식 49 : 장수의 비결?] https://orbi.kr/00042601633

[오늘의 역사 잡지식 50 : 광해군의 중립 외교?] https://orbi.kr/00043677568

[오늘의 역사 잡지식 51 : 프리드리히의 비밀] https://orbi.kr/00054442499

[오늘의 역사 잡지식 52 : 원쑤가 된 북한과 중국] https://orbi.kr/00054997784

[오늘의 역사 잡지식 53 : 흔한 국왕의 드립력] https://orbi.kr/00056394074]

[오늘의 역사 잡지식 54 : 한글 창제 이전의 한국어] ]https://orbi.kr/00056519702

[오늘의 역사 잡지식 55 : 제망매가부터 무량수까지] https://orbi.kr/00056714818

[오늘의 역사 잡지식 56 : 예송논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https://orbi.kr/00057017304

[오늘의 역사 잡지식 57 : 삼국유사의 저자는 일연?] https://orbi.kr/00057211530

[오늘의 역사 잡지식 58 : 백강 전투] https://orbi.kr/000573429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59 : 영웅에서 배신자로, 흑치상지] https://orbi.kr/00057442517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